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대학동기 이야기임
애는 착하고 능력도 없는 건 아닌데 뭔가 어설펐음
커서 뭐 하고 싶냐는 질문에 글쌔? 적당히 먹고 살면 됐지
대학에서도 공부 적당히, 취미도 적당히 하다가 군대도 갔는데 거기서 밖에나가서 할거 없다며 부사관 하더니 부대 합병&장기 짤려서 금방 나옴
나와서도 할게 없으니까 경비라도 하겠다며 은행경비로 들어갔는데 가끔 걔네 아버지 어머니 만나면 다른 친구들 다 번듯한 사업, 직장 가졌는데 얘는 왜 이모양일까 하길래 듣는 나도 창피하고 미안했는데 이 친구는 입만 이죽이더니 내가 못난걸 어쩌겠냐 하는 입장이었음
그렇게 몇 년 지나더니 코로나 터지고 회사 여기저기 터지는 소리 들리더니 살아남은 사람이 나랑 친구 몇 명 다 해도 10명이 체 안됨
그렇게 어찌어찌 버티고 이직하고 버티고 이직하다가 겨우 자리잡고 주변 살피는데 마침 그 친구가 생각남
살아남았는가 해서 전화해보니 일단 살아남긴 했음
살아남은 사람들 조차 지금 어떻게 버티냐며 곡소리 나는데 혼자서 ㅈㄴ평온 그 자체임
같이 저녁 먹으면서 하는 말이 그동안 부모님한테 엄친아 엄친딸 이야기 들으며 귀에 불이 날 지경이었는데 코로나 지나가니까 그 엄친아 엄친딸 소식 싹 다 끊겼다며 잔소리에서 해방되었다고 하더라
그래도 혹시 모르니 안정적인 직장 위해 준비해보는 건 어떻냐고 물어봤는데 오히려 ‘너네 회사에 자리 있으면 꼽아주게? 그럴거 아니면 그런소리하지 마라, 나는 내 밥벌이 했으면 됐다’ 라고 덤덤하게 말하길래 오히려 내가 너무 오지랖 부렸구나 싶었음
역류에 대응하는 가장 좋음 방법은 나의 순류를 지키는 것이고 영역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너네 회사에 자리 있으면 꼽아주게? 이말 하는거 이해감. 다니던 중견기업 서브프라임모기지여파로 엎어졌는데 난 먹고살라면 ↗소기업이라도 드가서 일해야 하는데. 오랫만에본 친구가 그런데 가봐야 미래 없다면서 다른공부 하라고하는데 걔네집은 존나잘살아서 개꼬왔음. 도와주지도않을거면서 입에발린소리만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