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톰 워든
생각해보자
문을 잠근다고 생각해보자.
밖에서부터 오는 위협으로부터 방안을 보호하기 위해,
즉, 문단속을 하기 위해 문을 잠그는 게 보통일 것이다.
근데 만약
문을 잠그고 아주 오랜 시간
계속 가만히 놔둔다면,
그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
정확하진 않아도 분명
그 방 안에 무언가 큰 문제가 생겨서
무언가를 격리 중이라는 뜻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사크리스 행성
스톰 워든의 고향.
그 어떤 항법사들도 이곳을 가려 하지 않고,
이 근방 행성계의 정보 또한 없으며
만약 이곳에 접근하는 사람이 있다면
스톰 워든 챕터의 감시망에 걸려 처단된다.
스톰 워든은 자신들의 고향과 자신들의 행적이 알려지길 원하지 않는다.
활동을 하기는 하나 폐쇄적으로 행한다.
뿌리 또한 알 수 없다.
소수의 제국 기관 관계자들 만이 그 사실을 알뿐이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폐쇄적으로 만드는 것일까?
현시점 확실한 건
네메시스 사건이라 불리는 일이 있은 후부터
문을 걸어 잠궜다는 것.
네메시스 사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는 알 수는 없다.
다만 사건 당시
스톰 워든의 챕터 마스터 오윈과
그와 같이 온 고위 이단심문관이
무언가를 심각하게 논의하였고,
그 결과 사크리스 행성 달에 위치하는
요새 수도원 하이 캐슬에
챕터 마스터 오윈을 포함 베테랑 1중대 마린들이
비밀의 방 정지장에 격리 봉인됐다는 것만이 알려졌다.
스톰 워든의 드레드노트들은 침묵의 맹세를 하고
이 숨겨진 방을 지키고 있다.
의문점만 가득한 이 네메시스 사건의 기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치프 라이브러리안 맥센 이라는 마린이 죽기 직전
자신의 말을 제자들에게 받아 적게 하여 만든
77권으로 이루어진 리베르 템페스트라는 기록서에
이 네메시스 사건의 기록이 남았는데,
이게 웬걸?
77권 책들의 내용이 서로 맞지 않는다!
이 의문점에 대해 총 3 가지의 추측이 나온다.
첫째 - 말을 옮겨 적은 제자 중에 배신자가 있다.
둘째 - 초자연적인 무언가의 개입.
셋째 - 맥센 본인이 무언가를 감추려고 일부러 내용을 모두 다르게 설명하였다.
기록들은 모두 달랐지만 한 가지 기록이 일치하는 지점이 있었다.
바로 네메시스 사건 당시
고대의 제노 엔슬레이버를 만났다는 것
엔슬레이버는
무려 6천만 년 전 인류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 기원을 가지고 있으며,
워프 안에 서식하고
지적 생물들의 정신에서 발현되는 사이킥 에너지에 이끌려
지적 생명체를 조종하고 숙주로 삼는 사이킥 종족이다.
그렇게 숙주가 된 지적 생명체는 워프 매개체가 되어
수많은 엔슬레이버를 불러들인다.
인류 제국으로서도 이들의 정신 감염에 노출된 행성은
익스터미나투스(행성 정화)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
결정적으로,
맥센이 남긴 기록서 리베르 템페스트 77권 중
'스톰 워든은 엔슬레이버들을 정화하는 작전을 철저히 수행했지만
1중대 베테랑들과 다수의 마린들이 그들에게 정신 오염을 당했고,
이단심문관은 오염된 마린들을 즉결 처분할 것을 요구했다.
챕터 마스터 오윈은 그 극단적인 요구를 거부했고,
챕터 마스터와 이단심문관은 타협점을 찾았다.'
'정신 감염된 마린들이 챕터 마스터와 함께
요새 수도원 내부의 비밀방 정지장에 스스로를 봉인시키고
엔슬레이버 정신 감염을 치료할 수 있을 때가 올 때까지 격리하는 것.'
그렇게 즉결 처분을 티협한 이단심문관은 그 대신 스톰 워든에게
그들의 역사, 프라이마크의 기원 및 챕터 창설 날짜에 대한 모든 기록을
파괴하거나 숨길 것을 요구하였고,
고향 행성을 포함하여 제국과의 직접적 접촉을 금지할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는 내용.
외경이니만큼 사실이 아닐 수도 있지만,
너무도 의심스러운 것이
많은 외경 중 엔슬레이버의 이야기를 담은 두 권과
이 에나이온의 책만이
챕터 고위층만 열람할 수 있는 기밀 취급이라는 것...
무엇이 진실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스톰 워든스의 마린들은 스스로를 격리한 1중대와 챕터 마스터가 돌아올 때까지
잠긴 문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를 받았고,
언젠가 다른 마린들처럼 자신들도 영광스러운 마린들로서
제대로 기록되기를 기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중에 꺼내쓰겠군
뭔 죽기직전에 책을 77권이나써
받아적는 제자들도 힘들었을 듯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