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야구단 넥센 히어로즈가 현대 유니콘스의 껍질을 벗고 창단한지 어느덧 8년이 지났다. 2013년엔 포스트 시즌 준 플레이오프 진출, 2014년엔 한국시리즈 란 큰 무대까지 경험한 넥센 히어로즈는 홈런군단으로 거듭나 강팀의 반열에 들게 되었다. 문제가 없다면 2015년에도 가을 야구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강팀이 되었다.
반면에 프로 야구단 KT위즈는 아직 막내 구단, 즉 신생팀이다. 이제 1군 1년차 초입기인 KT 위즈는 아직 모자란 점은 많지만 소위 말하는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팀이다. 그들은 2군에서의 구슬땀을 토대로 1군으로 마법처럼 날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넥센 히어로즈와 KT 위즈를 비교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허나, 필자는 넥센 히어로즈의 10월 12일 NC 다이노스 전을 통해 이 팀은 신생팀만도 못 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1승 9패, 1승 10패.
어떤 것이 신생팀의 성적이라고 생각할까. 당연히 1패가 많은 쪽이 신생팀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나 답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1승 9패는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상대 전적이고, 1승 10패는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의 성적이다.
NC 다이노스는 이제 신생팀의 티를 좀 벗어난 아직은 성장하는 구단이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김경문 감독의 훌륭한 리더쉽과 선수들의 도약으로 금세 강팀의 반열에 올라 선 구단이다.
넥센 히어로즈는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올 해 1승 10패를 기록했다. 뭐가 문제인 것일까. 뭐가 문제이길래, ‘호구’가 잡힌 것일까?
감독, 염경엽.
좋은 감독이다. 부임 첫 해에 가을 야구에 진출하고, 부임 2년차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감독. 개인적으로 사장인 이장석의 야수 보는 눈과 염경엽의 야수 운용은 꽤 잘 맞아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넥센 히어로즈, 그리고 화성 히어로즈 선수들.
정말 멋진 선수들. 누구 하나할 거 없이 모두 소중한 선수들이다. 내 마음 속의 신인왕, 타격왕, 타점왕, 홈런왕, 홀드왕, 세이브왕, MVP, GG. 그리고 2군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까지. 내 마음 속의 스타들이다.
사장 이장석, 정말 애증이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투수 보는 눈만 좀 바꿔 끼운다면.
그러나 난 이들을 단 한 순간에 KT 위즈보다 못 한 팀이라고 이 글에서 선언한다. 신생팀 KT위즈보다 못 한 팀! 넥센 히어로즈!
NC 다이노스와의 경기가 8월 12일에 있었다. 2사 3루 주자는 김종호. 스코어는 8:6의 팽팽한 상황. (넥센의 화력이라면 2점차는 순식간이니까...뭐, 지극히 팬의 눈으로 본 상황이지만.) 8회초, 투수는 김영민 그리고 타석엔 에릭 테임즈. 넥센의 포수 박동원은 빠져 앉아서 테임즈를 ‘볼넷’ 으로 걸어 나가게 하려고 준비중이였다. 그리고 투수 와인드업, 김영민의 공은 너무나 어이없게도 가운데로 향하고 박동원은 그 공을 놓치고 만다. 박동원의 표정은 ‘아, 끝났구나.’ 란 표정. 컴퓨터로 보고 있는 나마저 허탈해지는.
염경엽, 언젠가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고의사구가 없는 경기를 하겠다. 그러나 나는 그 기사에 물음표를 띄웠다.
“고의사구가 있던 말던 이기면 되지 무슨 상관?”
그리고 8월 11일에 있던 NC 전에서 그 뜻을 잘 알 수 있었다. 아주 얻어 쳐맞아 지려고 환장했구나.
에릭 테임즈의 넥센 전 타율은 전성기의 베리 본즈를 걷어찰 수 있을 정도로 높다. 상대 OPS도 출루율도 그 어떤 스탯도 이 타자는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넥센의 투수와 감독은 고지식하게 승부를 한다. 무식하게.
