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25살된 신입개발자입니다.
진로문제와 제 병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올립니다.
전 조울증을 앓고있습니다. 처음 우울증이 발병한건 초등학생때였습니다. 괴롭힘이 심했거든요.
그땐 우울증이란 병이 있는지도 몰랐고 너무 답답해서 혼자 밖에서 한숨만 쉬던 기억이있네요. 부모님께 괴롭힘 당한다는 말씀을 드려도 무시하거나 아무런 조치도 취해주시지
않았습니다. 중학생이 되서는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면서 나아졌습니다. 초반에는 힘들었습니다. 성격이 밝아지기 전까지는 이상한 애 취급 당했거든요.
이때 우울증이 잠복기를 거치면서 조증이 생겼죠. 고등학생이 되서는 상위권에 들정도로 공부에 흥미를 붙였고 좋아했습니다. 그러던 중 고2때 우울증이 다시 재발하면서
고2~고3을 폐인으로 지냈습니다. 물론 성적은 바닥을 쳤고 친구들과의 관계는 망가지고 담임선생님과 부모님의 무관심 등으로 심신이 망가졌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욕실에서 ㅈㅅ시도를 해도 아무말도 안하더군요.
다행히 이 시기에 학교에서 준 자살관련 설문조사에서 안좋은 결과를 받아 상담사분과 연결이 되서 상담을 받게되었죠.
어찌저찌하다 대학도 겨우 전문대 한 곳에 붙어서 가게되었죠. 그 해부터 상담사분의 도움으로 대학병원 정신과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게되었구요. 약을 먹은지는 5년 됬네요.
전문대가서는 정말 열등감에 사로잡혀있었습니다. 정말 대학생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고등학생보다 못한 생각을 가진 애들밖에 없더군요. 나랑 비슷했던 성적인 애들은 인서울에
가고 제대로 교육받고 있는데 나는 여기에서 이러고 있나 싶더군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수석은 물론이고 장학금 한번 제 돈으로 내본적 없네요. 물론 전문대라
장학금이 다른 대학보다는 싸지만요. 다행히도 적성이 맞고 열정을 쏟을 수 있는 학과였습니다.
그렇게 대학을 4.4 학점으로 졸업을 하고 편입시험을 준비했지만
3개월만에 과로로 쓰러졌습니다. 정신적 스트레스와 하루에 3~4시간씩 자면서 공부에 투자하면서 쌓인 피로때문이었습니다. 신장에 무리가 가고 다리가 마비되서
휠체어에서 지냈었죠. 그렇게 편입도 물건너 가고 붕 뜬 느낌으로 1년 6개월이 지난 날, 모아뒀던 우울증약들을 한번에 먹고 시도를 했습니다.
눈 떠보니 중환자실에서 호스꼽고 누워있더라구요. 결국에는 정신병동에 6개월 입원했습니다. 자살고위험군으로 분류가 되서요.
병동에 있으면서 제 나이또래의 의대생 애들이 현장실습을 나오더라구요. 그 모습을 보고 제 자신이 너무 작아져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정말 온 힘을 짜내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년만에 하는 공부라 그런지 낯설었지만 그래도 예전에 한게 있어서 그런지 버틸만 했습니다.
6개월 국비지원과정을 받던 중 아버지의 아는 분의 회사에 프로그래머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도 대기업에서 TM으로 있었던 적이 계셔서 아는분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 회사는 아버지께서 알려주신 것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아버지도 오랜만에 그 분과 연락이 닿으셔서 제대로된건 못들으시고 저에게 전달만 해주신거였거든요
블랙기업 그자체였습니다.
180의 낮은 임금, 9시 부터 밤 11시까지 강제야근, 토요일 5시까지 의무 출근. 개발모르는 영업사원 PM. 개발만 할 줄 아는 망나니 TM, 거짓말 잘하는 대표이신 그 분
임금은 제가 전문대 출신이고 신입이니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너무 힘들었습니다. 일은 제가 워낙 배우는 걸 좋아하니 그렇다쳐도 사람을 너무 지치게 하더군요.
