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좀 넘게 친구였던 놈이 있었음.
심심할 때마다 만나서 놀고 같이 밥 먹으러 가고 그랬음.
걔가 5인 미만 회사 다니고 있는데 그만두고 싶다길래 내가 다니는 곳으로 불러서 같이 일하기도 했었음.
그러다가 갑자기 도시에서 살고 싶다고 이야기 하길래.
일단 말렸는데 이미 눈이 돌아가서 설득은 못하고 회사 그만두고 이사가기로 함
이사가기 전날밤 연락와서 급전이 필요한데 돈 좀 빌려줄수 있냐고 물어봄.
이유는 뭐 개인적인 사정인데. 보증금까지 빼서 썼다고. 이사는 당장 가야 되는데 집주인이 돈 안넣으면 절대로 안받아준다고 했다고.
그래서 내 어떻게 3백 만들어서 보내줌.
이사는 어떻게 잘 됨. 빌려준 돈도 퇴직금으로 갚아서 채무 관계는 끝.
근데 친구니까 빌려준거고 그걸로 압박할 생각도 없었음.
그 뒤로 연락 가끔 하다가 슬슬 문자 답장도 안하고 그러더라고? 뭐 시발ㅋㅋ 연인ㅅ나이도 아니고 문자 답장이야 안할 수도 있지. 사내끼리. 나도 놓칠 때 있으니까. 근데 전화해도 안받더라고. 평소에도 잘 안받는 놈이라 별 신경 안썼는데.
그러다가 얘한테 플스 빌려준게 생각남. 블루레이 본다고 빌려달라고 해서 가져간건데. 안주고 이사를 가버림.
그것도 되돌려 받을 겸 만날까 싶어서 전화했는데 안받음. 바쁜가 해서 나중에 또 전화했는데 안받아. 솔직히 슬슬 짜증나서 전화 안받을거면 문자라도 하든가. 전화줘라. 남겼는데도 전화 안옴.
아마 여기서부터 나도 화가 많이 난듯. 전화 계속 때렸는데 한번을 안받더라고? 그리고 좀 지나니까 아예 통화음이 안가네?
아이폰인데 한 4초 있다가 연결이 되지 않아 뜸.
설마ㅋㅋ 해서 인터넷 찾아보니까 차단한거라네.
시발 설마 ㅋㅋ 싶어서 카톡 화면 보니까 프로필이랑 배경도 기본으로 뜨고 송금표시도 사라짐. 카톡까지 차단 때렸나보더라고.
와 진짜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걸까 싶기도하고. 진짜 20년이라는게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어졌다.ㅋㅋㅋㅋ
배신감이라는게 이런거구나ㅋㅋ 돈 빌려달라고 할 땐 평소에 전화도 먼저 안하던 놈이 전화해서 찡찡 대더니.
하ㅋㅋㅋ
20년이 적잖은 시간인데 그 친구는 20년 내다버렸네.
내가 전화를 한 30통은 한듯. 열 뻗쳐서. 카톡도 씹고 평소에 안쓰는 인스타 메세지까지 보냈는데 씹더라고. 이 정도면 무슨 일이 있는건가 싶어서 걱정도 했었는데. 카톡 단톡 초대도 안되고 송금푯시 사라진거 보고 그냥 배신감만 들더라.
한꺼풀 벗기면 남이다보니
남이지. 그렇게 되면 내물건 훔쳐간 도둑새끼고
ㅋㅋ 설마 돈 300백 갚은거 땜에 삐진건가?
우리 사이 20년인데 감히 채무를 지어?!
돈이야 확실하게 해야되는 거니까 언제 갚을 건지 명시하라 했고. 퇴직금 들어오면 갚겠다는 얘기로 끝냈음. 난 그뒤로 말 안하고 있었는데 지가 먼저 연락해서 계좌부르라고 하더라고.
충격이네.. 그리 살면 뭐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