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듀얼 상황)
오리피아
LP : 8000
패 : 5장 ([하루 우라라]/[샤리 군관]/[이쿠라 군관]/[말살의 지명자])
몬스터 존 : [공모군관-시라우오형특무함](공격 표시)(ATK 2450)
마법/함정 존 : 카드 없음
필드 존 : [군관처-『카이센』](앞면 표시)
제외 존 : 카드 없음
하준
LP : 8000
패 : 5장 (정보 불명)
몬스터 존 : 카드 없음
마법/함정 존 : 카드 없음
필드 존 : 카드 없음
제외 존 : 카드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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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시티의 한 듀얼 필드에서 벌어지는 두 명의 듀얼리스트의 양보 없는 듀얼.
첫 턴부터 [붉은 샤리 군관]의 효과를 사용해, 엑시즈 소환으로 필드를 채워 나가는 오리피아는, 단 한 톨의 밥알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손의 감각만을 사용해 초밥을 만드는 장인에 빙의한 것처럼, 듀얼 필드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군관] 덱이 자랑하는 스페셜 오마카세의 시작을 알리며, 마치 산 속에서 무공을 단련하다 세상에 내려와 사람들 틈에서 조용히 살아가다, 세상과 생명을 위해 자신의 힘을 발휘해야 할 때가 찾아왔음을 깨닫자, 이 세상과 생명을 위해 자신이 단련한 무공을 사용해, 세상을 지금보다 더 윤택하게 만든 뒤, 다시 평범한 사람들처럼 조용히 일상을 보내는 은둔 고수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오리피아라는 은둔 고수가 대접하는 거대한 뱅어 군함말이 초밥의 형상을 띤 몬스터, [공모군관-시라우오형특무함]의 등장에, 거대한 뱅어 군함말이 초밥이 자랑하는 웅장한 분위기를 느낀 하준은, 지금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사람이 절대로 평범한 듀얼리스트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지금 이 듀얼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으리라 다짐하였다.
하준이 결심을 굳힌 듯한 진지한 표정을 지은 것을 본 오리피아는, 마냥 귀여운 소년일 줄로만 알았던 하준이 듀얼리스트가 가진 투지라는 이름의 불꽃을 이글거리는 것을 느끼자, 투지를 불태우는 하준에게 감응이라도 한 듯이, 자신 역시 듀얼리스트로써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으리라 다짐하며, 듀얼리스트로써 마음 속에 품고 있는 투지라는 감정에 불을 붙였다.
두 명의 듀얼리스트가 서로 강렬한 투지를 불태우자, 듀얼 필드에서 듀얼을 지켜보던 관객들은, 저 두 사람이 듀얼리스트로써 한 뼘 더 성장한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마치 대견하게 자란 자식을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모와도 같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시큐리티 포스] 업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우연히 듀얼 필드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듀얼을 관람하고 있는 상황을 목격한 김철수와 후우리 커플.
이들은 듀얼 필드에 있는 관객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관객들에게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듀얼의 모든 과정을 듣자, 저 상황에선 [증식의 G] 같은 패 트랩 카드들로 상대의 플레이를 견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왠지 모르게 리얼리스트 느낌이 풀풀 풍기는 멘트를 내뱉었다.
철수가 내뱉은 리얼리스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멘트에, 관객들의 표정은 급격하게 일그러지며, 리얼리스트 느낌을 풀풀 풍기는 철수를 타박하기 시작했다.
"꼭 저렇게 리얼리스트 티를 내야 성에 차나..." (제퓨티)
"아니, 왜?! 저기에 [증식의 G] 던져서 견제하는 게 뭐가 어떻다고?!"
"하여튼 쟤는 듀얼을 하거나 다른 사람 듀얼을 보면 자기가 리얼리스트라는 걸 증명해야 속이 뚫리나. 준이 패에 [증식의 G] 같은 카드가 없을 수도 있고, 아니면 오리피아의 듀얼을 순수하게 즐기기 위해 일부러 패에 쥐고만 있을 수도 있는데, 저기선 뭐 [증식의 G]나 [하루 우라라]로 견제를 해야 한다느니 하는 소리를 꼭 해야 성에 차겠어?" (스트)
"저, 저기요...??"
"하여튼 철수는 낭만을 몰라요. 준이가 한두 살 먹은 애도 아니고, 자기가 알아서 다 할 줄 아는데, 거기서 굳이 그런 훈수를 둬야 쓰겠어?" (림)
"저기요...??"
