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려라! 유포니엄3] 쿠로사와 토모요가 말하는 쿠미코의 3년간(1)
- 마지막 장인 3시즌입니다만 어떤 기분으로 더빙에 임하셨나요?
쿠로사와 : 3학년 편이 제작 발표된 건 2019년. 그때부터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던 이번화였기에 끝나버리는구나 라는 아쉬움은 남지만 어떻게든 여기까지 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라는 기분이 강합니다. 제 감상이 어떻다보단 어찌됐든 잘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더빙에 임했습니다.
- 쿠미코도 3학년이 되어 부장을 맡게 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이 3년간 쿠미코의 변화나 성장을 느끼시나요?
쿠로사와 : 수동적이던 쿠미코가 레이나라는 '극약' 같은 존재를 만나게 되면서 끓어올라 점점 자신에게 맞는 온도를 찾아가게 되는 모습이 차분히 정성스럽게 그려진 3년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부장으로써 분투가 인상적이었네요
쿠로사와 : 치켜세워지면 그에 응해서 잘해내는 쿠미코의 장점인거 같아요. 분위기에 휩쓸려 뜨거워지기도 쉽고 쉽게 식어버리기도 하는 쿠미코니까 그 상태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다른 이야기지만요 (웃음)
- 쿠로사와씨가 쿠미코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건가요?
쿠로사와 : 부장으로 지명되면 말인가요? 음 역시 쿠미코처럼 되지않았을까요. 레이나는 물론 하즈키나 미도리도 특별하고 판타스틱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 사이에서 쿠미코는 뭐랄까 주체성이 없지만 많은 사람이 느끼는 부분을 콕 짚어서 입 밖으로 내버리는 타입이잖아요. 저도 그 부분에 있어서는 공감하고 있고 최대한 원활하게 일을 진행하려고 할것 같습니다.
- 이번 시즌은 주요인물로써 쿠로에 마유라는 인물이 등장했습니다. 쿠미코와 마유의 관계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쿠로사와 : 개인적인으로는 쿠미코와 마유가 '대립'하고 있다기보다는 단순하게 만난 타이밍이 나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쿠미코는 마지막 대회를 향해서 자신의 연주기술을 갈아닦으면서도 부장으로써 여러가지 문제들의 대처하고 졸업 후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상태잖아요. 그런 쿠미코에게 있어서 '지금은 그런 이야기는 됐어' 라던가 '조금만 조용히 해주지않을래' 라는 느낌일까요. 힘에 부쳐서 마유와 제대로 마주본다거나 그녀의 마음을 헤아릴만한 여유가 없는 것 뿐일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의외로 영상에서는 쿠미코가 화내는 일들이 제대로 그려지고 있어서 대립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고 생각해요. 이시하라 타츠야 감독님이 생각하는 쿠미코의 이미지가 그런 쪽일까나 생각해서 연기는 그쪽으로 힘을 주었습니다.
- 마유의 캐릭터상은 굉장히 절묘하게 그려져서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거 같은데
쿠로사와씨는 마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쿠로사와 : 실은 마지막화 더빙이 끝난다음 이사하라 감독이 '마유가 싫어졌나요?'라고 물어보셨는데 그녀의 경우 연출적으로 잘못 해석되기도 쉽고 확실히 보는 사람이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를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질문에 대해서는 반대로 '그래도 싫지는 않았죠?' 라는 감독의 자신감 같기도 해서 (웃음). 실제로 저는 처음부터 마유가 싫지 않았고 오히려 공감되기도 했으니까요.
- 쿠미코도 마유를 자신과 겹쳐보기도 했었죠.
쿠로사와 : 저도 마유는 속성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만남은 좋지 않았지만 결국 사이가 좋아지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건 그냥 제 생각이지만 사회인이 되어서도 종종 만나면서 술을 마시며 '그때는 우리가 사이 좋아질거라곤 생각도 안했지'라고 할거 같습니다 (웃음)
쿠미코와 레이나의 '완만한 결별 이야기'
- 본 작품의 큰 줄기이기도한 쿠미코와 레이나의 관계성의 변화에 대해서는 어떠셨나요?
쿠로사와 : 이건 봐주신 분들 각자 생각해주셨으면 하기도 하고 제가 단언할 수도 없는 일이네요. 그러니 어디까지나 제 의견일 뿐이지만 이번 시즌으로 느낀 것은 '완만한 결별 이야기'인가? 하는 것입니다. 9화에서 다리 위에서 다툼을 계기로 그 순간부터 쿠미코는 학생에서 어른의 길로 들어섰고 레이나는 학생으로써 그리고 프로의 길로 들어섰다고 느꼈습니다. 11화에서는 화해하고 백허그하거나 다시금 레이나는 '특별'하다고 전하거나 하긴 했지만 쿠미코에게 있어선 다리 위에서 '특별'한 시절은 이미 지나버렸고 그 뒤로는 레이나를 달래주고 있는것 같기도 했습니다.
- 그러고보니 이전의 인터뷰에서 '레이나는 조금 귀찮은 여자친구 같은 존재'라고 말씀하셨었죠.
쿠로사와 : 맞아요. 둘이 동거중이라고 한다면 쿠미코는 이미 헤어지기로 결정했지만 방의 계약갱신까지 앞으로 반년 남았으니 두 달 전까진 일단은 조용히 있자 같은 느낌? (웃음)
- 마음이 변해버린건 쿠미코 쪽이었네요.
쿠로사와 : 그러네요. 레이나는 처음부터 아무것도 변하지않았고 마지막까지 쿠미코에 대한 마음을 관철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쿠미코의 경우에도 레이나가 싫어졌다거나 하는 건 아니고 이때까지의 '특별'하다는 것이 '서로 의존'하는 이상한 관계라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건전한 '우정'의 방향으로 바꾸려고 한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어른이 되기로 결단한 쿠미코였기에 깨달을 수 있었고 쿠미코의 성장의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 팬들에게는 조금 충격적인 해석일지도 모르겠네요.
쿠로사와 : 결국 '어떤 신을 믿는가?' 같은 문제네요 (웃음). 저는 그렇게 생각하며 쿠미코를 연기하고 있었지만 이 해석을 이시하라 감독님과 공유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타케다 아야노(작가) 선생님께 확인해본 것도 아니라서요. 이건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여러분께서는 자유롭게 상상하고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 감사합니다. 후편에서는 지금까지를 되짚어보고 마지막화의 감상포인트를 인터뷰하겠습니다.
쿠로사와 : 잘 부탁드립니다.
뭐 그런뜻만은 아니겠지만 솔직히 3기 졷같은 입장에서는 레이나가 3기내내 벌인 분탕꼬라지보고 정떨어졌다는 해석이 맘에 듬
중간에 '성장의 증거'라는게 언급되었는데, 그 대가가 팬들이 기대해 온것을 저버리는거라면 너무 비싸지 않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