일하면서 혼잣말로 '죽고싶다' 중얼거리는 모습과 약이 점점 늘어가는 지금을 보면서, 이제는 제가 좋아하던 이 일이 싫어지게 되더라구요.
지금은 1년이 다되가서 3월에 연봉협상을 하게 됩니다. 퇴사를 하고 미래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입니다. 물론 그에 대한 준비는 할 생각입니다.
영어나 수학, 프로그래밍...
퇴사한다고 하면 또 같잖은 말로 프로젝트망쳤으니 고소한다느니.. 참고로 여긴 3개월 차 신입한테도 프로젝트를 2~3개 맡기고 한달 기간 주는 곳입니다.
당연히 기간을 못맞추는 건 당연하고 사원들 갈구고 전화 몇마디로 기간 늘리더군요. 그래놓고 생색.. 제가 군대를 가지는 않았지만 군기잡는게 이런건가 싶더라구요.
퇴사할때 또 얼마나 시달릴지 생각하고싶지도 않네요.
서두가 길었네요. 이외에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제가 고민 중인건 이렇게 실패밖에 없던 제 인생에서 공부는 제가 흥미가 있는 것이면서 욕심내는 일이고 반면으로는 자신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가 대학원이라는 곳에 제대로 들어갈 수 있을지도 막막하고 자신도 없고 물론 제 있는 힘을 다하긴 하겠지만 또 꺾이진 않을까 너무 걱정이됩니다.
병때문에 너무 지치기도 했구요. 이 병을 평생 가지고 조절해가면서 살려니 또 너무 힘이 빠집니다.
대학원 관련 된 좋은 정보나 병, 인생의 조언해주시면 정말 힘이 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새해 복 많이 받는 해였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말씀 감사히 듣겠습니다.
제가 이런 분들에게 항상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바로 몸관리입니다. 지금 정확히 어떤 상태이신진 모르겠지만 미래에 대한 커리어만 걱정하지마시고 기간잡고 건강부터 찾으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면허는 있나요?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지금은 학점은행제로 학점 채우고있고 다른 쪽으로 진로를 잡을 생각은 없습니다. 계속 컴퓨터 쪽으로 일을 하고 싶어요. 군대는 다행히 면제를 받아서 괜찮습니다. 빨리 퇴사하고 몸챙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실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대학원에 대한 정보는 얻기 힘들 겁니다. 애초에 대학원 진학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모집 요강 같은 거 찾아보세요. 전문대 졸업이 조건이 되는지.
대학원은 전공을 더 깊게 파는 곳인데, 님은 그저 공부가 좋아서 가려는듯 한데 그러기보다는 공무원이나 고시준비를 하는게 어떨까요? 본문만 봐서는 공부쪽으론 흥미도 있고 노력도 받쳐주는듯한데요 25살이면 아직 젊은데 안타깝내요... 조금 여유있게 기간을 가지고 공무원 준비하면서, 병도 치료하면 한 3년정도만 잘해보면 다시 올라갈수있을거 같내요 회사는 지금 상황에선 완전 독약같아서 가능한한 빨리 그만두고 조금 쉬다가 슬슬 준비하는게 어떨까 합니다
실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대학원에 대한 정보는 얻기 힘들 겁니다. 애초에 대학원 진학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모집 요강 같은 거 찾아보세요. 전문대 졸업이 조건이 되는지.