"여러분이 이해 좀 해 주세요. 우리 철수 씨가 듀얼은 잘 하는 편이고,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인데, 낭만이라는 단어랑은 거리가 좀 먼 사람이거든요."
"후, 후우리 쨩?!"
"초밥집에서 바퀴벌레 나오면 장사 접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위생 상식도 모르나." (호철)
"그러게 말이야. 하여튼 이럴 땐 눈치가 없어요." (수진)
"사람이 눈치가 있어야지 말이야. 어디서든지 리얼리스트 티를 내야 하는 병이라도 걸렸어?" (청월)
"저도 동감이에요. 위생 상태는 중대 문제인데, 거기서 [증식의 G]를 왜 언급하시는 건지..." (알리시)
"철수 씨는 사람은 좋고 듀얼 잘 하는 것도 좋긴 한데, 듀얼 관람할 때 가끔씩 눈치 없는 말이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신단 말이야." (마리아)
"마, 마리아 씨...?!"
"[군관] 덱에서 위생은 중대 문제입니다. 다른 덱들을 굴릴 때도 마찬가지지만, [군관] 같은 음식 컨셉 테마 덱을 다룰 땐, 위생에 더욱 신경을 쏟아 부어도 모자라요." (루카스)
"오빠 말에 동감이야. 리얼리스트 기질은 이럴 땐 좀 넣어 두시라구요. 눈치 없이 리얼리스트 티 내지 말고." (루시)
"말 잘 했어, 루시. 앞으로 조심하세요, 눈치 없는 리얼리스트 김철수 씨." (인제)
"아무래도 철수 씨는 위생 관념을 포함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생활 상식을 베르트랑 씨에게 더 많이, 더 철저하게 배워야 할 필요가 있겠어. 이 듀얼 끝나면, 바로 베르트랑 씨한테 가서 상식 공부 좀 빡세게 하자고." (후우리)
"너무해!!!"
하준과 오리피아가 벌이는 듀얼 첫 턴에서, [증식의 G] 같은 카드로 왜 오리피아를 견제하지 않는 거냐고 한 마디 했다가, 듀얼 필드에 모인 관객들에게 온갖 핀잔과 쓴 소리로 자신이 한 말의 대가를 되돌려 받는 철수.
후우리도 자기 남자친구가 듀얼은 잘 하는 편이고, 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이니만큼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긴 한데, 낭만이라는 단어랑은 거리가 무한 광년 정도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남자친구를 타박하는 관객들의 편에 서서 자신의 남자친구, 철수를 타박하는 행렬에 동참하였다.
이후 근처를 지나가다 우연히 듀얼 필드에서 듀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흥미를 느끼고 관객 대열에 합류하는 홍월, 나나, 알레한드로, 앤.
먼저 듀얼 필드에 와서 듀얼을 관전하던 관객들과 인사를 나눈 네 사람은, 현재 하준과 오리피아의 듀얼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그리고 듀얼을 관전하던 철수가 눈치 없이 [증식의 G]를 언급해서 되로 받아야 할 핀잔을 말로 받은 일까지 전해듣자, 듀얼이 재미있게 흘러가고 있는 것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한편, [군관] 덱이 나온 듀얼에서 눈치 없이 리얼리스트스러운 발언을 해서 빈축을 산 철수를 타박하는 행렬에 동참하여, 눈치도 코치도 밥 말아먹고 [증식의 G]를 언급해서 빈축을 산 철수에게 애정이 듬뿍 담긴 구박을 한 가득 선사해 주었다.
말 한 마디 잘못 꺼냈다가 되로 받아야 할 핀잔을 말로 받아버린 철수를 뒤로 하고, 다시 듀얼 필드로 시점을 옮겨 보도록 하자.
[공모군관-시라우오형특무함]과 [군관처-『카이센』]이 앞면 표시로 존재하고 있는 지금, 오리피아의 필드 위에 존재하는 [군관] 엑시즈 몬스터들은, 하준이 사용하는 카드의 효과로 파괴되지 않는 파괴 내성 효과를 얻게 된다.
[시라우오형특무함]이 지속 효과로 가지고 있는 이 파괴 내성은, [시라우오형특무함]이 필드 위에 앞면 표시로 존재하는 한, 필드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남는다.
