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나무위키의 번역체 문장/일본어 문서에서 '번역체 문장'으로 제시한 일부 내용들을 지적하는 글에서 발췌해온 것입니다. 블로그에 썼던 글을 혼자 남겨두기엔 조금 아까워서.. 비록 유령 게시판이지만 루리웹에도 한번 올려봅니다. 누가 봐줄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한번씩은 보고 이 문제를 같이 토론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블로그 글쓰기용으로 간단하게 쓴거라 내용도 두서가 없고, 근거가 미흡한 부분이 있는데 양해 부탁드립니다ㅜㅜ 일본어 문법론 지식은 전무한데 개인적으로 참 힘들었네요..;
블로그에 쓴걸 그대로 옮겨온거라 반말주의
3.6.에서는 명사형 전성 어미 '-(으)ㅁ'가 일제의 잔재적 표현이며, 현재 인터넷 등지에서 쓰이는 '-(으)ㅁ'은 그 흔적이므로 문법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일본은 18~19세기 가타가나 문어법을 채택하여 쓰다가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그 쓰임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비교적 최근까지도 일본의 민법 제전 등에서 별도의 문장 개혁이 있기 전까지 해당 문어체는 유지되었다. * 문장은 구민법(1896?~2015) 재산부 제2부 제2장 '채무의 효력'에서 제1절 '직접이행소권'을 제시한 제382조 ①을 인용한 것이다. 히라가나로 표기되었지만 일부 접속조사, 활용형이 현대 일본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문어체가 일제 패망 후 완전히 사라졌다고 할 수 없다.
* 第382条
① 義務の本旨に従ひて直接の履行を債権者より請求し且債務者の身体を拘束せすして履行せしむることを得る場合に於ては裁判所は其直接履行を命することを要す
(출처 : http://www.houseishi.com/hourei-shuu/23)
일본이 공문서에 '-(으)ㅁ'을 활용한 명사형 전성 어미로 문장을 마쳤다고 하는 것도 근거가 희박하다. 일본어에 '-(으)ㅁ'과 유사한 형태를 지니면서 명사를 만드는 전성어미는 없다. 물론 일본어에 전성명사라는 개념이 있기는 하나, 이것은 활용 분포를 볼때 한국어 문법에서 명사 파생 접미사가 접속된 것에 가까운 양상을 보인다.
(6) 고양이는 다른 반려동물에서 찾을 수 없는 특유의 귀여움이 있다.
(7) 동무는 금년 봄에 입대했다지만 적어도 군대 생활을 이 년 이상 했음이 틀림없어.
(8)「ドクターズ」パク・シネ、惚れるしかない愛らしさ…元気でキュートなオフショット公開
<닥터스> 박신혜,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사랑스러움… 생기발랄한 촬영 비하인드 컷 공개
(6)은 '-(으)ㅁ'이 명사 파생 접미사로 접속된 단어를 쓴 문장의 예시이고, (7)은 '-(으)ㅁ'이 명사형 전성어미로 활용된 단어를 쓴 문장의 예시이다. 황순원의 장편소설 <나무들 비탈에 서다>에 나온 문장을 일부 인용하였다. (8)은 형용사 '愛らしい'의 어간에 명사형 접미사 'さ'를 접속시켜 전성명사 '愛らしさ'를 만들어 문장에 쓴 예시이다. 일본의 한류 홍보 신문사 'K-Style'의 7월 18일자 기사 제목을 가져온 것이다.
(6)의 '귀여움'은 관형어 '특유의'의 수식을 받는 체언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관형어는 어떤 문장 성분도 수식하지 않으며, 체언을 수식한다. 이때 '귀여움'은 명사 파생 접미사 '-(으)ㅁ'이 붙어 의미적으로 명사가 된 것이다. (7)은 '동무는 금년 봄에 입대했다'와 '(동무는) 적어도 군대 생활을 이 년 이상 했음이 틀림없어.'가 이어진 문장이다. '적어도 ~ 틀림없어.' 문장에서 주어는 '적어도 군대 생활을 이 년 이상 했음'이다. 이때 '-(으)ㅁ'으로 완결된 문장은 명사절로 안긴 문장으로, 주어가 '동무'가 설정되었다. 또한 '했음'은 주어 '동무'가 군대 생활을 이 년 이상 했다는 주어의 상태를 묘사하는 서술어적 특성이 존재한다.
