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그동안 중국의 '동북공정 + 문화공정'과 일본의 '민족문화말살 정책 + 일본 시점의 한국 문화 프레임화'에 대해서는
아주 민감하게 반응했었다.
그렇다면 이제 과거 우리나라가 스스로 자행했던 역사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
실제로 많은 힌국 사람들이 지금까지 왜곡된 상태로 인지하는 문화가 하나 있다.
그런게 있었어? 라고 놀랄 수 있다.
한국의 무예 '태껸'이 바로 그것이다.
1. '태껸을 우스꽝스러운 엉덩이춤, 골반춤'이라고 인식한다.
당연하다. 송덕기 옹에게 배우지 않은 사람이 저 동작을 만들어 냈다. 우스꽝스러운 모양이 나온 것이다.
2. '이크에크'라는 인식
아무나 잡고 태껸에 대해 물어보면 모두가 '이크에크'라고 먼저 외친다. 이크에크는 1980~90년대에 만들어진 말이다.
송덕기 옹에게 오래배운 사람 중 아무도 그런 기합을 쓰지 않음에도, 왜곡된 상태로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3. 태껸은 무술이 아니라 놀이라는 인식
물론 예전에 스포츠 형태로 경기를 진행하고 윗대·아랫대니 마을 간에 석전하듯 경기를 한 사례는 있지만,
그게 태껸의 전부가 아니다.
왜 이런 말이 나왔는가? 애초에 송덕기 옹에게 태껸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던 사람들(심지어는 제자도 아니고 인터뷰만 했던 사람)이 태껸을 한답시고 기술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것저것 상상하고 끼워맞춰 민족문화로 애국심 팔이를 해야하니 '세시풍속'나 '놀이'같은 프레임을 만들어 역사왜곡을 자행한 것이다.
'실전 무술'을 말하는 순간 자신들이 지금껏 주장한 것이 거짓이 되어버리는 게 들통난다.
하지만 왜 자꾸 들통날 거짓말을 한단 말인가.
그탓에 MMA나 유도, 주짓수 등 다른 무술을 한다는 사람들이 태껸을 웃음거리로 생각하지 않는가.
그동안 역사왜곡으로 태껸을 '놀이'로만 프레임화 했고,
그들이 만들어 놓은 조직들의 정치질로 하여금 직계 제자들을 묻어버리고, 전면에 나서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어떻게 되었나?
일본은 자신들의 무술 콘텐츠로 어마어마한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어쩌고 있나?
무술로서 태껸의 이미지는 나락을 갔다.
우리나라의 무예를 다루면 환빠같은 헛짓거리로 생각하고, 몸 약한 사람들이나 하는 건강체조로 생각한다.
역사왜곡을 바로잡고, 잘못된 인식을 고치는 것만 해도 바쁘다. 다른 나라가 자신들의 무예 콘텐츠를 찍어내고 있을 때, 우리는 귀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조선의 군인들과 대한제국 무관들, 독립군이 실전 무술로 태껸을 했다는 것도 직계 제자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한 이제서야 조명받기 시작했다.
무인들의 체술이 텅 비어버리니, 구한말 군사사, 체육사, 예술사, 전쟁사, 중인들의 무용들을 연결해줄 무형 문화유산이 박살이 나버렸다.
역사의 죄인들이 한국 무예 콘텐츠를 좀먹고 나락으로 보내버렸다.
나는 조사를 통해 알아낸 이런 상황이 너무나 끔찍했고, 침묵할 수 없었다.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실제 조선시대 태껸의 모습은 위 영상과 같다.)
이렇게 글을 써도 읽어줄지는 모르겠다.
역사왜곡이 너무 오랜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태껸에 대한 역사왜곡을 자행한 자는 "애꾸눈 세상에서 두 눈을 다 뜨고 있으면 그 사람이 이상한 놈이요."라며
송덕기 옹의 직계 제자들을 면전에서 비웃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태껸을 원형을 찾는 일은 자신들의 돈벌이를 막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타의든 자의든 한국 문화가 왜곡되던 말던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
태껸이 옛부터 이어져 온 민족문화라는 의식 자체가 없는 것이다.
나는 송덕기 옹의 직계제자들과 원형을 고증하고, 그동안 자행된 역사왜곡을 바로 잡고자 한다.
송덕기 옹의 직계제자들을 찾아뵙고, 직접 배우고, 설득하여 자료를 얻었다. 그분들과 함께 제대로 된 태껸을 알려보고자, 『한국 전통무예 자료집』이라는 책을 기획했다. 이런 활동이 얼마나 큰 영향이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조금이나마 한국 무예의 원형을 알리는 데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