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잡음과 논란속에 섭종을 맞이하게 된 데스티니 차일드..............
스맛폰 가챠겜중에서는 비교적 초창기 작품에 속하는 편인데 섭종 이후에도
플레이는 가능하도록 접속을 막지 않을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접하고 찍먹이나
해보려고 설치후 깔짝깔짝 손대봤습니다.
..............좀 역설적인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다 망해가는 지금이야말로 데차
입문하기에는 가장 좋은 타이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유료로
풀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재화들이 인게임머니로 단 1원에 풀렸는데 싹싹 긁어
모으면 가챠 재화를 거의 70만개에 가깝게 가지고 시작할 수 있더군요. ㅎㄷㄷ
참고로 10연챠(+1)에 필요한 재화는 2700개입니다. 제법 넉넉한 양이죠.
이렇게 넘쳐나는 가챠 재화를 가지고 신나게 뽑기를 돌리니 참 신이 났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페그오 수앵얼 뽑겠다고 수십만원을 꼬라박은 저 자신이 겹쳐
보였습니다. 모바일게임 하기 전에는 분명 게임 타이틀 하나당 10만원을 넘게
투자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깟 데이터 쪼가리가 대체 어떤
마력을 품고 있기에 이렇게까지 사람을 홀릴 수 있는가.......... 돌 하나하나가
미칠듯이 비싸 1뽑조차 부담스러워 감질나게 만드는 페그오에서 잠시 벗어나
데차에서 뽑기를 미친듯이 돌려보니 한 가지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냥 가챠 자체가 겁나 재밌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그것도 꽤 높은) 일에 도전해서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을 때의 희열......!!!! 여태까지 게임은 플레이가
메인이고 가챠는 원하는 캐릭터를 100% 얻어 즐거운 플레이를 하는데에
걸림돌밖에 안되는 요소(콘솔게임은 조건만 충족하면 확실하게 동료를 얻을
수 있죠.)라고 여겼으나..........사실은 가챠 그 자체가 또하나의 컨텐츠였던
것입니다.이런 식으로 사람이 가챠의 노예가 되어가는 거였군요. ㅠ_ㅠ
수앵얼 천장까지 10뽑 남기고 뽑았을 때 저의 자아는 마음속으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무의식의 한편에서는 그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는 저 자신이
있었을 거라 상상하니 아주 살짝 소름이 끼치려 합니다.;;
딴건 모르겠고 그냥 올해는 제노비아랑 몰레를 무사히 얻을 수만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글을 마치기에 앞서 데스티니 차일드 플레이 소감을 짧막하게 적자면.........
같은 회사에서 나중에 만들어진 승리의 여신 니케는 데차의 거의 모든 문제점을
보완해서 나온 게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강의 골격은 비슷하나 전반적으로
후달리더군요.
저는 게임상에서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캐릭터들이 직접 움직이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느냐의 여부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요점은 캐릭터가 직접 몸을
움직여 적을 후려패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니케는 간신히 합격선에 듭니다.
엄폐물에 몸을 숨겼다 상체를 슬쩍 내밀어 사격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겸사겸사 엉덩이모핑도 ㅋㅋㅋ 허나 그러한 연출을 기대했던 저로서는 데차의
인터페이스를 보고 경악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들 두더지 게임 아시죠? 세팅된 구멍에서 무작위로 두더지가 튀어
나오면 망치로 내려쳐 잡는 게임. 데차 첫인상이 딱 그거였습니다. 5인이 팀을
먹어 적과 싸운다는 점은 니케랑 같지만, 아군이 적을 공격할 때랑 얻어맞을 때
이렇게 두 가지 경우 5인이 각자 아래쪽에 세팅된 자리에서 기본 일러스트를
그대로 우려먹은 상반신만 빼꼼 내밀었다 들어가는 게 전투연출의 전부입니다.
(정말 말 그대로 불쑥불쑥 나왔다 들어감;;) 적 아군 할 것 없이 서로 주고받는
공격은 전격 등의 이펙트로 때우고요. 주먹질? 칼질? 그런 거 없습니다. 그냥
푸슝 빠슝 지지직이 전부......-_-;; 일부 고레어 캐릭터들은 궁극기 쓰면
애니메이션 연출이 나오기는 하는데 그것마저도 연출 대부분을 참격 이펙트로
때우거나 굉장히 모호하게 묘사됩니다. 기껏 매력적인 캐릭터 일러스트를 들고
나왔는데도 게임 플레이상에서 그 매력을 뽐내지 못하는 셈이죠.