상당히 골치 아픈, 공략하기 제법 까다로운 내성 효과로 하준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시라우오형특무함].
오리피아는 아직 자신의 턴은 끝나지 않았다고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말하며, 자신의 패에 존재하는 레벨 4의 화염 속성 일반 몬스터, [샤리 군관] 카드를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었다.
오리피아의 듀얼 디스크에 [샤리 군관] 카드가 꽂히자, 오리피아의 몬스터 존에 일렁이기 시작하는 밝은 빛의 길.
잠시 후, 밝게 일렁이는 빛의 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는, 거대한 김에 둘러싸여 있으며,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는 쌀로 만들어진 군함말이 초밥의 형상을 띤 몬스터, [샤리 군관]이었다.
[샤리 군관]이 오리피아의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내자, [샤리 군관]이 자랑하는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며 황홀감에 젖어드는 관객들.
이후 리얼리스트 철수를 제외한 모든 관객들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오늘 저녁은 초밥으로 정했다고 말하며, 모든 관객들의 눈에선 듀얼이 끝나면 반드시 초밥집에 들러 초밥을 사 가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불꽃이 이글거렸다.
관객들의 눈에서 강한 의지가 담긴 불꽃을 이글거리는 것을 본 오리피아는, 자신의 듀얼이 관객들의 마음 속에 잠자고 있는 투지를 일깨운 것 같다고 생각하며, 이후 이 듀얼에서 [군관] 덱을 사용하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하니, 입가에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절로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
오리피아는 필드 구축에 더욱 더 박차를 가하기 위하여, 패에 쥐고 있던 [이쿠라 군관] 카드를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었다.
[이쿠라 군관]은 자신 필드 위에 [샤리 군관]이 존재할 경우, 패에서 특수 소환할 수 있는 소환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 효과는 [사이버 드래곤]이나, 지금은 공식 듀얼에서 사용이 금지된 [크샤트리라 펜리르]가 가지고 있는 효과와 같은 룰에 의한 특수 소환이기에, 체인을 타는 소환을 막는 카드의 효과에 걸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오리피아의 필드에 [이쿠라 군관]이 모습을 드러내자, [이쿠라 군관]이 자랑하는 윤기가 좔좔 흐르는 신선한 연어알이 잔뜩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본 관객들의 입가에는 어느새 몸에서 생성되는 아밀라아제라는 효소를 가득 포함하고 있는 투명한 용액, 침이라고 하는 이름을 가진 자연산 액체가 잔뜩 고여 있었다.
[이쿠라 군관]이 자랑하는 윤기 좔좔 흐르는 연어알의 고운 자태를 본 하준은, 이 듀얼이 끝나면 자신도 초밥을 사 먹고 싶다는 강한 욕구에 휩싸였다.
[샤리 군관]에 이은 [이쿠라 군관]의 곱고 웅장한 자태로 관객들을 순식간에 매료시킨 오리피아.
오리피아는 필드 위에 특수 소환한 [이쿠라 군관]의 효과를 발동해, 자신의 덱 맨 위에 있는 카드 3장을 넘겨 보았다.
[이쿠라 군관]은 1턴에 1번, 자신의 덱 맨 위에서 카드를 3장 넘겨, 넘긴 카드 중에 [샤리 군관]이 존재하고 있으면, [샤리 군관] 카드를 패에 넣거나, 필드 위에 특수 소환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진 몬스터 카드이다.
만약 넘긴 3장의 카드 중 [샤리 군관]이 존재하고 있지 않다면, 넘긴 카드는 그대로 덱으로 되돌려 셔플한다.
오리피아는 떨리는 손으로 덱 맨 위에 있는 카드를 천천히 넘겨 보았고, 넘긴 카드 3장을 확인하자, 자신이 원하는 카드가 나오지 않았는지, 그 예쁜 얼굴에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잔뜩 묻어 나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이번에는 운이 영 안 좋네."
"대체 뭐가 넘겨졌길래 그래요?"
"[우니 군관], [해피의 깃털], [이쿠라 군관]. 3장의 카드 중 [샤리 군관]이 없으니, 이 3장은 룰에 따라 다시 덱으로 되돌려야지."
"아쉽다..."
장난끼라고는 단 1퍼센트도 존재하지 않는, 진심으로 아쉬움이라는 감정을 가득 담아 오리피아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하준.
