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크리스토프 코흐
역자 - 박제윤
출판사 - 아르테
쪽수 - 432쪽
가격 - 38,000원 (정가)
세계적 신경과학자가 밝히는 의식 연구의 최전선
“완전히 꿰뚫었다” - 《네이처》
“의식이라는 어려운 문제를 매우 쉽게 접근하는 오픈 사이언스!” - 《사이언스》
미국의 앨런뇌과학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세계적 신경과학자 크리스토프 코흐가 ‘의식의 기원과 본질’에 관한 과학철학적 고찰을 담은 책을 “The Feeling of Life Itself: Why Consciousness Is Widespread but Can’t Be Computed”라는 제목으로 펴냈다. 아르테는 최근(2023년 9월) 신경과학계의 논쟁의 중심이 된 코흐의 이론 및 연구서를, 『생명 그 자체의 감각』(필로스 시리즈 26번)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한다.
원제가 함의하듯 이 책은 생명 그 자체의 감각[느낌]을 탐구하며, ‘생명체(포유류는 물론 무척추동물, 단세포 미생물, 박테리아, 식물에 이르는 주체)’ 내에 의식이 널리 있지만, 계산할 수는 없는 이유에 대해 논한다. 이 이유를 코흐는 “내재적인 인과적 힘(intrinsic causal powers)”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낸다. 아울러 ‘인공지능’이 ‘인공 의식’을 지니는지, 즉 디지털 유기체가 인과적 힘을 그 자체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지를 연구한다.
저자는 신경세포 모델링 연구의 대가로서 신경과학의 동향과 철학을 접목해 30년 넘게 ‘의식’을 연구해 왔다. 그동안 철학의 대상이었던 ‘의식’을 과학적 탐구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선구자임과 동시에, NCC(의식의 신경상관물) 발견으로 의식 과학사의 굵직한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해 온 중요 인물이다. 코흐는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 전에 없던 급진적 혁신(통합정보이론)을 제안해 최근 논쟁의 중심에 섰다.
2대 과학 학술지 《네이처》 《사이언스》가 “완전히 꿰뚫었다!” “의식을 설명하는 선도적이고 ‘검증된’ 의식 이론”이라고 평하며 현재 가장 ‘유력한 의식 이론’으로 소개했지만, 2023년 9월 스티븐 플레밍 외 관련 학계 연구자 124인이 코흐가 주장하는 이론을 ‘유사 과학(pseudo-science)’이라 주장했다. 비평의 요점은, 코흐의 이론[“단세포 미생물도 통합정보 최댓값(인과적 힘)이 0이 아니므로 의식을 지닌다”]이 너무 새로운 것이고, 동물 및 오가노이드 실험, 임신중지 등에 대한 개인 및 사회의 윤리적 판단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사이비’라는 것이다.
과학철학 분야를 오래 연구해 온 전문가 박제윤 역자는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이비라 주장하는 것은, 설득적이지 못하다”라고 평한다. 필립 고프(더럼대 철학 교수) 또한 “[의식 과학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방법적 측면이 만날 수밖에 없는 응당 예상되는 일, 급진적 혁신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분야”라며 코흐를 옹호했다. 뇌과학자 아닐 세스도 “[의식적] 경험에 대한 깊은 연구를 담은, 매우 설득력 있는 주장. 과학적 혜안을 담은 책!”이라 극찬했다.
국내에서는 정재승 교수가 추천사에서 코흐와의 학문적 인연을 언급하며 “의식의 최전선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펼치라”라고 추천했다. 크리스토프 코흐는 ‘완벽한 의식 측정기’의 개발에 대해서도 사명을 밝히며, 임상 의료인들에게도 도움의 실마리를 줄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안한다. 김영보 교수(가천대 의대 신경외과학)는 “의식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중요한 책”이라고 평했다.
최근 신경과학 분야에서 의식을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이론, 전에 없던 혁신적 철학, 사려 깊으면서도 야심만만한 과학적 사명이 담긴 주장을 들여다보기를 원한다면, 이 책이 바로 그 책이다. 코흐의 주장은 앞으로의 의식 이론의 향방을 가를 또 한 번의 주요한 전환점이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역할할 것이다.