여기에 라투디 움직임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괴상함을 뽐낸다는 건 덤......
어쩌면 8비트시절 드래곤 퀘스트나 슈로대같은 고전겜 갬성을 의도한 게 아닐까
싶기는 합니다만 결과적으로 게임 플레이는 겁나 재미없었습니다. 그래서 전투는
그냥 덤이고 그 모든 조작이 오직 가챠에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한 과정일 뿐인 셈입니다.
그야말로 주객전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근데 페그오도 앞서 언급했듯 점점 가챠가
메인이고 전투는 성정석 캐는 용도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걱정이......;;; 그나마
스토리를 통한 서사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의 깊이가 차원이 다르게 만들어준다는
점이 다행입니다.
아무튼 데차는.................
그냥 이렇게 놀고 있습니다. 늘 하던 짓 ㅋㅋㅋㅋ
웃기는 건 처음 구글 메인 아이디로 연동해서 시작했을 땐 그 썩어 넘쳐나는
재화를 다 퍼부었는데도 얘네를 못얻어가지고 한그오 세컨 돌리던 계정으로
다시 시작한 결과물이 바로 이거라는 거.....-_-;;;; 어떤 의미에선 1회짜리
리세마라인 셈입니다. 역시 가챠의 세계는 무섭습니다. ㅎㄷㄷ
니케는 페이트 패러디 짤도 보고 했지만 일러스트가 예쁘긴 한데 계속 게임하자니 뭔가 어색하게 느껴져서 놓게 되더군요 블아도 캐릭터는 처음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고 스토리도 좋대서 하려고 하는데 결국 세 번이나 다시 접었고 사람 취향이라는 게 본인인데도 잘 모르겠습니다
니케는 스마트폰 건슈팅을 표방하고 나왔지만 막상 실제로 손컨 하려고 하면 여러가지로 불편해서 어지간하면 오토 위주로 돌리게 됩니다. 블루 아카이브는 캐릭터랑 스토리는 좋은데 페그오처럼 스토리랑 솔플 원툴로 가기에는 PVP나 상대평가가 눈에 밟히고, 그렇게 PVP와 랭킹전 위주로 게임을 만들어놓고는 뭔가 플레이어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이 정신적 피로를 느끼게 합니다. 사실 니케도 PVP쪽은 그토록 뽑기 힘들다는 필그림 애들이 깆춰지지 않으면 아예 도전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에서 사정이 딱히 나을 건 없지만요. ㅎㄷㄷ
가챠겜이 젤 착해질때는 숨지기 직전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죠ㅋㅜㅜ 저도 게임은 무조건 콘솔이지! 모바일겜따윈 소장도 못하고 그래픽은 쓰래기에 컨텐츠도 거지인데 대체 왜 함? 뭐 이런 거만하기 짝이 없는 스텐스로 모바일겜에 돈 쓰는걸 극혐하던 게이머였던지라 페그오 트럭사태때 오 이 겜 숨지겠다 ㅋㅋ 하고 찍먹해봤다가 늪에 빠져버렸슴다ㅜ 가챠..넘모 재밌..
돌이켜보면 이제까지 평생 게임타이틀 구매에 쓴 돈보다 더 많은돈을 페그오에 박아버렸네요 넷마블이 너무 잘 수습해버려서ㅜㅜㅜ 근데 이래도 소과금 축에도 못낀다는게 이 얼마나 무서운 가챠의 세계인지 무섭슴다 ㄹㅇ 다만 요즘은 슬슬 콘솔도 초기예약이니 dlc니 뭐니해서 자꾸 추가과금을 유도하기 시작하는게 안전지대가 아니게 되어간다는 느낌임다. 이제 믿을건 닌텐도뿐인가..
불순한 동기로 페그오에 입문하셨군요.ㅋㅋㅋㅋㅋ 과연 페그오도 숨질 때 쯤 되면 돌을 막 풀면서 착해질지, 아니면 아예 접속도 못하게 막아버린 채 폐업할지 걱정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은 가챠의 재미를 이미 알고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문방구 앞의 뽑기기계 말이죠...... 초딩때 1주일 용돈이 1~2천원 선이었는데 장난감 뽑기 한 번당 1~200원이라 지금이야 그게 푼돈이지 당시에는 심리적 압박감이 장난 아니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콘솔쪽 DLC정책은 미완성 게임을 먼저 내놓고 내용물을 쪼개 팔아먹는다는 비판을 받는 걸 종종 봤습니다. 정확한 표현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