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깨달은 사실인데
내가 슈퍼로봇을 그리워하고 사랑 하는 이유는
그들의 든든함 때문인 것 같다
건담이나 여타 리얼 로봇물은
"병기"로서의 측면이 강조된 거대로봇이라
비슷한 스펙이나 모자란 스펙의 적을 상대로
대체로 멀끔하게 싸우는데
슈퍼로봇들은 대게 자기보다 강하거나
까다로운 적로봇을 상대로
뚜드리 맞고 박살나 가면서도
끝까지 싸워서 이긴다는 부분이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장비도 도끼나 짱돌주먹이나 드릴같은 시대착오적인걸 쓰는 주제에
회피기동이나 뭐시기 배리어 같은 것에 의존하지도 않고
몸으로 떼우는 모습이 좋다
뭔가 점점 용어들은 어려워져가고
등장인물들이 복잡한데다가
냉소적인 느낌의 요즘 로봇물도 그럭저럭 좋지만
광자력이나 겟타선같은 말같지도 않은 동력원으로 움직이고
도끼나 로켓펀치를 날리면서 싸우는
무식하지만 튼튼딴딴한 로봇이 그립다
하루하루를 어딘가 뿌셔져도 견디며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은
거대슈퍼로봇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