현재 ‘의식 이론’에서 가장 유력한 이론,
통합정보이론(IIT)을 말하다
“의식의 기원에 관해 가장 논쟁적인 가설을 제시해 온 크리스토프 코흐의 이번 최신작은 전작들보다 더 깊이 의식의 문제를 다룬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지난 20년간 세상에 나온 다양한 의식 이론을 총체적으로 조망하고 그만의 해석을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그가 제시한 ‘통합정보이론’이 무엇인지 가장 설득력 있게 서술돼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미덕이다.” - 정재승
최근 신경과학계에서 의식을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가설은 다음 두 이론이다. 범심론을 기반으로 하되 이를 포용하고 수치화해 그 한계를 극복한 ‘통합정보이론(Integrated Information Theory, IIT)’, 계산주의적 관점에 입각해 의식에 대한 기능주의적 설명을 시도하는 ‘전역 작업공간 이론(Global Neuronal Workspace Theory, GNWT)’.
코흐는 GNWT가 근본적 시스템(생명체 내)의 ‘인과적 힘[속성]’에 관심이 전혀 없는 점을 지적하며, ‘순수 계산적 설명’은 치명적 한계가 있음을 밝히며 비판한다. 또 경험적 연구로 보았을 때 의식상태(conscious states)에 관여하는 뇌 영역은 IIT가 주장하는 ‘후방 피질 핫존’이지, GNWT가 말하는 ‘전전두 피질’이 아니다. 전전두 피질이 손상되거나 심지어 제거되어도 의식적 경험을 지니는 사례를 저자는 책에 다수 언급한다.
그리하여 코흐는 IIT가 현재 의식 이론에서 가장 유력하고, 설득력 있는 이론임을 역설한다.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또한 한창이다. 2019년도부터 인지신경과학 연구자들 간 이 두 유력한 의식 이론의 정당성을 검증하며 선구적 실험을 진행 중인데, “적대적 협력 관계”로서 무엇이 의식의 기제를 밝혀내는 가장 유력한 이론이 될지를 연구한다.
이 연구(Testing Hypotheses by Adversarial Collaboration)는 크게 다음 세 가설을 검증한다. ① 의식상태에 관여하는 뇌 영역은 어디인가, ② 의식적 지각은 어떻게 유지되는가, ③ 지각 중 피질 영역 간의 연결성은 어떠한가. ①, ②의 예측은 IIT 우세로 기울어지고 있으며, ③의 예측은 미결이다.
이렇듯 현재 신경과학계 및 2대 과학 학술지 《네이처》 《사이언스》에서는 IIT를 유력한 의식 이론으로서 ‘검증된’ 이론으로 받아들이나, 개인 및 사회의 윤리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혁신적 이론이므로 논란 또한 많다. 하지만 언제나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은 상상조차 불가능해 보이는 논의에서 시작되었다.
코흐는 『생명 그 자체의 감각』을 통해 수많은 비판적 관점을 염두에 두고 이 이론을 옹호하고 강화하며, 의식에 대한 ‘매우 정교한 이론적 설명’을 풀어낸다. 또한 의식의 신경생물학에서 20년에 걸친 사상적 풍경을 언급하며 철학적으로 접근해 가는 방향 또한 이 논의의 큰 축으로서 역할한다. 역자가 짚었듯 한마디로 이 책은 “의식 이론에 대한 철학서이며 과학서”이다.
코흐는 이 책에서 이전 의식 관련 저작인 『의식』 『의식의 탐구』에서 보여 준 이론적 설명의 다양한 구성 요소를 통합하고 온축해, ‘의식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 이론을 제시한다. 정재승 교수가 언급했듯 이 책의 미덕은 이전 저작보다 더 깊이 의식의 문제를 다루며, “통합정보이론이 무엇인지 가장 설득력 있게 서술되어 있다”는 것이다.
의식은 ‘존재’에 관한 것
의식을 ‘경험’이라고 정의하는 도전!
- 무엇이 삶의 ‘경험’을 불러일으키는가?
- 인공지능이 인공 ‘의식’을 함축하는가?
『생명 그 자체의 감각』은 ‘의식(consciousness)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생명 그 자체의 감각’이라고 대답하는 책이다. 즉 우리가 경험하는 것[느낌] 그 자체, 삶의 감각 총체를 의식이라고 본다. 이 의식의 과정을 신경과학적으로 설명하여 경험과 대뇌피질의 활동(활성화) 간의 관계를 실험을 통해 증명해 보이고, 의식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로서 ‘통합정보이론’을 제시한다. 범심론이 제시하는 큰 틀의 문제의식을 공유하지만, 범심론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어 의식의 신경 메커니즘이 ‘정량적’이고 ‘일관’되며 실험으로 ‘증명 가능함’을 보여 준다.
