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의 말에,
그레이스 박사는
너무 놀라 말을 할 수 없었다.
최악의 상황,
그녀가 우려했던
가장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번 포럼을 만들기 위해,
아니, 포럼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로
작은 규모의 관계자 회의를 만들기 위해
거의 2년을 준비했다.
미국 정부와
유엔인권위를 설득하고,
미국 내 라티노 커뮤니티에 도움을 호소했다.
남미의 종교라고 할 수 있는
가톨릭의 힘을 얻기 위해
교황청과도 여러 번의 협의를 거쳤다.
편지를 보낸 것만 수십 통이 넘었다.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끈질긴 설득작업,
관심 없는 정치인들과 관료들에게
눈앞의 뇌물과
미래의 보답을 약속하며
겨우 얻어낸 결실이
바로 ‘남아메리카 인신매매 범죄대응 포럼’이라는 이름의
관계자 회의였다.
잇토키는
놀란 얼굴을 하고 있는
그레이스 박사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만나기 전
CIA에서 받았던
그녀의 프로필을 떠올렸다.
불법 이민자 부모를 가진
라틴계 이민 2세,
차별과 좌절 때문에
갱단과 범죄의 세계로 끌려가는
다른 이민 2세대와 달리,
평생을
남미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해 공부하고 연구해온
인류학자겸 여성학자.
무정부 상태에 빠진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급증하는
인신매매 범죄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서는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관계자 회의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 그녀가
이번 포럼 개최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잇토키는 서류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러하기에,
그녀의 눈에 떠오른 놀라움과 실망이 이해가 갔다.
그러나 그는
그녀를 위해서 무언가 행동을 취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단순히
그녀를 경호하기 위해 온 것뿐이기에.
오히려 포럼이 취소되면서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3일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은
잇토키에게는
좋으면 좋았지
불만을 가질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고스토는
생각이 다른 것 같았다.
아고스토가 대화의 전면에 나섰다.
“아니. 차관님.
이러면 약속이 달라지는데 말입니다.
갑자기 이러시면... 곤란하죠.
분명히
베네수엘라 정부와 협의가 다 끝난 상황인데,
아그레망 받고 부임하자마자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명된 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습니까?
대단한 실례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아고스토의 말에
잇토키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단순 경호원인
그가 보기에도,
아고스토는
그저 요식 서류 같은, 통과증 같은 역할임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불만이 있어서
저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자신을 어필할 틈이 생기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뿐이다.
정치인의 본능으로.
아고스토의 반발에
산타나 차관은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아고스토는
그런 차관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차관은
이런 남자를 많이 봐 왔다.
자신감 넘치고,
자신에게 취해서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바보 같은 남자들을.
그렇게
잠시 아고스토를 바라보던 차관은
뒤에 서 있던
보좌관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보좌관이 서류봉투 하나를 건넸다.
차관은 봉투를 받았지만
바로 개봉하지 않았다.
대신
앤 챔버에게 말했다.
“미스 챔버.
잠시만 자리를 비켜주시겠습니까?”
갑작스러운 차관의 말에
앤 챔버는 깜짝 놀랐다.
“부탁드립니다.
미스 챔버.
당신을 위해서입니다.”
산타나 차관이 말했다.
그런 그녀의 표정이
너무도 진지해서,
앤 챔버는 어찌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모시겠습니다. 미스 챔버.”
레스토랑 총지배인 테하다(Tejada)라는 노신사가
어느새 다가와
앤 챔버에게 자리를 옮겨줄 것을 요청했다.
“알게 될 거에요.
당신을 위해서에요. 앤.”
차관이 다시 말했다.
조금 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마치
동생을 걱정하는 큰 언니의 눈빛으로.
앤 챔버는 당황해하다가
그레이스 박사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서야
테하다를 따라 만찬장을 나섰다.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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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까요?
상상 그 이상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