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현실주의자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품자.
-작자 미상.
이야기라는건 보통 와전이 되기 십상이다.
중간에 무언가를 빼먹었거나, 아니면 목격자들의 이야기들이 혼재되어 있어서 정보가 섞여들어 갔을 경우에 더욱 그래서 전달이 엉뚱하게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같은 상황을 다르게 설명하기도 하고 아니면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을 전하기도 한다.
"어? 극단 들었네? 엘렉써 엘렉! 펜듈럼 쓰면 엘렉트럼이지! 아니면 언체인드도 같이 쓰던가." (앤)
"코믹 릴리프는 어따 팔아치운거야? 전설을 동경한다면 그 카드를 직접 써봐야지!" (나나)
"어? 나나 언제왔어? 그리고 그건 또 무슨소리니?"
"아니 청월 언니 연락받고 왔지! 인원수 채워달래서 왔더니 사람 너무많은데? 도대체 연락을 얼마나 돌린거야?"
"이거 근데 낭만같은게 아니라 그냥 못하는..."
"아니 야 앤 진정해봐. 아이고 죄송해요. 앤 챙기는게 정말로 힘드네요..."
"너네도 리얼리스트니? 애들 노는데 같이 어울려줘. 분위기 깨질라."
"아뇨 그냥 쟤네 원래 저래요..."
가령 이렇게 연락 받고 합류한 앤과 나나가 이 놀자판에 합세해서 분위기를 저세상으로 보내려하다가 겨우 제퓨티가 말려서 어찌저찌 수습이 된다든가
"우우~~ 쓰레기 자식~~"
"애들 재롱잔치에 안놀아주는~~"
"아니 너무 리얼리스트 티를 내는거 아니야? 산전수전 다 겪어서 그럴순 있다 쳐도."
"야. 진청월 너 끝나고 따로 보자. 진짜 이거 너무한거 아니야?"
"하하 미안해.. 단순히 설명 하는 역할좀 맡아달라 했는데 이런 반응은 나도 예상 못해서 말이야."
하준이 듀얼하는거 연출 보조로 갔다가 본인만 덤탱이써서 곤란해져서 약간은 삐진듯한 김철수여서 나중에 후우리와 진청월이 달래줄 정도였다든가
"그래서, 오늘 저녁에 일이 있으니 와달라고요?"
"맞아. 자료 분석좀 해달라고. 아마 자고 갈 수도 있어. 오래 걸릴 수 있거든. 시간 남아 있으면 딴거 하고 오던가."
"알았어요 벨. 짐 다 싸면 연락할께요."
"그전에 걔한테 미리 이야기하고 왔어? 걔 혼자 있으면 좀 불안해 했었잖아."
"이미 했어요. 그리고 그 아이도 이젠 상태 괜찮은지 혼자서도 잘 지내는거 같고요."
굳이 따로 언급을 안해도 처음부터 외박하기로 결정나있던 상황이라든가. 대충 이런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었다고. 그래서 그런지 하준과 오리피아의 듀얼이 끝나고 난 다음 시간이 남은 김철수는 하준에게 이번 듀얼에 대한 뒷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형 괜찮아요? 보니까 많이 힘들어 하던데."
"으어어어 대본 나온대로 했을 뿐인데 이게 무슨 반응이야? 죽다 살아났네 정말."
"대본이래봤자 몇줄 안되잖아요. 그 유마씨와 이야기 나눌때 형이 생각났어요. 운명이 주는 난관에도 기죽지 않고 돌파해 나갔잖아요. 아마 다른 사람들도 이해해 줄꺼에요."
"걱정마. 걔네들도 진심 아니더라. 맞장구 칠때 표정 보는데 뒤에서 웃고있더라. 근데 다시 생각해봐도 뒷목땡기잖아...."
"어이, 안갔네? 오늘 일 있다고 들어서 먼저 갈 줄 알았는데. 곧 해 질텐데 같이 저녁 먹을래? 다들 초밥 먹으려는거 같던데."
"제퓨티? 여기서 뭐해? 학원은 어쩌고?"
"오늘 학원 안하는 날이라. 루카스가 쏜다는데 1인분 더 시켜?"
"그럴까? 가는 길에 너네 집 있지 않아? 중간에 들르면 되겠다."
그렇게해서 저녁에 다들 초밥으로 대동단결해서 손님까지 불러들여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트와일라잇 시티 정류장 근처에 사는 제퓨티네에서 손님 김철수와 제퓨티 가족이 모두 함께 초밥 세트 여러개와 돈까스, 메밀소바까지 합쳐서 배부르게 먹으면서 각자 이야기꽃을 피웠다고 한다.
"아니... 세상아.... 초밥만 시켜도 비싼데 돈까스 세트까지 시키면 내 지갑은 어쩌라고오오...."
