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전에 열아홉살을 끝으로 하늘로 간 우리집 개가 보고싶다
막상 죽었을때 통곡은 했지만 생각보다 슬프지는 않더라
광목천에 싸진 우리집 개 한번 끌어안고 울고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며 한번 더 울었다
일상을 보내는 동안엔 생각보다 슬프진 않더라
일상이 끝나고 나면 그제야 개 생각이 난다
예전 사진 찾아보다 또 울 것 같아서 관뒀다
핸드폰에 있던 개 사진들을 다 따로 저장해 놔야겠다
새벽마다 개 집이 놓여있던 거실에 가서 한참을 앉아있다 오고
아직도 음악 듣다가 씻다가 거실에서 들려오는 티비소리 사이에 우리집 개가 짖는 소리가 섞여 들린다
한번 죽은 개는 내가 뭔 짓을 해도 개가 다시 돌아오는 일은 없다는 사실은 죽기 전부터 알았지만 계속해서 알게 된다
알고싶지 않은데 계속 알게된다
난 아직도 새벽에 거실로 나갈때 아픈 우리집 개가 듣고 깨서 울지 않았으면 해서 조용히 문고리를 잡고 살살 나간다
그러다가 또 알게된다
나같아도 내 주변 지인이 개 죽었다고 슬퍼하는걸 한번 두번도 아니고 계속 슬퍼하면 보기싫을것 같아
떠났다는 사실만 주변 몇몇에게만 간단하게 알렸다 , 하던 스터디들도 개인사정으로 잠시 쉰다고 최대한 담백하게 말했다
보기싫을걸 알면서도 계속 주변사람에게 말하고 위로받고싶지만 참아야한다
어디 말할곳이 없다
부모님도 누나도 슬퍼하는걸 안다
나는 그사람들을 슬프게 만들고싶지 않아서 어디 말을 할수가 없다
슬프진 않지만 너무 허전하다 난 아직도 거실로 나가면 우리집 개가 누워있을것 같은데
죽기 3일 전 내가 지켜보던 앞에서 사지가 굳어가며 심장이 멈추던 때가 자꾸 생각난다
멈췄던 심장까지 다시 뛰게하며 주인이랑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어하던 우리집 개는 나에게 모든것을 다 해줬는데
난 그정도로 해준게 없어서 우리집 개가 날 기다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죽을때가 다가오면서 여러 관련된 사진과 만화와 영상들을 보면서 정보를 얻었는데
아무 위로가 안된다 난 그냥 우리집 개가 보고싶다
죽은 반려견은 하늘에서 주인을 기다린다는 얘기가 있다,
보고싶은데 하늘에서 날 기다리지 말고 그냥 바로 행복해지러 떠났으면 좋겠다
우리집 개는 나에게 해줄수있는 모든걸 다 해줬고 난 우리집 개가 기다려줄 만한 가치가 없다
그냥 주인은 잊고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아직도 어렸을때 어머니 앞치마 주머니에 담기던 우리집 개가 기억나고
내가 분 휘파람 소리에 달려와주던게 기억나는데
모든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너만 내 옆에서 없어졌구나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