(8)의 '愛らしさ'는 연체수식어 '惚れるしかない'(惚れる+しか+ない)의 수식을 받는 체언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愛らしさ'의 쓰임 환경은 (6)의 '귀여움'에 더 가깝다. 일반적으로 체언을 수식하는 연체수식어가 선행 접속되어 '愛らしさ'를 꾸미고 있는 것은 '愛らしさ'가 문장 내에서 (7)의 '했음'과 달리 술어의 기질이 나타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하여 해당 문서의 9번 각주에서 일본 문어체에 '-(으)ㅁ' 어미가 쓰인 문장의 예시로 일본의 온라인 게임 '함대 콜렉션(艦隊これくしょん)'의 이벤트 대사 '我、夜戦に突入す!'를 제시하였다. 해당 집필자가 이 문장을 예시로 든 걸 보아 일본 문어체에 '-(으)ㅁ' 명사형 전성 어미가 쓰인 사례가 있다고 본 것 같다. 그러나 옆에 한국어 해석으로 달아둔 것은 어디까지나 해석한 사람이 서술어 구성을 '돌입+하+-ㅁ'로 본 것에 불과하다. 종지형 'す'를 '-(으)ㅁ'에 대응되는 전성어미라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다. 일본어를 한국어로 해석자 본인의 기질대로 해석해놓고 일본어에서 도출된 문장을 한국어의 문법적 사정에 끼워맞춘 것에 불과하다. 이 같은 문장을 근거로 한국어 문장 표현이 잘못되었다고 설명하는 것은 일본어를 가지고 한국어 문장을 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제1차 조선 교육령이 적용될 시기(1911~1922)에 한국 유아동에게 국어(일본어)를 가르치기 위해 조선총독부가 집필한 <보통학교국어독본> 권8에서 일본의 문어체 'す', 'んとす', 'せり' 등을 학습 요소로 제시하였다. 이 책에 따르면 'す', 'んとす', 'せり'는 각각 'する', 'うとする', 'した' 정도의 의미를 가진 문어로 나타난다. 해당 문어들은 현재 인터넷 종결어미 '음/-ㅁ'이 일제의 'す'와 같은 개조식 표현이 옮겨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실제 용례도 용언의 종지형에 비슷한 활용 양상을 보이고,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에서 한국어의 전성어미와 같이 활용 분포가 넓게 나타날 수 있는 용언의 활용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때문에 이것을 한국어에서 명사형 전성어미로서의 '-(으)ㅁ'이라고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현재 인터넷 종결어미로 쓰이는 '음/-ㅁ'이 일제의 잔재적 표현이라면 한국어의 명사 파생 접미사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할 것이므로 문장에서 활용할때 주어를 설정할 수 없으며, 서술성 또한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밑의 (9), (10) 문장을 보면 두 문장 공통적으로 인터넷 종결 어미 '음/-ㅁ'도 주어를 설정할 수 있으며, 단정 및 확언 등의 서술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9), (10)은 모두 '-(으)ㅁ'이 문장의 서술어 기능을 하며 주어를 설정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선어말어미 '-았(었)'이 결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10)에서는 '너무했음'이 부사 '좀'의 수식을 받는 등 문장 층위에서 인터넷 종결어미 '음/-ㅁ'의 서술어 자격이 드러난다.
(9) 어제 너 개콘(개그콘서트) 봤음?
(10) 솔직히 오늘 니가 걔한테 화낸거 좀 너무했음.