오리피아는 언제나 운이 좋을 수만은 없는 법이라며,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넘긴 3장의 카드를 덱으로 되돌렸다.
3장의 카드가 다시 넣어진 오리피아의 덱은, 듀얼 디스크에 내장된 오토 셔플 기능으로 빠르게 셔플되었고, 오리피아는 비록 자신이 원하던 것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제법 괜찮은 필드가 완성될 것이라 말하며, 필드 위에 나타난 [샤리 군관]과 [이쿠라 군관], 두 [군관] 몬스터들로 엑시즈 소환을 실행하였다.
"이 이상 필드를 채우지는 못 하겠지만, 지금도 꽤 근사한 필드를 만들 수 있어. 그럼 난 레벨 4의 [샤리 군관]과 [이쿠라 군관]으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오리피아의 힘찬 엑시즈 소환 선언에, [시라우오형특무함]이 소환될 때와 마찬가지로, 필드 위에서 강렬하게 휘몰아치기 시작하는 블랙홀.
조금이라도 발을 들였다간 그대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이 블랙홀 안으로, 붉은 빛으로 변한 [샤리 군관]과 [이쿠라 군관]이 빨려 들어가자, 두 개의 붉은 빛을 빨아들인 블랙홀은 또 다시 웅장한 폭발음을 일으키며, 오리피아의 필드 위에 새로운 엑시즈 몬스터를 불러 내었다.
"오늘의 두 번째 메뉴를 소개합니다! 엑시즈 소환! 랭크 4, [노급군관-이쿠라형일번함]! 지금 입장합니다!!!"
오리피아의 간단한 소환 영창이 끝나자,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엑시즈 몬스터, [노급군관-이쿠라형일번함].
마치 거대한 크기의 검은 전함을 연상케 하는 웅장한 자태에, 관객들은 물론 오리피아와 듀얼을 하고 있는 하준도 눈을 떼지 못했다.
거대한 선체에는 하얀색 글씨로 연어알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 이쿠라(いくら)가 적혀 있으며, 배 위에는 윤기가 좔좔 흐르는 붉은 연어알이 빈 틈 없이 꽉꽉 채워져 있다.
[노급군관-이쿠라형일번함]이 오리피아의 필드 위에 등장하자, [이쿠라형일번함]이 자랑하는 웅장한 위압감에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놀란 토끼 눈을 하며 듀얼 필드를 바라보기만 하는 관객들.
오리피아는 관객들이 지금 자신이 지금 펼치고 있는 듀얼을 매우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는 사실에, 지금 눈 앞에 있는 하준과도 같은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함이 가득한 미소를 띠며, 엑시즈 소환에 성공한 [노급군관-이쿠라형일번함]의 효과를 발동하였다.
[노급군관-이쿠라형일번함]이 엑시즈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발동할 수 있는 몬스터 효과는, 바로 [샤리 군관]을 엑시즈 소환의 소재로 사용했을 경우, 덱에서 카드를 1장 드로우한다는 [군관] 엑시즈 몬스터 공통 효과와 함께, [이쿠라 군관]을 엑시즈 소환의 소재로 사용했을 경우, 자신은 1번의 배틀 페이즈 중에 2회 공격할 수 있다는, 듀얼 몬스터즈에선 보기 힘든 편에 속하는 더블 어택 효과가 부여되는 효과.
[이쿠라형일번함]의 효과로 드로우한 카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오리피아는, 자신의 패에 쥐어져 있는 카드 중 2장의 카드를 마법/함정 존에 세트하며, 자신의 턴은 이것으로 끝났다고 선언하였다.
[시라우오형특무함]에 [이쿠라형일번함]이라는, 두 대의 거대한 군함말이 초밥의 형상을 띤 [군관] 몬스터 둘을 꺼내놓고 턴 엔드를 선언한 오리피아는, 마음 속으로 나지막하게 이제 하준이 어떻게 나올 지 지켜볼 차례라고 읊조리며, 하준이 펼칠 듀얼을 감상하기 위해 듀얼 필드에 시선을 집중하였다.
오리피아에게서 턴을 넘겨받고, 덱에서 카드를 드로우한 뒤, 드로우한 카드를 패에 넣고 패를 천천히 훑어보는 하준.