팬들은 고의사구가 없는 경기를 보고 싶은 게 아니다. 고의사구가 있더라도 확실하게 이기는 경기를 보고 싶다. 도대체 선발이 무너지고, 불펜이 통타 당해서 진 경기가 얼마나 많단 말인가! 웃긴 점은 8월 11일 NC전에서 조영훈을 고의사구로 거르고 손시헌을 상대했다가 2사 만루 싹쓸이를 맞는 황당한 일마저 있었다. 테임즈는 고지식하게 상대했지만, 조영훈은 두렵나? 한현희가 아무리 좌타에 지랄병이 심하다지만? 너무나도 어이없게 진다. 무기력하게 마치 승부조작을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NC전의 염경엽은 팬들에게 너무나도 무섭다.
그라운드의 신사라도 되길 바라는 건가? 그딴 거 필요 없으니 제발 온갖 더러운 수를 써서라도 이기기라도 해봐라 좀. 고의사구가 뭐가 더럽냐, 오심에 심판한테 항의하기가 그렇게 어렵냐? 결국 그 날 1점차로 진 걸 생각하면 아직도 속이 문드러진다. 그 날 피어밴드가 보여준 분노의 피칭도, 박동원의 고함도 모두 패전속으로 사라진 걸 생각하면 말이다. 번복은 없더라도 강한 항의는 보여줬으면 싶었다. 그래도 사령탑이잖아.
KT 위즈의 신명철이란 선수가 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도 20-20을 달성했지만 KT 위즈로 이적한 선수인데 넥센 히어로즈에서도 이런 선수가 좀 필요하다고 본다. 히어로즈는 지금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상대 팀에게 시비를 걸어서라도, 사구를 맞춰서 벤치 클리어링을 유도해서라도 분위기를 환기시켜라. 지금의 히어로즈는 너무나도 무력하다.
그리고 선수들.
선수들도 비난을 피해갈 수는 없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너무나도 허망하게 그리고 쓰레기처럼 놓친다. 이러니 팬들마저 NC전엔 직관가기를 꺼려하지. 선수단부터 의욕이 없는 게 눈에 보이는데. 김택형의 5이닝 1실점으로 딴 선발 1승 때 경기의 의욕은 어디로 간 거냐, 도대체.
선수들 중에서도 투수들.
오늘 본 최금강이란 투수를 기억하나. NC 다이노스의 트라이 아웃으로 입단한 선수라고 한다. 놀랍게도 이 선수는 NC 다이노스의 방출 1순위 투수. 최금강은 그 소식을 우연히 접하고, 매일 600개~800개의 공을 던졌다고 한다. 제구를 잡기 위해서.
뭐, 느끼는 거 없냐? 느끼는 거 없냐고 이 쓰레기들아. 도대체 너희들이 통타당해서 놓친 게임이 몇 경기냐? 한현희 조상우 손승락 빼곤 왜 사람이 없냐? 그 사람 같은 놈들도 가끔 짐승의 탈을 쓰고 날 괴롭히는데 다른 투수놈들은 도대체 뭐하는 놈들이냐? 김대우는 그나마 나아지고 있고, 김영민조차 미세하게 발전이 보인다. 근데 다른 젊은 놈들은 도대체.. 특히 문성현이 개같은 놈은 갈비뼈 나간 이후로 아예 쓰레기가 되가고 있다.
사실 이건 이장석의 문제도 크다. 지금 타 팀의 핵심 투수로 쓰이고 있는 임창민 이태양 (이태양은 NC 특별지명) 전유수를 퍼주는 트레이드를 해버렸으니 뭐. (NC로 두 명이나 가버린 게 참 속이 쓰리다. 특히 임창민은 제대로 털어본 기억도 없는 것 같다.)
그냥 투수 알기를 개같이 안 이장석을 까는 게 현명할지도 모르겠다. 타자가 화수분이니 투수도 쉽게 터질 줄 알았나보지. 강X구 시발 너만 제대로 터졌더라도...
지금 넥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좌완 불펜이 없다. 덕분에 NC한테 대항할 수 없다는 점이 매우 속 아프다. 차라리 김택형을 좌완 불펜으로 돌려보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한데.
모르겠다. 알아서 하겠지.
죄다 목동 푸드로 참교육이나 당했으면 좋겠다. NC전엔 KT 위즈만도 못 해지는 팀. 그게 넥센 히어로즈의 현 주소다.
그냥 6위나 해서 정신이나 차렸으면 좋겠다.
참고 자료 - '28연속 볼'의 무명투수, NC 최금강의 반전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