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프로젝트 외전 퍼스트 컨텍트 (55)
그리고
그 영상 상영이 끝난 뒤에
삼인위의 좌장인
올림푸스(쿠도 신이치)의
이야기로
마지막 퍼즐까지 전부 다 맞추었고,
완벽한 그림이 모습을 드러냈다.
“또 질문이 있나요?”
그런 신이치의 질문에
그런
그들의 얼빠진 모습을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던
메리 세라는
한숨을 내쉬더니
“사쿠라바 잇토키 그 소년과
너희 삼인위가 반드시 저지해야 하는
그자는 누구지?
베르그만 가문의 사람이야?”
그 말에
신이치는 진심으로 놀란 얼굴을 하면서
“알고 있었어요?”
그렇게 신이치가 묻자
메리 세라는
사실 자세히는 모른다는 얼굴로
“내 남편이
그 검은 조직을 조사하던 중 실종되기 전
나에게 남긴 메세지 마지막에
베르그만이라는 이름이 들어있었거든.”
그 말에
신이치는
옆에 있던 다른 두 사람을 바라보고
그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곧바로
메리 세라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얀 베르그만.
그렇게 알고 있어요.
크레디트 에우로파라는
유럽계 투자 은행의 소유주로 알려진 인물이지요.”
“그를 만난 적 있니?”
그 말에
신이치는 고개를 흔들었고
그런 신이치의 모습에
메리 세라는 몸이 단 얼굴로
“지금까지
그 검은 조직과 또다른 조직을 움직였다고 하는
아니
조종한 그 남자.
정체가 뭐였지?”
라고 묻자
신이치는
“저를 포함한 삼인위
그리고
사쿠라바 잇토키 같은 기프티드.”
그 말에
메리 세라는
“그 남자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거였지?”
라고 묻자
신이치는
“불사(不死)”
그렇게
신이치가 대답하자
정보 요원으로서의 냉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던
메리 세라와
다른 사람들의 표정이
처음으로 변했다.
지금까지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계속 들어왔지만,
지금 신이치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비현실적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단어였다.
불사(不死),
죽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있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신이치의 표정 어디에서도,
그의 말이
거짓이라는 징후는 찾아낼 수 없었다.
잠시 동안
신이치의 눈을 바라보던
메리 세라의 입술이 천천히 움직였다.
“증명할 수 있니?”
“그와 맞붙은
사쿠라바 잇토키
그 아이가
직접 이야기해 주었어요.
그가 쥔 칼이 피부를 가르고, 명치를 뚫고 들어오는 그 순간,
그의 기억 일부가
자신에게로 흘러 들어왔다고요.”
쿠도 신이치가 말했다.
* * *
명치에 대검이 닿았다.
제일 먼저
근육 단련으로는 보완하기 힘든
명치의 부드러운 피부가 갈라지고,
그 밑에 숨어 있던 근육이 갈라지고,
내장을 감싸고 있는 복막이 찢어졌다.
잇토키는
몸이 굳은 상태로
자신의 몸을 뚫고 들어오는 대검을 바라보면서,
그 대검이 지니고 있던 냉기가
몸 안으로 퍼져 가는 것을 느꼈다.
피부가 찢어지고,
근육이 갈라지고,
내장이 끊어지는 고통보다,
대검을 타고 들어오는 냉기가 먼저 느껴졌다.
그다음으로
답답함이 느껴졌다.
강제로 호흡이 막혀 버리면서,
온몸을 짓누르는 답답함이
그의 뇌를 잠식했다.
그러고 나서야
고통이 찾아왔다.
단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강도의 고통이,
전신의 신경계를 불태워 버리겠다는 기세로
신경계를 타고 흘렀다.
하지만
신경계를 타고 흐르는 것은
고통만이 아니었다.
고통과 함께,
남자의 기억 일부가 흘러 들어왔다.
마치, 수관을 타고 흐르는 수분처럼,
남자의 기억이
신경계를 따라 흐르며 잇토키의 온몸으로 스며들었다.
* * *
남자에게
불사의 능력이 발현되었다.
그리스신화의 헤라클레스처럼,
북유럽 신화의 지크프리트처럼,
슬라브 신화의 코셰이처럼,
그 누구도,
그 무엇도
그의 목숨을 거둘 수 없었다.
죽지 않는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
신화 속 영웅을 흉내 내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목숨을 아끼지 않은 남자의 행보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나라를 이루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왕을 Immortalem,
불멸의 왕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죽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
죽지 못한다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의 주변에 있는 필멸자들은
죽음이라는 예정된 길을 걸어갔고,
그는 홀로 남겨졌다.
다른 이들이 빈자리를 채웠지만,
그들도 결국은 떠나가 버렸다.
그렇게
몇 번의 남겨짐을 겪은 후,
남자는
자신의 능력이
축복이 아닌 저주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죽지 않는 축복이 아니라
죽지 못하는 저주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그때부터
공포가 그를 따라다녔다.