하준은 자신의 패에 쥐어져 있는 여섯 장의 카드들이 모두 전개에 특화되어 있는 패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오리피아가 마법/함정 존에 깔아놓은 2장의 리버스 카드 중 어떤 카드가 자신의 플레이에 제약을 걸 카드일 지 모르니, 오리피아의 동태를 유심히 살펴 신중하게 움직이겠다는 계획으로, 자신의 패에 쥐어진 카드 한 장을 자신의 가장 왼쪽에 있는 마법/함정 존에 끼워 넣었다.
"그럼 갈게요, 오리피아 누나! 전 패에서 펜듈럼 몬스터, [마계극단-커튼 라이저]를 펜듈럼 존에 세팅하겠어요!"
"[마계극단] 덱이구나...!!!"
평소에 자주 사용하던 파워 중심의 싱크로 덱인 [레드 데몬] 덱이 아니라, 몬스터와 마법, 함정을 적재적소에 사용해, 어떤 상황에서든지 대응할 수 있는 트리키한 플레이를 구사해야 하는 펜듈럼 덱, [마계극단] 덱을 선택한 하준.
[커튼 라이저] 카드가 하준의 펜듈럼 존에 세팅되자, 하준의 필드 위에 솟아오르는 푸른색 기둥.
잠시 후, 기둥 안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몬스터의 정체는, 바로 거대한 서커스 텐트를 몸에 두르고 있으며, 텐트의 맨 위쪽 부분에 두 개의 손이 달려 있어, 얼핏 보면 기괴한 느낌이 들 수 있는 외눈박이 악마의 모습을 띤 몬스터, [마계극단-커튼 라이저]였다.
[커튼 라이저]가 하준의 펜듈럼 존에 모습을 드러내자, 망설임 같은 건 애초부터 없었다고 말하는 것처럼, 자신만만한 말투로 [커튼 라이저]의 펜듈럼 효과 발동을 선언하는 하준.
[마계극단-커튼 라이저]가 가지고 있는 펜듈럼 효과는, 바로 자신 필드 위에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펜듈럼 존에 존재하는 이 카드를 몬스터 존에 특수 소환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전개 효과였다.
이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전개 효과를 매번 사용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마계극단] 뿐만이 아닌 다른 덱에서도 전개 요원으로 불려갈 것이 불 보듯이 훤했기에, [커튼 라이저]가 가지고 있는 펜듈럼 효과는 듀얼 중 단 한 번만 발동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디메리트 효과가 걸려 있다.
물론 이런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디메리트 효과가 걸려 있긴 하지만, 일부 듀얼리스트들은 이 강력한 디메리트를 감수하고서라도, 전개 효과 하나만으로도 [커튼 라이저]를 채용할 여지는 충분하다며, [커튼 라이저]를 자신의 필드 전개를 도와주는 용병으로 채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준의 효과 발동 선언이 끝나자, 빛의 기둥 안에서 힘차게 점프해, 마치 슈퍼 히어로가 착지하는 모습처럼 가뿐하게 필드 위에 착지하는 멋드러진 모습을 보여주는 [커튼 라이저].
그래도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서 받은 충격을 전부 감수해내지는 못했는지, 하준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커튼 라이저]는, 슈퍼 히어로 랜딩 포즈를 취하기 위해 지금껏 참고 있다가, 긴장감이라는 감정을 완전히 내려 놓으니 갑작스레 찾아온 고통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필드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자신의 몸에 찾아온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아이고, 내 무릎이야!!! 이번엔 좀 간지나게 등장하고 싶어서 간지나게 등장하긴 했는데, 막판에 그 간지가 다 깨네!!!"
"괘, 괜찮아요?! [커튼 라이저]?!"
"아으, 삭신이야... 다음에는 그냥 평범하게 등장해야겠네. 나도 [빅 스타] 선배처럼 멋지게 등장하고 싶었는데, 역시 난 내 분수에 맞는 등장을 해야 좋겠어."
"하하하..."
[커튼 라이저]가 필드에 등장한 이후 찾아온 고통으로 인해 "너 자신을 알라"는 유명한 옛 격언을 떠올리며 자신의 분수를 알자, [커튼 라이저]가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본 하준은 멋쩍은 듯이 "그저 웃지요..."라고 말하는 표정을 지으며, 이마에서 한 방울의 식은땀을 흘렸다.
아무튼 [커튼 라이저]의 소환에 성공했으니, 이제는 전개를 이어 나아가야 할 때.