뇌는 어떻게 주관적인 ‘경험’을 일으키는가? ‘경험’의 부인할 수 없는 속성(공리, 공준)은 무엇인가? 코흐는 “내가 사용하는 모든 느낌(feeling)은 곧 경험(experience)이다”라고 말하며, 경험이 느낌의 상위 항목이라 인식하는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경험과 느낌을 동급으로 정의한다. 즉 ‘경험’에 집중해 다양한 사고실험과 연구를 수행하고 분석한다. 지각-반응 검사, 착시 현상과 환영 실험, 좀비 행위자, 뇌 분할 실험과 뇌 연결 실험, 15년간 식물인간 상태에 있던 테리 샤이보 사례, 의식장애가 있거나 뇌 일부가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예, 라이프니츠 방앗간 사고실험, 인실리코 진화 게임 등을 언급하며 ‘경험’에서 시작하여 ‘뇌’로 나아가는 양적 이론인 ‘통합정보이론’의 정당성을 역설한다.
이러한 코흐의 관점은 매우 도전적이고, 의식 이론을 지탱하는 특수하고 단단한 지반이기도 하다. 역자가 말미의 옮긴이의 말에서 언급했듯, ‘공리적 체계화’를 통해 이론의 정당성을 언급하는 예는 요즘 드물지만, 코흐는 뉴턴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에서처럼 통합정보이론이 얼마나 치밀한지를 보여 주기 위해 ‘공리적 체계화’를 시도했음을 해설한다.
뇌는 어떻게 주관적(의식적) 경험을 일으키나?
무엇이 경험인가?
- 모든 동물은 삶의 광경을 ‘경험’한다
- 어떤 프로그램 모델도 ‘경험’을 지닐 수 없다
[의식적] 경험은 다섯 가지 부인할 수 없는 속성을 가진다. 첫째, 경험은 관찰자 없이 본질적으로 “그 자체로 존재”한다(내재적 존재 공준). 둘째, 어느 경험이든 “구조화되어” 있다. 청각과 후각, 느낌과 감정을 포함한 감각적 측면이 복잡하게 직조되어 있다. 이 경험의 구조는 시냅스와 뉴런, 뇌의 활성화라는 물리적 기반을 지닌다(구성 공준). 셋째, 어느 경험이든 매우 정보적이며 “구체적 내용”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다(정보 공준). 넷째, 경험은 통합적이다. 경험을 요소별로 분할하여 설명할 수 있지만 실제 경험은 “내 몸을 포함한 전체”를 경험한다(통합 공준). 다섯째, 어느 경험이든 “내용 및 시공간 면에서 제한적”이다. 나의 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 경험에서 제외된다(배제 공준).
이렇듯 경험의 다섯 공준은 통합정보이론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모든 동물이 삶의 광경과 소리를 경험한다고 추론하고,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어떤 프로그램 모델도 진정한 경험과 의식을 지닐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뇌의 완벽한 소프트웨어 모델조차 의식이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블랙홀을 시뮬레이션하는 천체물리학자들이 왜 슈퍼컴퓨터로 빨려 들어가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들의 모델이 실재에 그렇게 충실하다면, 왜 모델링을 하는 컴퓨터 주위에 시공간이 닫히지 않는지, 왜 블랙홀이 생성되지 않는지를 묻는다. 즉 ‘존재’는 계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코흐는 통합정보이론을 통해 의식은 ‘자연의 영역’, 의식은 ‘존재’에 관한 것임을 확실히 한다.
“메커니즘으로 취급되는 컴퓨터는 금속의 수준에서, 트랜지스터, 콘덴서, 전선 등의 수준에서, 미세한 내재적 원인-결과 힘을 지닌다. 그렇지만 컴퓨터는 완전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작은 조각으로서만 존재한다. 그리고 이것은 블랙홀을 시뮬레이션하든 뇌를 시뮬레이션하든 마찬가지로 참이다.”(292쪽)
의식을 분석하고 정량화하는
수학적 모델
통합정보이론은 의식을 분석하기 위한 ‘수학적 모델’을 제안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뇌라는 물리적 시스템이 의식에 관여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코흐가 주장하는 통합정보이론에 따르면, 시스템 “의식”(주관적으로 어떠한가)은 시스템의 “인과적 힘”(객관적으로 어떠한가)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물리적 시스템의 완전한 “인과적 힘[속성]”을 전개함으로써 물리적 시스템의 의식적 경험을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이렇게도 볼 수 있다. “미약하더라도 인과적 힘이 있다면 의식이 있다.” “인과적 힘을 복제하면 의식이 뒤따라 나온다.”
