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라는 학문이 나오기 전에 쓰인 그리스의 전쟁 관련 문학들을 보면, 의도는 알 수 없지만 듣보 등장인물에 대해 너무 많은 설명을 할애하는 것 같더라.
활약상은 딸랑 한 줄, 그것도 죽었다는 묘사 정도밖에 없는데 이 인물의 배경 묘사에만 여러 줄 할애하는 것 같음.
삼국지를 그리스 문학식으로 쓰면,
화웅이 도발하자 원술의 장수 유섭이 맞서 싸웠다.
유섭은 어디 출신 사람으로, 형제는 몇이며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으며, 어린 시절에는 어떠하였고, 교우관계는 어떠하였으며, 취미는 뭐시기고, 장래희망은 무엇이며, 좋아하는 꽃은 목련이며, 키우는 애완견은 어쩌구저쩌구.....
화웅이 창을 휘두르자 유섭은 일합도 버티지 못하고 말에서 떨어졌다.
뒤이어 한복의 장수 반봉이 화웅과 싸우겠노라 나섰다.(반복)
예시로 든 유섭과 반봉 모두 연의의 가공인물이긴 하다만, 좁밥하면 떠오르는게 얘들이라서 예시로 들어봄.
만약에 연의가 이렇게 쓰였다면, 읽다가 빡쳤을 것 같음.
실제로 삼국지 연의에서 유섭과 반봉은 아주 짧은 전투 묘사만 나오는 정도고. 또 정사와 비교하면 인물의 배경 서사에 대해서는 생략한 부분이 많은 것 같음. 주요인물들만 배경서사 좀 넣어주는 정도지.
그리스 고전들 보면 지휘관은 커녕 분대장급도 아닌 애들한테 너무 많은 배경 서사를 부여하는 것 같아.
야사를 기반으로 만들면... 정사쪽이 더 야함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