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건 아니고, 우연한 루트로 구한 거다만, 보는 대로 양이 좀 많아서 말일세."
아그네스 타키온이 자랑스럽게 꺼낸 "설탕"을 본 트레이너의 얼굴에서 핏기가 싸아아아악, 마치 골드 쉽이 트레이닝 빼먹고 튀는 속도로 빠졌, 이새끼 또 튀었네? 어쨌든 빠졌다.
"아니 ㅁㅊㄴ이... 결국 거기에 손을 댄 거냐?"
"응?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만...?"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설탕이라며?"
"그렇다만? 이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생각이 안 나는군. 홍차에 넣을 걸 사려다 잘못 주문했는데, 그렇다고 이걸 홍차에 넣어 먹을 수도 없고 말일세."
"방사능 홍차 2탄?"
"그러니까 아까부터 뭐라고 하는 겐가?"
타키온이 반투명한 봉투를 흔들며 뭔 문제 있냐는 듯 물었다. 아니시발 문제가 왜 없겠냐.
"타키온, 내가 평소에 너한테 훈련을 너무 많이 시켰나? 아니면 연구에 뭐가 막혔어?"
"둘 모두 맞긴 하네만, 갑작스럽군 그래. 대체 뭐가 문젠가? 이 설탕?"
"그럼 뭐라 생각하냐?"
"이해가 안 되는군, 평소에도 안 그랬던 건 아니지만 오늘따라 더 이상한 것이... 뭐 일단 한번 맛이나 보게나."
타키온이 종이를 깔고, 티스푼으로 봉투에서 "설탕"을 한 숟가락 퍼서 종이 위에 쏴아아 부었다. 그 가루의 소리가 트레이너에게는 마치 발 디디고 서 있는 빙판이 깨지는 소리로 들렸다.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본가에 도둑이 들면 경찰 대신 샷건을 찾을 말딸" 랭킹에서 1위를 항상 먹는 미국산 말딸 타이키 셔틀이였다.
"What Problem인가요?"
"아니 그게."
타이키 셔틀은 자초지종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테이블 위에 놓인 "설탕"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가루를 코로 빨아들였다.
직후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쿵 엎어져 데굴데굴 굴렀고 트레이너는 얼마나 센 가루인가 싶어 창백해지는 와중에 타키온은 놀라 일어섰다.
"자네 미국 말딸이지 미친 말딸로 언제 변한건가?! 왜 그걸 코로 먹는 겐가?!!! 양호실! 양호실로!"
타키온이 급히 타이키 셔틀을 챙겨 양호실로 뛰어갔다. 혼자 남은 트레이너가 잠깐 고민하다가, 혹시나 싶어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설탕"을 손가락으로 찍어 혀에 가져다 댔다.
반응은 빨랐다. 설탕 가루가 입 안에서 탁탁 튀는 것이...
"팝핑슈가잖아."
마치 내 입안에서 펼쳐지는 불꽃축제.
이후 타이키 셔틀은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풀 소지 혐의로 체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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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긴 잡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