죽지 못한다는 공포가.
목숨을 끊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 보았다.
하지만
어떠한 방법으로도,
어떠한 수단으로도
남자는 죽음을 맞이할 수 없었다.
사람은커녕,
짐승조차 살 수 없는 불모지에서 행한
100년의 기도도,
능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돕는 선행도,
자신만이 느끼는 공포를
다른 이들에게 전염시키기 위한 악행도,
남자의 영혼에 깃들어 있는 공포를 떨쳐 낼 수 없었다.
그렇게
공포와 함께한
지옥 같은 몇백 년이 흐른 후에야,
자신과 비슷한 존재들이 있다는 것을
남자는 알게 되었다.
자신처럼 설명할 수 없는 능력이 발현되었고,
그리고
자신과는 달리
능력을 상실하는 제한 조건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남자는 희망을 보았다.
오랜 시간 동안 살아오면서 쌓은 지식을 이용해
재산을 축적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한때
사람들 위에 군림하던 카리스마를 이용해
남자를 위해 목숨을 내던질 사람들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재산을 모으고,
조직을 만들었다.
돈과 힘을 이용해
자신과 같은 존재들을 찾아다녔다.
그들을 찾고,
포섭하고,
때로는 겁박하고,
때로는 납치해서 연구를 시작했다.
불사의 저주를 끝낼 수 있는
제한 조건을 찾기 위한 연구를.
그러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
그 남자는 이런 생각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잇토키는 알게 되었다.
언제였던가?
누군가가
그에게 신을 믿냐고 묻자
'신?
믿고 있지.
그래서 문제야.
난
나에게 이런 심심한 인생을 강요하는 신을
용서해야 할지
어떨지......
그것 때문에 고민하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이런 벌레같은 것들과
이런 재미없는 인생을 보내야 한다면
나는
도무지
그런 신을 용서할
그런 관대한 마음이 들지 않으니....'
그 기억과 더불어서
그 불사자의 최종 목표를 알게 된
사쿠라바 잇토키는
진심으로 두려운 마음이 들었으니.......
그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보아왔던
모든 인간들......
제국주의자는 물론
공산주의자, 민족주의자,
가난뱅이에 부자,
그 모든 인간의 적으로서
진심으로 바라는 또다른 목적은
이 지구의
모든 인간을 말살하는 것이라는 것을.......
그것이
남자가
일본의 코가 닌자 가문의
미노베 키도를 찾아서 이용하고
이가 비전 인핵
그리고
이가 닌자 가문이 비밀리에 보관중인
드레스덴 파일을 손에 넣으려고 한 이유였다.
인류가 아직도 풀지 못한
초고대문명의 유산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는
이가 비전 인핵과
그
초고대문명의 유산들이 어디에 있고
그 연구결과가 유일하게 기록된
단 하나의 인덱스인
런던프로토콜
아니
드레스덴 파일.
그것만이
그 불사의 저주를 풀 수 있는
단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동시에
지구의 모든 인간을 말살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 하나의 단서가 있을 수도 있는
유일무이한 가능성이기도 하니까........
* * *
쿠도 신이치의 이야기를 들은
메리 세라는
입을 일자로 다문 채
신이치를 노려보고 있었다.
신이치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잇토키가 그러더군요.
그의 기억 속에서
잇토키는 한 가지 사실을 더 알게 되었다고요.
기프티드에게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신이치의 그 말에
메리 세라는 돌덩이처럼 굳은 얼굴로
빨리 이야기하라고 하자
신이치는
입맛을 다시면서
“지진, 홍수, 가뭄,
사막화와 같은 자연재해,
전쟁, 기근, 전염병의 확산.
인종 갈등과 제노사이드,
극심한 빈부 격차와 같은 사회적 재해.”
그런 신이치의 말에
메리 세라와
그 방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눈에
지금까지 보인 적이 없는
분노라는 감정이 깃들었다.
신이치(올림푸스)의 말이 사실이라면,
검은 조직이 실현시키려고 한
그 계획이
그야말로
기프티드가 발현되기 딱 좋은 조건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의 최종계획은
그의 신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아포스틀이 입수한 핵무기를 이용해서
이 일본이든
다른 어느 나라이든간에
전쟁의 씨앗을 심으려는 것이다.
전쟁을 통한 혼란을 일으키고,
절망을 만들어,
일본 말고도
이 지구의 한 국가 자체를
기프티드 수확을 위한 농장으로 만들 생각이었던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서
인류 전체를 한꺼번에 몰살시킬 계획까지
(007 노 타임 투 다이 의 헤라클레스 프로젝트)
이야기를 하고 난 뒤
그리고
동시에
그들에게 마지막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잇토키와
자신들의 적인
불사자가 일으킨 모든 일들은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죽음과
지구의 모든 인간들의 죽음을
동시에 실현시키려고 했다는 것
그리고
바로
그것이야말로
지금까지 그들에게 벌어진
모든 일들이 벌어진 원인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