하준은 방금 전 필드에 나온 [커튼 라이저]에게, 이제 막 필드에 나왔는데 엑스트라 덱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아 미안하다며, 필드 위에 나오자마자 필드 위를 떠나야 하는 [커튼 라이저]에게 진심을 가득 담은 사과의 말을 건넸다.
[커튼 라이저]는 자신의 몸에 두르고 있는 서커스 텐트 맨 위쪽에 달린 양 손에서 엄지손가락을 추켜 올리며, 이따 다시 한 번 필드 위로 불러만 달라는 말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커튼 라이저]의 진심이 가득 담긴 말에 미소를 지으며, [커튼 라이저]를 사용해 링크 소환을 실행하는 하준.
필드 위에 미래로 향하는 길을 잇는 링크 서킷이 모습을 드러내자, [커튼 라이저]는 보라색의 한 줄기 빛이 되어, 매우 활기찬 몸놀림을 선보이며 링크 서킷 안으로 뛰어 들었다.
[커튼 라이저]가 변형된 보라색 빛은 링크 서킷에 새겨진 방향 중 가장 아래쪽 방향(↓)에 부딪혀, 아래쪽 방향 마커(↓)에 붉은색의 빛을 점등하였고, 불빛이 점등된 링크 서킷은 환한 빛을 뿜어내며, 하준의 엑스트라 몬스터 존에 새로운 몬스터를 불러 내었다.
"소환 조건은 [마계극단] 펜듈럼 몬스터 1장! 서킷 콤바인!"
"링크 소환이라...!!!"
"링크 소환! 어서 오세요, 링크 1! [마계극단-하이퍼 디렉터]!!!"
"[하이퍼 디렉터], 지금 등장하였도다."
링크 서킷 안에서 강렬하게 비추는 빛의 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는, 바로 [마계극단] 덱의 핵심 카드이자, [마계극단] 덱의 둘밖에 없는 링크 몬스터 중 하나인 몬스터, [마계극단-하이퍼 디렉터].
모든 [마계극단] 몬스터들이 가지고 있는 문양을 자신이 입고 있는 양복에 새긴 외눈의 노인 모습을 띤 이 몬스터는, 무대 뒤에서 [마계극단] 몬스터들이 펼치는 화려함 가득한 쇼를 총괄하는 감독의 자리에 앉아 있는, [마계극단]에게 있어 반드시 필요한 존재.
왼손에는 [마계극단] 몬스터들이 펼치는 쇼의 대략적인 스토리가 쓰여진 [마계대본]을 꼭 말아쥐고 있는 [하이퍼 디렉터]는, [마계극단] 몬스터들이 무대에서 펼치는 화려한 쇼를 아무런 사고도 일어나지 않고, 쇼를 보여주는 [마계극단]의 단원들, 그리고 [마계극단] 단원들이 펼치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무대를 관람하는 모든 관객들의 안전을 위해, 오늘도 무대 뒤에서 [슈퍼 프로듀서], [리버티 드라마티스트]와 함께 [마계극단] 단원들이 서게 될 무대를 동분서주한다.
단원들과 관객들이 함께 만들어 갈 무대를 더욱 안전하게 하기 위해, 오늘도 단원들과 함께 바쁘게 움직이는 [하이퍼 디렉터]가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내자, 엑스트라 몬스터 존에 링크 소환된 [하이퍼 디렉터]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하준.
[하이퍼 디렉터]는 겉보기에는 단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엄격한 디렉터의 모습을 띠고 있었지만, 무대 밖에서의 그는 쇼를 준비할 때와는 다르게, 다른 이들에게 매우 인자한 할아버지와 같은 모습을 띠었다.
덕분에 [하이퍼 디렉터]는 [마계극단] 단원들에게 매우 좋은 평판을 얻고 있으며, [하이퍼 디렉터]가 디렉팅에 참여한 쇼를 관람한 모든 관객들은, [하이퍼 디렉터]와 [리버티 드라마티스트], [슈퍼 프로듀서]가 무대 뒤에서 단원들과 자신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들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보니 반갑구나, 준아."
"네, [하이퍼 디렉터] 님."
"이번 상대는 [군관] 덱을 사용하는 듀얼리스트로군. 화려한 쇼를 더욱 즐겁게 즐기기 위해선, 가벼운 먹거리도 필요한 법이지."
