시작은 나레이션. 진정한 영웅이라면 죽음을 택하기보단 살아남아야 한다는, 이제껏 화봉요원이 드러냈던 시선을 나레이션으로 표현한다.
나레이션 : 這年頭, 要死容易
그 시대에 있어, 죽기란 쉬운 일이었다.
나레이션 : 但眞正的勇氣, 是知道活著可以幹更多的事
그러나 진정한 용기란, 살아야 더 많은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아는 것이리라
동굴로 들이닥치는 마초의 병사들과 양천만 휘하 병사들. 이들은 성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돌 조각과 함께 떨어져내린 마초와 조운을 수색하고 있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하여 수색은 어려움을 더해가고, 상황을 알 수 없는 병사들은 밑쪽에 무언가 수작을 부린 것 같다는 언급을 한다. 때마침 빠져나온 한중(漢中) 병사들이 밑쪽에 독가루[入井粉]가 퍼져있음을 확인해주는데.
한편 손수건으로 호흡기를 가리며 수색에 동참하던 양천만은 마초 쪽 병사들이 딱히 걱정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자 이상함을 느낀다.
마초군 병사들 : 馬超將軍在下面, 難道你們一點也不擔心嗎?
마초 장군이 아래쪽에 있거늘, 너희는 조금도 걱정되지 않느냐?
마초군 병사들 : 大王有所不知, 公子視死如歸, 每每身陷險境, 咱們習以爲常
대왕께선 모르셨겠지만, 공자께선 죽음을 돌아갈 집처럼 여기신지라[視死如歸] 위험한 지경에 빠지는 일이 다반사지요. 저희한테는 습관이 되었습니다.
마초군 병사들 : 有西涼河神保佑, 要擔心的應該是對方的人吧
서량 하신(河神)께서 보우하고 계시니, 걱정해야 할 사람은 오히려 상대일 것입니다.
양천만 : 是的
그러하다.
양천만 : 這瘋子確是與神靈有緣, 要不是如此, 早已...
이 미치광이는 확실히 신령과 연(緣)이 있을 것이라. 연이라도 있지 않았다면 이미 오래 전에...
인연이 없었다면 진작 죽었을 거란 양천만의 독백과 함께, 시점은 밑바닥 마초에게로 향한다. 싸움이 한창이었는데 갑자기 무너져 내렸다며(倒塌 ; 분위기가 한 풀 꺾였다. 좋았던 분위기가 무너져 내리다/ (물리적으로) 벽이 무너져 내렸다, 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음) 조운을 찾아보지만 이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확인한다. 냄새로 먼지와 연기 속에 독이 들었음을 확인한 마초지만 이내 머리가 아파오는데...
마초 ; 沒事的, 老子從來都不怕...
상관없다, 어르신은 여지껏 두려워해본 적 없으니...
마초 ; 有神靈庇佑...
신령들이 보우하고 계시지 않은가...
마초 ; 只要走出去...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마초 ; 老子的頭好痛!
어르신의 머리가 너무 아프구나!
독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던 마초. 순간 그의 앞에 누군가가 나타나는데...
마초 ; 父親!
아버지!
마초 ; 不, 不!
아니요, 아닙니다!
아버지의 환상을 보고 혼비백산하는 마초. 순간, 전에 시도했던 '최면술'을 다시금 시도하는 8기.
8기 : 導引神氣, 以養形魂
신기(神氣)를 이끌어, 형혼(形魂;육체와 혼백)을 기르라
8기 : 馬將軍, 你家人的死非你之過
마 장군, 당신 가족의 죽음은 당신 과오가 아니오.
8기 : 你父親亦從沒怪責, 一切也只是天意
또한 당신 부친께서도 한 번도 그댈 나무라신 적 없으니, 그저 모든 것은 천의일 따름.
8기 : 於我亦是
나 또한 그러할지니.
8기 : 天要將軍爲漢室除去大賊,
하늘은 장군이 한실을 위해 거대한 도적(大賊)을 제거하길 바라고,
天,
하늘은,
8기 : 要將軍入敎,
장군이 입교하여
8기 : 助眼前之人
눈 앞의 사람을 돕길 바라오.
마초 ; 不!
아니다!
8기 : 你,
그대여,
8기 : 看見西涼的河流嗎?
서량의 강줄기가 보이는가?
8기 : 他...在你面前
그대의...눈앞에 있노라.
마초 ; 是...我看見了
예..보입니다.
마초 ; 馬某選擇相信
마 아무개는 믿도록 하겠나이다.
마초가 독으로 심신미약 상태임을 틈 타 기어코 최면술을 성공시키는 8기. 그리고 이 '보인다'는 독백은 다른 사람의 입으로 전해진다.
我看見了
보인다.
我一直在等
줄곧 기다려온 것이.
妳來了
왔구려.
可惜...
안타까운 것은...
是夢嗎?
꿈이던가?
剛才是惡夢, 現在是美夢
조금전까지는 악몽이었는데,이제는 미몽인 것인가
快醒
어서 일어나.
是的, 我還要去找他
그래, 아직 그분을 찾아가야 하지.
不用找, 爲自己活
찾을 필요 없으니, 자신을 위해 살아줘.
