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대충 완성한 아카데미 문방구 시리즈 12, 기갑계 가리안
제가 손이 많이 느린 것이겠지요? 어딘가에서 보니 조립에 대략 3 시간 정도 걸렸다고 하시는 분이 계시기에 대충 그 두 배 시간을 잡고 여섯 시간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아카데미 문방구 시리즈 12 "기갑계 가리안"의 주역 메카 기갑병 가리안을 토요일 오전 9시 경에 손을 대기 시작해서는 자정을 넘겨서야 겨우 대충 완성했습니다. 약간의 부분도색과 먹선 작업 정도 외에는 그야말로 '스트레이트 빌드'였을 뿐인데도 이렇게 시간을 잡아먹다니 암만해도 정말 프라모델은 이제 제게는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략 HG급 건프라를 살짝 뻥튀기한 정도의 난이도라고들 하시는 분이 계신데, 개인적인 체감상의 느낌으로는 프레임과 외장 구조로 막 바뀌기 시작한 구판 MG 건프라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폴리캡의 느낌도 참 색다른 편인데, 폴리캡을 사용한 관절이 너무 부드럽게 움직여서 저대로 두면 금방 관절 마디가 헐거워지는 것 아닐까하는 걱정도 살짝 좀 들게 되더군요.
아주 좋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미흡하지만, 팔꿈치의 경우에는 단일관절임에도 상당히 잘 움직여주는 편(변형을 위해 안으로 밀려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하는 기믹까지 있는 관절인데, 앞서 말한 것처럼 폴리캡이 너무 부드러워서 그냥 '뽑뽑"하면서 뽑혀 버립니다.)이고, 허리와 흉부 역시 나름 나쁘지 않게 움직여 줍니다. 허리의 경우는 볼관절이 사용되었더라면 더 가동성이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폴리캡 자체가 파츠를 탄탄하게 잡아주는 느낌이 적은지라 현재 상태(축관절 몇 개의 조합으로 되어 있습니다.)가 그래도 가장 나은 편이라고 해야 할 것 같군요.
다만 동전줍기는 손보다 한참 더 긴 소맷부리 덕분에 가리안으로서는 절대 불가능입니다. 전투 중에 유일한 무장인 가리안 블레이드라도 땅에 떨구게 된다면 가리안으로서는 참으로 곤란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폴리캡 자체가 탄탄하게 파츠를 물어주는 느낌이 거의 없어서 어깨와 팔꿈치, 골반과 다리 상퇴를 연결해주는 조인트 관절(변형을 위해 앞으로 꺽이는)은 살짝만 건드려도 이리저리 휙휙 돌아가고 몇몇 관절들은 폴리캡 없이 아마도 ABS 파츠끼리 연결되어 있어서 너무 뻑뻑하고 하다보니 포즈 잡기는 약간 좀 까탈스럽지만 그래도 기본 스타일이 좋다보니 살짝만 움직여 주어도 상당히 그럴듯한 모습이 되어 줍니다.
이렇게 포징을 하다보면 특히 흉부의 상판 쪽이 자꾸 벌어지게 되는데, 별 도리 없이 상판 부분을 흉부 측면에서 뒷면까지 이어지는 붉은색 파츠에 접착해주니 그래도 좀 편안하게 만질 수 있게 되는군요. 겸사겸사 해서 머리 부분 역시 양 측면 파츠를 중앙 파츠에 접착해 주었습니다.
빅 팔콘 모드의 변형은...... 물론 이 빅 팔콘 모드 자체가 날렵한 전투를 위한 변형 모드가 아니라 그야말로 급박한 상황에서 전선을 이탈하는 정도의 용도(설정상 가리안 월드의 기갑병 대부분은 아마도 기술 재현의 어려운 때문인지 근접병기만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가 대부분인지라 저렇게 어정쩡한 형태로 변형을 마친다고 해도 되기는 하겠지만, 암만해도 설정화의 변형을 생각하면 어딘가 모르게 변형을 하다가 중간에 그만 둔 듯한 느낌인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설정화의 빅 팔콘 모드는 그래도 하퇴의 정강이 부분이 거의 가슴과 배에 땋을 정도로 몸을 푹 숙이는지라 몸체와 상퇴, 그리고 다리 하퇴가 거의 "ㄷ"자 형태로 굽혀지지만 최근에 나오는 가리안들의 빅 팔콘 모드는 마크로스 시리즈의 거워크 모드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 주는군요. 빅 판콘으로 변형을 하게 되면 정말 피할 수 없는 아카데미 문방구 시리즈 가리안의 부분도색 포인트인 수직 꼬리날개가 보입니다. 제가 정말 싫어하는 높은 채도의 짙은 색 위의 밝은 색(여기서는 적색 위의 백색)인지라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흉부 콕핏 해치(뒤면을 어두운 색으로 칠해 주었더니 파츠가 얇은 까닭에 전면의 색이 칙칙하게 변해 버려서 별 도리 없이 마커질을......)와 마찬가지로 떡칠한 자국이......
뒤쪽에서 보이는 다리 안쪽이나 팔 안쪽도 짙은 색으로 도색을 해 준다면 은근히 깊이감이 느껴지겠지만, 콕핏 해치 부분에서 얻은 교훈을 통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붉은색 런너 일부분을 살짝 칠해서 확인해 보니 파츠가 얇게 조형된 부분은 그대로 뒷면의 색이 비춰 보이는 탓에 손대지 않고 그냥 두기로 결정. 그리고 몇몇 짙은색 파츠들은 런너에서 떼어낸 자리를 암만 깍아내고 문질러 보아도 하얗게 떼어낸 자국들이 사라지질 않습니다. 덤으로 팔꿈치 쪽의 폴리캡과 플라스틱 파츠가 함께 겉으로 드러난 부분의 색 차이도 역시 눈에 거슬립니다. 그래도 이렇게 뒤로 돌려 세우지 않는 한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므로 그냥 "레드 썬!"하고 통과.
관절의 지지력이 심하게 오락가락(대부분은 헐렁한 편입니다.)하고, 결합 분위도 느슨해서 파츠도 잘 떨어지는 편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실물의 프로포션이 상당히 좋고(오피셜 이미지로 선행 공개되었던 CG는 어쩌면 아카데미의 안티 세력이 일부러 작업한 결과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관절의 가동을 통한 포징도 무척 그럴듯해서 아카데미가 자체 기술을 통해서는 처음으로 만들어 보는 프라모델 로봇으로는 상당히 좋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냅타이드 키트라고는 하지만 접착과 도색이 필수적인 밀리터리 제품을 주로 만들어 온 아카데미 제품이라서인지 도색 없이 그대로 조립하게 되면 느슨하거나 헐렁한 부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별 도리 없이 접착제의 힘을 조금 빌려야만 하는데, 아무래도 저 가리안 블레이드의 코등이 부분 역시 접착제로 단단하게 접착해 주어야만 할 것 같군요. 조금만 건드려도 접혀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툭하면 빠져나와 버리기까지 하니 말입니다.
그리고 손목 부분은 재질 자체가 폴리캡으로 되어 있는데다가 결합조차 너무 헐거워서 아예 손 자체가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닌데 이 부분은 아무래도 손목 부분과 결합하는 손의 돌기 쪽에 순간접착제라도 발라서 조금 뻑뻑하게 해 주어야 할 것 같기도 하군요. 프로포션이나 가동성은 나쁘지 않은데 어딘가 미묘하게 조금 아쉽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가동 관절을 가진 로봇 프라모델로는 그야말로 첫 시도 정도라고 봐야 할 테니 이 정도면 그래도 선방이 아닐까 싶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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