"방심하지 마세요. 오리피아 누나랑은 처음 듀얼하는 거지만, 오리피아 누나한테선 듀얼리스트의 뜨거운 투지가 느껴지거든요."
"나도 그걸 느끼고 있단다. 마음 속에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으나, 그 슬픈 사연을 딛고 일어나 밝은 길로 향하는, 그 누구보다 강인함을 자랑하는 불굴의 의지. 저 젊은이에게선 그것을 느낄 수 있구나."
"저도 마찬가지예요. 오리피아 누나가 비록 샤키르 나셸이라는 악한 사람을 아버지로 두었다 해도, 오리피아 누나는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당당히 걸어 나아가고 있어요. 자신의 아버지가 악한 사람인 것에 연연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걷는 오리피아 누나가, 전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나도 너와 같은 생각이란다. 샤키르 나셸은 잘못된 선택으로 사악(邪惡)이라는 이름을 가진 패도(霸道)의 길에 발을 들여 놓았고, 지옥이라는 공간에서 자신이 벌인 일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지. 하지만, 오리피아라는 저 젊은이는, 자신의 아버지가 사악한 길을 걸었다고 할 지라도, 자신은 왕도(王道)라는 이름을 가진 선(善)의 길을 걸으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올바름을 보이고 있으니, 저 젊은이의 앞에 펼쳐질 길이 어떨 지 기대되는구나."
오리피아의 생물학적 아버지이자, 한 때는 이 세상을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고 지배하려 했던 악의 조직, [암흑 날개]의 수장, 샤키르 나셸이 걸었던 사악(邪惡)이라는 이름의 패도(霸道)와는 그 궤를 달리하는 선(善)이라는 이름의 왕도(王道)를 걸으며, 자신이 행해야 할 일에는 발 벗고 나서서 행하는 오리피아의 모습에 대견함을 느끼고, 앞으로 오리피아가 걷게 될 왕도(王道)에 좋은 일만이 가득 하기를 빌어주는 하준과 [하이퍼 디렉터].
오리피아 역시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일 뿐인 인간 쓰레기보다 못한 존재, 샤키르 나셸이라는 사람과는(어차피 사생아라 호적에 올라가 있지는 않지만.) 호적상으로든 마음 속으로든 완전히 연을 끊어 버린 지 오래였고, 그것은 오리피아 뿐만이 아닌, 샤키르에게서 태어난 다른 일곱 명의 사생아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비록 사악(邪惡)의 길에 발을 들여 지옥이라는 공간에서 영원한 고통을 받게 되고, 자신이 태어난 나셸 가문에서도 그 존재가 완전히 멸해버린 샤키르의 사생아들이긴 하나, 어찌 되었든 나셸 가문의 피가 흐르고 있는 다른 사생아들 역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조금씩의 차이는 있다 할 지라도, 결국 샤키르 나셸이라는 사람 자체를 끊어낸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SEM 컴퍼니의 대표직을 맡고 있으며, 샤키르의 조카라고 할 수 있으나, 법적으로도 혈연적으로도 샤키르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린 오벨리우스 나셸, 통칭 오벨 CEO는, 샤키르의 여덟 사생아들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이들이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늘도 여러 도시를 동분서주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과연 이 여덟 명의 형제자매들의 삶에는 앞으로 어떠한 길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그리고, 하준과 오리피아가 펼치는 이 듀얼은, 과연 어떠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인가.
두 사람이 펼치는 듀얼 이야기는, 이후 이야기에서 계속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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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45화 연재 완료!
이번 편도 오리피아 턴을 끝내고, 준이의 첫 번째 턴을 진행하는 와중에 끊게 되었네요.
이번 듀얼이 과연 몇 편이나 이어질 지...
그럼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오늘의 교훈(?) : 군관 덱을 사용할 때는 덱의 위생 상태를 주기적으로, 매우 꼼꼼하게, 또 철저하게 관리합시다!!! (위생은 중대 문제이니까요!!!)
키토칼로스 군관님이였으면 위생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텐데
유감스럽게도 키토네 아이들이 자꾸 군관을 무전취식해서 키토가 잘렸다네요
초밥집 주인이 손님들께 대접해야 할 초밥을 자기가 자꾸 먹어서 없애 버리면 장사 못 합니다. (단호)
진짜로 언제 한 번 샤키르의 심리도 조금 다뤄봐야하나 싶네요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