대학원은 전공을 더 깊게 파는 곳인데, 님은 그저 공부가 좋아서 가려는듯 한데 그러기보다는 공무원이나 고시준비를 하는게 어떨까요? 본문만 봐서는 공부쪽으론 흥미도 있고 노력도 받쳐주는듯한데요 25살이면 아직 젊은데 안타깝내요... 조금 여유있게 기간을 가지고 공무원 준비하면서, 병도 치료하면 한 3년정도만 잘해보면 다시 올라갈수있을거 같내요 회사는 지금 상황에선 완전 독약같아서 가능한한 빨리 그만두고 조금 쉬다가 슬슬 준비하는게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별거 아닌듯하지만, 본문 서두와 말미에 인사말도 깍듯이 쓰셔서 인성도 바르신 분인듯한데 진심으로 하루 빨리 다시 일어서시길 바랍니다~
공부할 머리는 있으신거 같고, 저도 님의 상황이라면 공무원에 도전해 보는게 나아보입니다. 남들과 어울리는 사회 생활 하기에는 힘들어보여요. 공무원은 남들과 어울릴 필요도 없고 그냥 나 혼자 죽어라 공부만 하면 되는거니까요.
저는 오히려 공무원을 비추천합니다. 이미 목표가 있으신데.... 그걸 다 버리고 공무원이라? 그리고 제 개인적 견해지만, 질문자님의 우울증은 환경요소가 다분합니다. 우선 군대를 다녀오지 않으셨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갔다오면 인내심은 늘어납니다.) 시작부터 블랙기업에서 혹사당하고, 폭언을 듣고 있는데, 우울증이 안생기는게 더 이상합니다. 그럼에도 이미 만1년 직장생활을 그런 환경에서 하셨으면, 사회생활을 못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대학원에 대한 부분인데.... 저는 직장인이면서, 현재 파트타임 박사과정 중인 대학원생입니다. 우선 전문대 졸업으로는 대학원 진학이 안됩니다. 그리고 대학원 공부는 정말 어렵습니다. 이미 본인의 적성이 싫어진 상태에 마음의 병까지 도진 상태인데, 건강부터 추스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선 지역 이름이 붙은 4년제 대학에 편입을 하시어 학사학위를 따시고, 학사때 목표가 대학원인 것을 밝히고 열심히 하면, 교수님이 추천서를 써주실겁니다. 본인의 목표가 석사인지, 박사인지가 중요합니다. 석사까지만 할거라면, 근교의 나름 이름있는 학교는 특수대학원을 두고 있습니다. 이쪽은 보통 현업에서 실무가 10년이상 된 경력자들이 학벌이 부족해서 진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논문을 써야하지만, 졸업논문 하나면 되고, 일반대학원에 비해 개론수준의 내용을 가르칩니다. 이미 실무가 되는 사람들이라서, 부족한건 개론수준의 이론이니까요. 박사를 목표로 하신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물론 앞선 특수대학원 석사를 받고 박사 진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그런경우인데, 일단 특수대학원 수업이수를 일반대학원에서 학점인정을 안해줍니다. 같은 수업을 다시 들어야되고, 수업 수준도 같지만 훨씬 높습니다. 그리고 졸업논문만 써야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 학위를 받을지 기약도 없죠. 그러나, 그 사이 제 연봉 변화를 보면.........지금은 학사학위로 회사생활 하던 시절의 3배를 법니다. 물론 꽁으로 버는건 아닙니다. 그만큼 업무량이 어마무시합니다. 질문자님의 글을 보건데, 지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자존감도 떨어진 상황일 뿐. 우울증이 큰 문제같지 않습니다. 여태 정말 열심히 잘 살아오셨고 앞으로 살아갈 방향에 대한 목표또한 뚜렸하니, 잠시 쉬어가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거같습니다.
제가 이런 분들에게 항상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바로 몸관리입니다. 지금 정확히 어떤 상태이신진 모르겠지만 미래에 대한 커리어만 걱정하지마시고 기간잡고 건강부터 찾으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지금은 학점은행제로 학점 채우고있고 다른 쪽으로 진로를 잡을 생각은 없습니다. 계속 컴퓨터 쪽으로 일을 하고 싶어요. 군대는 다행히 면제를 받아서 괜찮습니다. 빨리 퇴사하고 몸챙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면허는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