그렇다면 현재 인터넷 종결어미 '음/-ㅁ'의 기반은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는가. 지금과 옛날 한국어 언어 생활을 완전히 일대일대응시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인터넷 종결어미 '음/-ㅁ'의 기반은 본래 명사형 전성 어미 '-(으)ㅁ'에 서술격 조사 '이다' 따위가 붙어서 쓰였던 것이 현대 국어에 이르러 서술격 조사가 생략되어 쓰이게 된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11) 君臣ㅅ 法은 님금 臣下ㅅ 法이라. (석보상절)
(12) 내 본대 쇼쥬과 술을 다 먹지 아니 하더니 兄이 나를 사랑함으로 이 한 잔을 따름이라. (첩해몽어)
(13) 다못 아들이 업삼은 이리사벳이 잉태치 못하고 두 사람의 나이도 늙음이라. (누가복음젼)
(11)은 중세 국어 자료에서 '이라'가 서술격 조사의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문장을 가져온 것이다. <석보상절>에서는 명사구가 서술어임을 설명하는 조사로 모두 '이라'가 쓰인 것이 확인된다. (12)는 근대 국어 자료에서도 '이라'가 서술격 조사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7)에서와 같이 하나의 절에 명사형 전성 어미 '-(으)ㅁ'가 결합되어 명사구의 지위가 획득된 것이 확인된다. 이 같은 문장의 양상은 19세기 말에서도 나타난다. (13)은 '누가복음젼'에서 나온 문장으로 (12)와 유사한 문장 구성을 보인다. (11)~(13)의 문장 구성 양상을 참고하면 명사형 전성 어미 '-(으)ㅁ'이 붙어 명사구가 되는 과정에서 명사구 뒤로 서술격 조사가 붙을 수 있는 환경이 절 단위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일제강점기를 지나는 현대 국어 자료에서도 현재 인터넷 종결어미 '음/-ㅁ'의 쓰임 양상과 유사하게 서술격 조사 등을 생략하고 명사형 전성 어미로 문장을 끝맺은 사례 또한 확인된다.
(14) 제3조 大韓民國의 人民은 男女 貴賤 及 貧富의 階級이 無하고 一切 平等임.
(15) 제8조 大韓民國은 舊皇室을 優待함.
(14), (15)는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대한민국 임시 헌장'에 수록된 조항이다. (14)에서 '一切 平等'은 서술어 자격을 받는 명사구이고, 이 명사구 뒤로 서술격조사 '이(다)'의 어간에 명사형 전성 어미 '-(으)ㅁ'가 결합되었다. (15)는 (11)~(14)와 달리 서술격 조사가 노출되지 않았지만 명사형 전성어미로 문장이 종결된 예시로, 명사 '優待'와 접미사 '하다'가 결합된 동사 '優待하다'에 '다'를 생략하고 명사형 전성 어미 '-(으)ㅁ'가 결합되었다. (11)~(15)는 종합하여 현대 인터넷 한국어 화자들이 인터넷 종결어미 '음/-ㅁ'을 쓰는 모습이 세대를 거쳐 점진적으로 나타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위의 논의를 종합하여, 3.6.에서 인터넷 종결어미 '음/-ㅁ'은 일본어에서 이와 대응되는 표현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일제의 잔재적 표현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러 세대의 국어 자료를 검토하여 확인한 결과 '음/-ㅁ'은 지금과 세부적인 활용 양상에 차이가 난다 하더라도 한국어 문장에서 아예 쓰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현대 국어로의 변천 과정에서 명사형 전성 어미를 결합하여 명사(구) 등의 기능을 부여하는 등 문장을 풍부하게 쓰려는 시도가 명시적으로 존재했다. 현재의 인터넷 종결어미 '음/-ㅁ' 또한 그러한 측면에서 인터넷 화자들도 타인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시도된 독특한 문장 구성 방식의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수정1) 일부 잘못 쓴 단어들 수정
15세기 명사형 전성어미 -옴/-움 -> 17세기 이후 -기,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