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신문) 버마 아웅산 폭탄 테러
대형 폭탄 원격조종 폭발
묘소 지붕 수행원들 덮쳐
전 대통령 내외 오늘 새벽 급거 귀국
귀국성명
“북괴의 종말 자멸 외에 없다
응징에 모든 대응책을 강구”
버마를 공식 방문 중이던 전두환(全斗煥) 대통령은 랭군 시내 아웅산 묘소의 폭발사고 참사로 나머지 서남아 및 대양주 순방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10일 새벽 3시40분 특별기편으로 김포공항착 급거 귀국했다. 전 대통령은 귀국 즉시 귀국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가 원수인 본인의 위해를 획책하여 잔혹무도한 죄악을 저지른 이번 범죄의 원흉으로 전지구상에서 가장 비인간적인 북한 공산집단을 지목하는 것은 비단 우리 국민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하고 『살인폭력 집단의 궁극적인 종말은 자멸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엄숙하게 경고하면서 불의와 폭력을 응징하는 데 모든 대응책을 강구해 나갈 것을 굳게 다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 또 『본인을 대신하여 희생된 고인들의 유해를 모시는 일과 부상자 치료 등 이번 사건에 따른 사후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보고드린다』고 말했다.
전 대통령 현장 1.5㎞ 전방 왔을 때 “꽝”
이 대사 마지막 도착, 대통령 오인한 듯
예정 없던 연습 진혼 나팔소리 뒤이어 터져
〈버마 사고 현장〉
『꽝』 하는 강력한 폭음을 내면서 현장은 일시에 일대 혼란이 일어났다. 아웅산 묘소 앞에서 전두환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던 서석준 부총리등 공식-비공식 수행원 20여 명은 폭음과함께 그 자리에서 쓰러지면서 쏟아져 내린 천장 서까래와 흙더미에 파묻혔다.
아웅산 묘소 부근 일대는폭발과 동시 천장이 내려앉고 흙먼지가 일어 한동안 시야가 가렸으며 화약냄새가 코를 찔렀다.
아웅산 묘소 지붕은 뻥 뚫려 하늘이 보였으며 아웅산의 대리석묘는 끝부분이 일부 파괴되어 묘 주위에는 대리석과 천장조각으로 널려 있었다.
사고 직후 현장에 있던 버마 경비원과 우리측 경호원들이 신속히 달려와 천장더미에 깔린 사상자들을 꺼내 승용차와 트럭들을 이용, 병원으로 긴급 후송했다.
전 대통령이 묵고 있던 영빈관에서 사고 현장인 아웅산 묘까지는 약 4.8㎞ 거리인데, 전 대통령이 탑승한 자동차가 사고지점에서1.5㎞ 전방까지 갔을 때 폭발사고가 일어나 전 대통령은 무사했다.
이날 아웅산 묘소에는 全대통령이 도착하기에 앞서 한국대표단의 공식-비공식 수행원들이 개별적으로 모여 도열하고 있었는데 폭발직전 이계철 주버마대사가 10시25분께 모터게이트의 선도를 받으며 태극기를 단 대사전용차로 공식수행원 가운데 마지막으로현장에 도착, 이미 도열해있던 공식수행원들과 약수를 나누며 합류했으며 2열 횡대로 정렬하고 약1분후 진혼의 나팔이 울린 후 뒤이어 폭발물이 폭발했다.
이때가 10시28분께, 따라서 관측통들은 멀리서 이 대사를 전 대통령으로 오인한 북괴 음모자들이 미리 장치한 폭발물을 원격조정, 폭발시킨 게 아닌가 추리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측통들은 범인들이 시한폭탄을 장치, 전 대통령이 입장하는 10시 30분 정각에 터지도록 해 놓았으나, 약간의 착오로 예정보다 2분 앞당겨 폭발한 것으로도 분석했다.
관측통들은 범인들이 이날 전 대통령에게 위해를 가하기 위해 전 대통령이 등단하는 묘소 지붕 위에 미리 폭약을 매설한 것으로 보고 그 조직적인 범죄계획의 치밀성으로 보아 북괴의 소행이 틀림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이날 울린 진혼나팔은 당초 전 대통령이 도착하면 참배직전 울리도록 되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연습 나팔을 불어 이 사건과 무슨 관련이 있지 않나 관측통들은 보고있다.
이날 관계당국이 밝힌바에 따르면 버마 문화상(相)은10시 13분께, 인야 레이크 호텔에 체류 중이던 서 부총리 등 한국대표단의 공식-비공식 수행원은 10시 18분께, 영빈관에 체류중이던 함병춘 비서실장 등 수행원은 10시 21분께, 이 대사는10시 25분께 각각 현장에도착, 묘소 앞으로 동단, 2열횡대로 정렬하고 있었다.
아웅산묘소는 투영(抗英) 독립투사들의 유해를 안치한 우리나라의 국립묘지 같은 것으로 목조기와 건물 안 중앙에 버마 독립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아웅산 장군의 묘가 있고, 좌우에 4기씩 다른 독립투사들의 묘가 대리석으로 되어있으며, 전면 벽위에는 이들 독립투사들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아웅산 묘는 버마에서는 전 국민들이 성역으로 받드는 곳으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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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10월 10일자 조선일보 호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