"뭐 어때. 초밥만 먹으면 심심하잖아. 손님도 왔는데 잘 챙겨줘야지. 많이 먹어, 오늘 고생 많이 했잖아."
"그나저나 철수 너 최근에 에르빈 만났다고 하던데, 걔 요즘 뭐하고 지내? 문라이즈 시티에서 요즘 통 안보이고 연락도 안되서 뭐하고 지내는지 궁금해 죽겠는걸..."
"에르빈? 호텔에서 엘레나씨 일 도와주고 있어. 둘이 자매더라고. 예전에 그 꼬마애가 몰라보게 클 줄이야."
"어 진짜야? 너 예전에도 에르빈과 만난 적 있었어? 신기한걸?"
"어라, 후우리씨는 안왔어요? 같이 오지 그랬어요. 둘이 그렇게 사이가 가까운데."
"걔는 피곤해서 일찍 잤어요. 악몽에 시달려서 그런지 가끔씩 푹 잘 때가 있으니까요. 그나저나 루시씨, 저희... 어디선가 본 적 있지 않아요?"
"아 어디보... 악!! 설마 그 때 그 걸로 아직도 감정 남아있는건 아니겠죠? 아하하하... 나나씨가 너무 반갑다고 흥분해서..."
"명석씨 그때 죽는줄 알았대요. 뭐 확실히 그 당시에는 많이 고생 했으니..."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 루카스의 한탄을 뒤로 한 채 김철수에게 궁금한게 많은 루시와 제퓨티는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 하나씩 물어보고 있었다. 꽤나 친한 사이인지 제퓨티와 김철수는 여기서 멈추지않고 분위기를 이어서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에스트렐라씨가 널 걱정하는거 같더라. 너 너무 현실에 치여 사는거 같다고. 가끔씩 여유를 가지고 낭만을 챙기는 것도 방법일지도 몰라."
"듀얼 말이에요? 그런거라면 철수씨도 낭만이 없진 않을텐데요? 저 사람도 남들 안쓰는 카드 자기가 좋아한다고 실전에서 넣어서 재미 많이 보고있잖아요. 지금도 들고 있지 않아요? [드래곤메이드 라도리]하고 [붉은 벚꽃]"
"아 이거? 맞아요. 제가 좋아해서 넣고 있죠. 뭐, 준이도 프리티 히로인 엄청 좋아하는거 처럼 저도 이 카드들이 좋아서 쓰고 있는거니까요."
"걔도 아직 어린 애야. 니가 도울 수 있으면 도움 주면 좋을거 같은데. 준이가 확실히 [마계극단의 게네프로]하고 [마계대본 "드라마틱 스토리"]를 잘 못쓰는 거하고 [마계극단 - 슈퍼 프로듀서]를 부를만한 상황에도 디메리트 걸려서 못 부른다든지 어딘가 미숙한 면이 있거든."
"마계극단하면 앤이 잘 알텐데 걔한테 찾아가라 할까나..."
"걔는 앤 엄청 부담스러워해. 그리고 앤은 준이 보자마자 순수 극단이면 [헤비메탈포제 엘렉트럼]부터 집어넣으라고 영업할껄?"
"그리고 앤의 마계극단은 아무나 따라 못할정도로 많이 독특하고요."
"뭐, 너의 낭만은 우리하고는 좀 다르니까 뭐라할 생각은 없지. 잘가. 만나서 반가웠어. 다음에 또 보자고."
그렇게 왁자지껄 이야기 하면서 어느새 초밥과 세트메뉴를 다 먹어가는 일행들은 그렇게 좋은 분위기도 잠시, 어느샌가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제퓨티 가족과 좋은 추억을 쌓아서 고맙다고 인사를 남긴 김철수는 자신의 짐을 챙기고 가정집을 나와서 마녀 벨이 알려주는 곳으로 데려다 주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가 도착하기까지 시간은 꽤나 남은 상황. 그래서 그런지 김철수는 시계를 보면서 조용히 자신의 낭만과 전설의 듀얼리스트들에 대해서 생각하는 와중에 우연히 지나가던 진홍월과 마주쳤다고 한다. 낮에도 본 적이 있던 사이인 두 사람은 김철수의 버스 시간이 아직 멀었다는걸 확인 한 후 정류장 안 카페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으아아아악! 미래룡황 호프다!! 저게 바로 그!'
'저게 바로 그!'
'매우 충격적이지 아니할수 없는 몬스터! 미래를 상징하는! 무려 레벨이 없는 엑시즈와 엑시즈로 엑시즈를 하다니! 대단해!'
'야 니네 너무 오바하는거 아니야? 저거 처음보는것도 아니고 왜이렇게 호들갑이야?'
