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말하는 한국 영화의 현황
박찬욱 감독은 '어쩔수가없다'가 마침내 제작될 수 있었던 이유가 미국 영화에서 한국 영화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한국 영화계의 현주소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박찬욱
최근 한국 영화계의 상황은 실로 우려스럽습니다.
팬데믹 이후 관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그 여파로 업계 내 투자마저 위축되고 있습니다.
투자가 줄어드니 소위 뻔한 기획들만 제작 승인을 받게 되고,
그러다 보니 관객들은 극장을 더 외면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죠.
이번 골든글로브 후보 지명은 더없이 감사한 일이지만,
한편으로 냉혹한 한국 영화계 현실을 떠올리면 마치 바위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 답답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더 독창적이고 대담한 시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업계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비록 소수의 관객을 겨냥하더라도,
확고한 취향을 담아 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다면 그게 우리 영화계에 훨씬 더 큰 보탬이 될 겁니다.
우리는 관객들로 하여금 '이건 꼭 극장에서 봐야 해'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꼭 거대한 액션물일 필요는 없어요.
장르를 불문하고, 집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오직 극장에서만 가능한 압도적인 영상미와 사운드를 구현해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