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내에 기본적으로 임무 목표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게 없음
고전게임 둠이나 퀘이크 같은 게임들처럼, 맵은 복도와 방이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 같은 구조고, 그 공간을 탐사하며 문을 열 수 있는 키카드, 혹은 우회로, 혹은 그런 정보를 담은 오디오 로그나 문서를 찾는 게 사실상의 목표임
예를 들어 극초반부의 가장 난관이 될 1층 의료동을 어찌저찌 부족한 자원 아껴가며 엘리베이터를 찾아 뚫은 유저들은 2층에 올라와서 큰 좌절을 느끼게 되는데
연구동이라는 이름답게 적의 종류가 레이저를 쏘는 호버링 터렛, 사이보그류가 대폭 늘어나 원거리 교전을 자주 강요받고 1층은 우회로가 대놓고 뚫려져 있어 조금만 돌아다녀도 맵을 금방 다 밝힐 수 있던 것에 비해 본격적으로 키카드 탐색, 우회로 탐색, 막힌 구역에 입장하기 위한 선행 조건들이 등장하기 시작함
그리고 여기서 일단 뭘 하라는건지도 잘 모르겠지만 맵을 다 뚫었다곤 해도, 아마 가장 마지막에 도달할 방이 여기일 텐데
이 방에서 저 앞에 붉은 색 버튼을 누르면 갑자기 위의 스크린에 지구 화면이 잡히고, 레이저가 발사돼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소리가 라이브로 송출됨. 쇼단이 벌레야 잘했다 하고 조롱해주는 건 덤.
그래서 이 직전으로 세이브를 다시 돌려 문서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바로 이 방에서 획득 가능한 데이터 로그 중에 마이닝 레이저 정비 절차라는 걸 볼 수 있고 안전 인터락(Safety Interlock)을 해제해 정비 모드로 들어간 뒤 인터락을 다시 활성화시키지 않은 상태로 발사해야만 레이저가 파괴될 거라는 걸 알 수 있게 됨...
근데 이게 다가 아니라 미디어를 꼼꼼히 읽어봤으면 알 수 있는 다른 정보로
X-22라는 어떤 것이 스테이션의 보호막과 관련이 있고, 그게 레이저 발사를 막는 최종 단계에서 필요할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음
그러니까 게임 내에서 명확하게 임무 마커나 현재 진행중인 임무에 대해서는 편의적 UI 상으로 정말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지만 맵을 진행하면서 얻는 저런 로그로
아 내가 지금 레이저가 지구로 발사되기 전에 이걸 막아야 되겠구나! ->
로그들을 보니 레이저 발사를 막으려면 보호막 재가동에 필요한 X-22를 얻고, 연구동의 라이브러리에서 세자리 안전 인터락 코드를 얻어야겠군!
-> 다 얻었으니 보호막 가동 시설과 레이저의 안전 인터락을 해제할 수 있는 리액터 층으로 가 볼까?
-> X-22로 스테이션의 보호막을 재가동시키고, 안전 인터락도 해제했다! 다시 연구동으로 올라가서...
-> 빨간 버튼을 눌러 레이저를 발사시키면, 정비모드 상태에서 발사된 레이저는 보호막을 뚫지 못해 지구는 안전한 건 물론, 레이저 장치도 파괴됐다!
까지를 진행해야 한다는거임
요즘 게임 방식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겐 굉장히 골때리는 방식
거기다 이 다음에 어디 층으로 올라가세요 같은 것도 안나옴. 그냥 엘리베이터 타고 윗층을 가볼까...? 밑층에 내가 뭐 놓고온게 있었나? 하고 둘러보다가 쇼단의 이벤트나 다음 로그로 아 진행방향이 이쪽인갑네 하고 가는거임 ㅋㅋㅋ
???: 옛날 게임은 불편한 맛에 하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