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TV에서 그러죠?
개발 때문에 너구리나 여우가 모습을 감췄다고요.
그런 말은 제발 그만 하세요.
아, 뭐.. 물론 변신하는 너구리나 여우도 있긴 하지만,
토끼나 족제비는 어떻게 된거죠?
스스로 모습을 감출 수 있나요?
- 엔딩에서 등장인물 폰키치가 관객에게 날리는 대사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은 일본의 버블경제 시기 무분별한 도시계획에 맞서는 너구리들의 투쟁을 익살스럽게 묘사한 작품이다. 겉으로 보면 인간의 환경파괴를 풍자하고 자연보호를 주장하는 것 같지만, 작품 내 배경과 당시 제작에 참여한 스태프들의 인터뷰, 그리고 일본 현대사를 비춰보면 전공투는 어찌하여 몰락하였는가를 묘사한 정치풍자물이다.
그렇게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영화가 완성된 날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다카하타, 미야 감독과 함께 첫 시사를 봤는데, 미야가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을 멈추지 않은 것이다. 그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작품에 등장하는 너구리들의 모델이 바로 토에이 동화 시절 그들의 동료였던 것이다. 특공대의 리더 격인 곤타는 미야, 주인공인 쇼키치는 다카하타다. 나머지 캐릭터들도 각각 누구를 투영했는지, 본인들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아마 미야는 그 영화 안에서 자신들의 청춘을 보았으리라.
- 스즈키 토시오(프로듀서)가 밝힌 제작 비화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 스태프들은, 토미노 요시유키의 회고록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학생운동 꽤나 한 지식인들이 모인 곳이였다. 학생 운동을 한 사람들은 번번한 취업길이 막혔기에, 애니메이션 작업으로 눈을 돌렸고 그들이 취업해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 그렇기 때문에 야스히코 요시카즈 같은 그쪽 경험이 많은 스태프들이 모였고 이러한 환경은 그들의 소재를 작품에 자연스레 녹아내리기도 한다. 즉,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은, 또한, 그들의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든 우화이기도 하다.
“내가 돼지로 영화를 만들었으니까 다카하타 씨에게는 너구리로 만들게 하자!”
「붉은 돼지」를 제작하던 어느 날, 미야 감독(미야자키 하야오)이 뜬금없이 말했다.
지브리는 원래 미야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시작된 곳이다. 그러는 사이에 스태프를 정규직으로 만들고 신사옥을 짓는 등 규모가 커지면서 일정한 페이스로 작품을 계속 만들 필요가 생겼다. 미야가 신작을 만드는 동안, 그 사이에 다른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 스즈키 토시오가 밝힌 제작 비화
붉은 돼지는 미야자키 하야오 자신이 돼지로 풍자되어 등장한 우화임을 알면 이해가 쉽다. 그러니까, 미야자키 감독은 돼지로 변하고 여자 끼고 비행기 타며 노는 모습을, 다카하타 감독은 자신과 동료들이 너구리로 변하고 ↗뺑이 치는 모습을 나타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