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에 걸린 저주를 풀어주시오. 보수는 얼마든지 내겠소"
"가보에 걸린 저주를 풀어주시오. 보수는 얼마든지 내겠소"
귀족이 엄중히 봉인된 상자를 열자 한 벌의 고풍스러운 새하얀 망토가 보였다.
마법사가 흥미로운 표정으로 탐지 마법을 시전하고는 조심스럽게 옷감을 매만졌다.
"딱히 마력은 느껴지지 않는데요?"
"우리가 감정과 해주를 부탁한 모든 마법사가 그렇게 말했지. 하지만 저주는 실존하오. 콜록콜록..."
입을 막고 기침을 하더니, 용사 일행들에게 보여주듯이 손을 펼치는 귀족.
그의 손에는 선명한 피가 묻어있었다.
"이 망토를 오랜 기간 걸치면 착용자는 물론이고 그와 가까운 사람까지 피를 토하며 천천히 죽어간다는 전설이 있었소.
젊은 날의 나는 객기로 매일같이 이 망토를 입고 다녔다오. 처음 10년은 아무 문제 없었지만, 언제부턴가 기침이 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숨을 쉬기도 고통스러울 정도지."
"어디서 구하신건가요?"
"문헌에 따르면 선조께서 500년전 블랙 마운틴의 드워프들을 정벌하였을 때, 그들로부터 진상받았다고 하오.
화산 가장 깊은 곳의 열기를 만 년 이상 머금은 귀물로 만들어졌다고 하지."
"그래봤자 그냥 옷인데, 차라리 태우시지 그러셨어요"
"모르는 소리! 이 망토는 불에 타지 않소. 게다가 열기는 물론이고 냉기에도 매우 강한데다가 튼튼하기까지 하지.
비록 지금은 저주로 고통받고 있지만 젊을 적 모험을 할 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오
이게 없었다면 나는 드래곤의 브레스로 한 줌의 재가 되었겠지."
"저기..."
그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던 용사가 갑자기 손을 들고 입을 열었다.
"혹시 이 망토의 재료가 뭔지 아십니까?"
"문헌에 쓰여있기를 드워프의 광산에서 아주 희귀하게 발견되는 섬유라고 하였소.
돌에서 나는 솜이라하여 그들은 돌솜이라고 부른다지."
그의 말을 들은 용사의 동작은 신속했다.
여전히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망토를 매만지고 있는 마법사의 손을 쳐내고는 왼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오른손으로는 그녀의 입과 코를 막는다.
동시에 본인도 흐읍 숨을 참고 10야드 뒤로 후다닥.
마법사의 왜소한 몸집 때문에 마치 어린 아이를 유괴하는 불한당같은 꼴이 된 용사가 비명지르듯이 외쳤다.
"야이씨 석면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