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사가 가혹?
“조 전 장관의 행위가 본인의 표현처럼 '멸문지화'를 당할 정도인가라는 조 전 장관의 심경도 인간적으로 이해되는 측면이 없진 않다.” (한겨레 사설)
“먼지털이식 표적 수사와 기소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창당 명분이 될 수는 없다.“ (경향신문 사설)
아주 비겁한 ‘거래질’이다.
조국의 범죄는 인정하되 검찰 수사가 가혹했다는 걸로 퉁치는 수작이다. 한겨레 경향에서도 여러 기자가 조국 문제 특종 보도를 했다. 일선 기자들이 해놓은 것도 내팽개칠 만큼 민주당과 그 팬덤한테 쫄리면 사설에서 손 떼고 사표 내라.
검찰이 먼지털이식 수사를 할 때가 있다. 조국 수사는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 조국은 비 오는 날 털어도 먼지 난다.
조국 수사가 대대적 압수수색으로 개시된 것은 당연하다. 조국 가족의 허위스펙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투자와 연관된 기관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압수수색이 없었다면 조국 일가의 범죄는 발견될 수 없었다.
잘못된 취재 방식으로 발굴된 김건희 명품백 수수도 문제삼으면서(문제삼는 건 당연하다. 도굴된 문화재도 문화재다), 기관을 죄다 털어 파란박스에 짐 다 실어간 것도 아니고 입시나 투자에 관련된 자료를 확보한 것은 잘못인가?
기관 압색은 주거지 압색에 비해 인권 및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도 희미하다. 게다가 사모펀드 관련 계좌 압색 일부는 영장이 안 나왔다.
기관 압색에서 조국 자택 압색까지는 무려 한 달 가까이 걸렸다. 그 사이 정경심 씨는 동양대에 가서 증거 은닉 작업을 했고 조국 당시 장관도 정씨와 통화하며 증거은닉 교사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그런데도 자택 압색까지 한 달이나 걸린 것은 장관 가족이 입은 특혜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자택 압색 시간이 길었다? 조 전 장관 가족과 그 변호인측이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추가로 압색 영장을 발부받기도 했다. 심지어 조국 장관은 압수수색 관계자와 통화까지 했다.
정경심 교수가 받은 수사가 여섯 차례였던가. 그가 수사 도중 아프다고 할 때마다 검찰은 귀가를 보장해줘서 수사가 늘어졌다. 범죄자가 수사받다 보면 갑자기 컨디션이 나빠질 수도 있으니 그건 그렇다 치자. 구속영장 심사를 앞두고 정 교수가 뇌경색이라는 설이 흘러나왔다. 몇몇 언론인이 합세했다. 진단서를 확인하면 되는 일이었다. 정 교수측은 끝내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압수수색부터 정경심 구속까지 거의 두 달 걸렸다. 조국 전 장관은 구속되지도 않았다. 2020년 총선 시즌에는 재판이 멎었다. 입시비리 관련 물증(포렌식 분석 결과 드러난 위조 과정과 타임라인)이 법정에서 공개된 건 총선이 끝난 지 석달쯤 되었을 때다.
무엇이 가혹하다는 건가? 민주당 등이 그냥 범죄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이들이 대중에게 잊히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길이 가장 인도적이었다. 그걸 하지 않은 자들이 가혹한 것 아닌가?
조국 멸문지화? 입시비리 가담자 네 명이 다 현재 감옥 밖에 있는 게 멸문지화인가?(이걸 멸문지화라 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와 장모에 대한 압수수색도 하면 안 되는 건가? 이것은 수사가 부당하게 멎어 있으니까 공직자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한 특검이라도 명분과 대중적 지지를 획득한 것 아닌가).
대한민국 범죄자 중에 십만 이상 인파의 비호를 받은 사람은 박근혜와 조국이 전부다. 한국사회를 화에 빠트린 자들을 두고 그따위 변론이 입밖에 나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