"어 널 여기서 다 볼줄이야? 오랜만이야. 시큐리티 포스 우주 본부에서 만났을 때가 언제였더라. 어디 가니?"
"일이 있어서요. 누가 불렀거든요. 아마 자고 올 수도 있어요. 꽤나 긴 작업이 될꺼라나 뭐라나."
"고생 많이하네. 다들 미래룡황 볼때 놀라는 분위기던데 너 혼자 침착하더라. 혹시 처음 본 게 아니니?"
"링크로도 엑시즈하기 시작한지도 오래인데 엑시즈끼리야 뭐. 미래룡황 자체는 예전에 본 적 있어요. 체스터 팀장님이 쓰고 다니는걸 봤거든요."
"전설의 듀얼리스트에 대해서 알고는 있었니? 역사 시간에 준이가 배웠다고 자랑하더라고."
"대충은요. 그냥 신경을 안쓰고 있었죠. 남의 이야기일테니까요."
"에이 너무 그렇게 냉정하게 선긋지마.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이잖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제 주변 사람들이 자꾸 상처받고 저도 죽을 고생을 하고 저희 앞길은 가시밭길이라고 정해진 거 같단 생각이 들때도 있어서요."
전설의 듀얼리스트. 낮에 강유마가 직접 나타난 것 처럼 예전에 역사를 남긴 듀얼리스트들을 전설의 듀얼리스트라고 부른다고. 김철수도 그 개념에 대해서 아예 모르는 게 아니라 저런 사람을 눈 앞에서 봐도 전혀 낯선게 아닌 그였지만 어째선지 김철수가 생각하는 '전설'은 확실히 남들과는 조금 다른듯 해 보였다.
'시끄러워! 이 시시한 듀얼은 전면 금지한다! 이제 우리 쌀국수단이 통치할 것을 선언한다!'
'다크 다이브 봄버의 참극을 잊어버린 것이냐!!!!!'
'키류가 팀 새티스팩션의 리더다! 시큐리티 포스를 습격한건 나머지 3명이야! 나는 상관없어!'
'MAD이기 때문이냐!' 'MAD이기 때문이다!'
'야 임마 그러니까 저건 성방이라고 했잖아!'
"음 그러니까 저런 엉뚱한 전설들도 있을 법 하다는거지?"
"아마도? 뭐 실제론 없는 일이겠지만요."
"아하하하.... 너한테는 그런 역사가 크게 의미가 없겠지. 지금 너는 너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게 중요하니까."
"그래서 실제로 제 눈앞에 나타나봤자 크게 동요는 안할 거 같아요. 그 사람들도 다 웃고 울고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니까요."
"그래? 그럼 한번 너의 이야기를 나중에 애들한테 들려줘봐. 다들 엄청 궁금해 하더라. 아마 많이들 좋아할꺼야. 무엇보다 니가 직접 해낸거잖아."
"티아라멘츠의 전설 맞죠? 한번 이야기를 정리해봄직은 하겠네요. 좋아요. 생각해볼께요. 근데, 초밥 먹는다 하지 않았어요? 왜 여기에 나와계신거에요?"
"나 초밥 안좋아해서. 파티만 즐기고 나왔어. 식당에서 혼자 따로먹으려고. 현월이도 데리고 나올라 했는데 기겁하면서 도망가더라."
"아하하하하.... 정말 쉽지않은 가족이야...."
그렇게 진홍월과의 이야기도 마친 김철수는 이제 버스 시간이 다가오면서 슬슬 자신이 일할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서 깨달은게 있는 듯해 보이는 김철수. 전설의 듀얼리스트는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간 이야기와 만들어 갈 이야기는 어떻게 기억될까. 그러나, 그는 만약 예전이나 지금이나 전설에 대해서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이렇게 대답할 지도 모른다.
"나는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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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전설인거 같은 외전이 빠르게 돌아왔습니다. 원래는 좀 더 길게 이야기하고 싶은데 사정상 짧게 끊고 가네요. 조금 아쉬운
그래서 작가 코멘트도 짧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 이후의 이야기는 금방 올라올 거 같으니 천천히 기다리시는게?
외전이나 저의 유희왕에 대해서 궁금한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번 궁금한게 있으면 댓글로 올리신다면 가능한 선에서 대답할 수 있으니 많은 관심을!
이번 에피소드에서 새롭게 알아낸 사실 : 루카스는 6인분이 아닌 7인분을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 지갑 탈탈 털려서 바람만 날리는 루카스 지못미...ㅠㅠ
7인분 + 돈까스 + 메밀소바 저정돈 되어야 지갑이 털리는
나는 전설이다 너는 전설이다 그냥 다 전설이다
"전설의 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