父親知道你來...
아버지는 당신이 왔다는 것을 알아.
就知道我已死了
내가 이미 죽었다는 것도 알고.
他知道我在哪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계셔.
抱歉, 還是要妳等
미안해, 당신을 더 기다리게 해서.
老丈人找到路, 先回家了
장인어른은 이미 길을 찾아, 먼저 집으로 돌아가셨구나.
望著鄉, 高高興興地回家了
고향을 바라며,즐거이 집으로 돌아가셨어...
離鄉, 父無恙?
鐵筆畵江山, 千裏歸路寸指長
고향을 등지고 떠나니, 아비는 어찌 지내리?
철필로 그린 강산(江山)에선, 손가락 한 치 길이만 해도 돌아갈 천리 길인 것을.
離父, 妻無恙?
新婦守空房, 十年家書幾多行
아비를 등지고 떠나니, 아내는 어찌 지내리?
새색시가 공방을 지키는데, 그 오랜 세월 편지를 얼마나 부쳐야 충분하련가.
서두에서는 죽음이라는 쉬운 선택지를 고르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아득바득 살아남으란 주장이 후반부에서는 완전히 뒤집어져 또 다른 관점을 시사한다.
시사여귀[視死如歸], 죽음이란 저들에게 즐거이 돌아갈 고향이었던 것이다.
마초가 늘상 위험한 지경에 몸을 내던진 것은,
번석이 편찮은 몸을 이끌고 홀로 다수를 상대하는 것은,
온몸이 담덩어리인 요원화가 매양 온 몸이 상처투성이가 되면서 암살을 수행하는 것은,
죽음이 이들에게는 달디 단 귀로길[視死如歸]이기에 그러한 것이었다. 죽음을 달게 맞아 가족을, 딸을, 아내를 다시 만나려던 것.
마지막 장면에서 보이는 번석의 처절한 모습은, 역설적으로 이제껏 기다려온 딸을 다시 만나러 갈 즐거운 순간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시사여귀는 다시금 ‘망향행’으로 이어지며 의미를 확장한다.
가족들이 모두 죽고 홀로 살아남아 평생을 떠도는 것이 얼마나 괴롭고 힘든가. 철필로 그린 중원지도를 보라. 저 거대한 지도에선 손가락 한 치의 눈금만 해도 집으로 돌아갈 천릿길에 해당한다. 지도의 눈금 한 치가 천리 귀향길에 견주거늘, 변성(邊城)을 떠도는 마초에겐 고향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을까.
부인을 떠나 평생 전장을 전전하는 것은 또 얼마나 괴롭고 힘든가. 부인을 떠나보내고 먼지바람을 맞으며 전장을 전전하는데, 얼마나 많은 편지를 부쳐야 속에 담은 말을 다 전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편지를 부쳐야 부인의 애달픔을 녹일 수 있을까.
늘 시사여귀[視死如歸]를 견지하는 마초는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제사 지낼 후인도 남기지 못하고 가문에서 홀로 남은 채.
늘 시사여귀[視死如歸]를 견지하는 요원화도 끝까지 살아남겠지. 장인어른께선 먼저 즐겁게 돌아가셨건만, 사위는 앞으로 몇 십년을 더, 부인을 기다리게 하며 이 세상에서 아득바득 살아남으리라. 부인에게 부칠 편지를 마음 속에 담아둔 채.
두 명의 불시인(不是人)은 즐거이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이 속세에서 구질구질하고 비참하게 살아남으리.
마초가 장로 밑으로 들어가는 걸 8기에게 최면당한 걸로 넘어갔구나
작가님 인터뷰와 이어서 생각해보면 장로가 상당히 중요한 분기점을 만들어낼 캐릭터가 될 것 같습니다. 전에 장로가 조조에게 귀순한 것을 토대로 8기 역시 조조쪽으로 들어가서 방사로 활동할 수도 있다고 댓글을 달았었는데,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마초가 장로 밑으로 들어가는 걸 8기에게 최면당한 걸로 넘어갔구나
작가님 인터뷰와 이어서 생각해보면 장로가 상당히 중요한 분기점을 만들어낼 캐릭터가 될 것 같습니다. 전에 장로가 조조에게 귀순한 것을 토대로 8기 역시 조조쪽으로 들어가서 방사로 활동할 수도 있다고 댓글을 달았었는데,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장각3형제, 우길, 좌자, 8기, 장로 까지 8괴 구성원은 총 일곱 명이니, 8괴의 최후의 1인이 아직 남았습니다. 그와 별개로 장로가 정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실 거란 사이살리스 님의 말씀에 저도 동감을 표합니다. 이번 화에서 마초가 신선의 '이끌림(導引)'에 걸려든 이상, 그리고 '당신을 믿겠다'라고 선언한 이상 마초의 행보에 장로가 깊숙히 개입할 것을 쉬이 추측해 볼 수 있죠. 작품 외적으로 봐도 스토리 상으로 장로의 역할은 8기가 레벨업하기 위한 경험치 역이기도 하니... 각설하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로 최면도 가능해??
시사여귀하니까 초반 낙양 풀태울때 원소측 정마황 선봉들이 했던 얘기가 생각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