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146)
도밍게즈는 유능한 군인이었고,
그래서
이동할 때에 습격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에 대한 대비도 해놓았다.
그의 부하들이
카라카스 시내 예상 이동경로 요소요소에 배치되어 있었고,
은밀하게 도밍게즈를 따라다니는
경호차량도 배치해 놓았다.
문제는
경호 범위였다.
아무리 작전 중이 아니라고 해도
카라카스시를 방위하는 5방위군이
사전 협의 없이
주 경계를 넘어가는 것은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었다.
그리고
주 경계선만 넘어가면
공항까지는 금방이라는 생각에
부하들의 경호 범위을
주 경계까지로 제한한 것이다.
그런데
타이밍 좋게,
주 경계를 넘어서자 마자,
경호 차량이 떨어지자마자,
정체를 알 수 없는 밴이 따라 붙은 것이다.
그것도 3대나.
애초에
이쪽의 상황과
형편을 훤히 아는 자들이
타이밍을 지금으로 맞춰 잡은 것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무기 있습니까?”
잇토키가 다시 물었다.
도밍게즈는
왼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오른손으로
자신의 가슴 홀스터에 들어있던 권총을
잇토키에게 건넸다.
잇토키는 권총을 받아 살폈다.
잘 손질된
오스트리아제 글록 17이었다.
그는 탄창을 꺼내 장탄수를 확인했다.
17발들이 탄창에는
풀메탈자켓(FMJ) 9mm 탄환이 장전되어 있었다.
“앞에서 속도를 줄여야 하는 곳이 있습니까?”
잇토키가
탄창을 다시 끼우고
안전장치를 풀면서 물었다.
“터널을 빠져나가자마자
우측으로 급하게 꺾이는 도로가 나옵니다.”
도밍게즈는 죽음의 검은 길을 떠올렸다.
필연적으로 속도를 줄여야만 하는 그곳에서
속도를 줄이면,
뒤따르던 차량들이 덮쳐 올 생각인 듯 했다.
전방 저 멀리
빛의 벽이 나타났다.
터널 출구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잇토키는 고개를 끄덕인 후
조수석 창문을 열었다.
도밍게즈가 무의식적으로 높인 속도 때문에
먼지 가득한 터널 공기가
차안으로 굉음과 함께 밀려 들어왔다.
“어쩔 생각입니까!”
도밍게즈가
시끄러운 풍절음을 이겨내기 위해 소리쳐 물었다.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밴이 따라오는 상황에서
권총 한 자루를 들고,
그것도
달리는 차량 안에서
스즈키(사쿠라바 잇토키)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다.
아니 없었다.
권총의 유효사격거리는 30미터 내외.
그것도 고정되어 있는 목표에,
고정된 상태로 사격을 했을 때 이야기다.
지금은?
달리는 차량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향해 사격을 한다?
그저 총알 낭비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도밍게즈는
권총 안전장치를 풀고 창문을 여는
그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생각입니까!”
도밍게즈가 다시 물었다.
그러나
잇토키는
그의 질문에 대한 답 대신
엉뚱한 말을 했다.
“출구를 나가면
최대한 속도를 줄이지 않도록 해주시오.”
잇토키는 그렇게 말하고
오른손을 내밀어
조수석 문 위쪽, A필러를 잡았다.
도밍게즈는
곁눈질로
잇토키가 A필러를 잡는 것을 보았다.
뭘 하려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그게 미친 짓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눈앞의 하얀 빛의 벽이 점점 커지면서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젠장!
대체 뭘 어쩔 생각입니까?
무모한 짓 하지 마시오!”
도밍게즈가 더 크게 소리쳤다.
A필러를
오른 손으로 잡고 있던
잇토키는
대답 없이 정면만을,
점점 다가오는 출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내 15인승 밴이
거대한 차체를 이끌고
빛의 벽을 통과해 눈부신 밖으로 빠져 나가는
바로 그 순간.
잇토키는
A필러를 잡고 있던 오른손에 힘을 주어
등을 바깥으로
가슴을 안쪽으로 향하며
머리부터
몸을 창밖으로 빼냈다.
그리고
유리창을 내린 조수석 창턱에 걸터앉아
아직 터널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미니밴 방향으로
왼 팔을 뻗었다.
그 손에는
도밍게즈의 글록이 쥐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