통합정보이론은 경험에서 시작해 기본 신경 메커니즘으로 진행되는 정량적이고, 엄격하며, 일관되고, 경험적으로 테스트 가능한 이론인 만큼, 시스템[생명체]이 단순하든 복잡하든 간에 과거 상태에 따라 결정되는 정도가 미래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즉 “내재적인 인과적 힘”을 정량화할(환원할) 수 있음을 밝힌다. Φ(파이 또는 화이)로 정량화되는 시스템[생명체]의 통합정보가 클수록 해당 시스템의 의식이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기계학습의 기반이 되는 신경망과 같이 자체에 인과적 힘이 없는 경우(피드포워드 그물망의 구조인 경우), Φ는 0이다. 즉 통합정보 최댓값은 0이므로 의식이 없다.
미시간대학교 의식과학센터 교수인 매슈 오언은 말한다. “통합정보이론의 가장 큰 강점은 그것의 기본 철학적 약속을 ‘명시적’으로 만드는 이론적 접근이라는 점이다. 특정 약속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접근법이 그러한 약속과 인식론적 역할을 분석하는 데 아주 용이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생명 그 자체의 감각』에서 철학적 내용에 대해 철학자들은 분명 논쟁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열렬한 철학적 반대자조차도 통합정보이론의 의식 연구 접근법에서 이 내용이 노골적이고도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이 책에서 코흐는 의식 연구의 학제적 성격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시대를 초월하지만 시의적절한 이슈(timeless and timely issues)의 광범위한 영역을 접근하기 쉽게 해결해 간다.”(이 책의 리뷰 「의식의 문제, 양심의 문제(Conscious Matter and Matters of Conscience)」 중)
모든 완전체(Whole)를 위한 ‘철학적 질문’
완벽한 의식 측정기 개발을 위한 ‘과학적 사명’
매슈 오언이 코흐의 이론적 지향을 옹호하며 말했듯 이 명시적 약속(접근법)은 매우 강력한 이 이론의 강점이지만, 동시에 과학자뿐만 아니라 철학자에게 비판받는 지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를 범심론의 이론화(정량화)가 지닌 한계라고만 단언하기에는 아쉬운 지점이다. 오히려 과학적 지평을 놀랍도록 대담하게 넓히는 패러다임 전환이라 볼 수 있다. 코흐는 ‘의식의 물리적 기제’를 모든 완전체(Whole, 대문자 W를 써서 시적인 이름으로 표현한 개념어)라고 했다. 생명체 각각이 지닌 감각과 ‘경험’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며, 마침내 범심론에 도달하고, 범심론의 한계를 구체적인 수학적 모델 이론으로 극복한다(11장 의식이 기능을 갖는가?, 12장 의식과 계산주의, 13장 컴퓨터가 경험을 가질 수 없는 이유). 그 과정이 철학적이고 시적이지만, 공학적이고 과학적이다.
저자는 말한다. 통합정보이론에 따르면, 포유류, 파충류, 양서류, 조류는 물론이고 무척추동물인 곤충, 문어, 단세포 미생물, 박테리아도 의식이 있다. 식물 또한 의식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모든 주체(생명체)의 도덕적 지위를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성의 나르시시즘(인간 예외주의)을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가?”
이러한 물음은 다음의 열망으로 뻗어 나간다. “의식을 완벽하게 측정할 수 있다면!” 저자는 2028년 말까지 완벽한 의식 측정기 연구가 완료될 것이라 장담하며 기자 페르 스나프루드와 공개적 내기를 했다.(204쪽) 코흐는 의식장애를 지닌 뇌손상 환자의 임상사례분석을 통해 이들의 ‘세계와 단절된 상태의 절망’에 공감하고, 물고기의 복지를 옹호한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미끼로 물고기를 낚고 고통스럽게 질식사시키는 인간의 잔학 행위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 주장한다.
“통합정보이론은 누가 경험할 수 있는지 물음에 정확히 대답해 준다. 통합정보의 최댓값이 0이 아닌 모든 것들, 내재적인 인과적 힘을 갖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완전체이다. 그 완전체가 느끼는 것, 즉 경험이란 최대 환원 불가능한 원인-결과 구조에 의해 주어진다. 그것은 그 자체로 존재하고, 내적 관점을 가지며, 어느 정도의 환원 불가능성을 가진다. 그리고 그 말은 곧 수많은 완전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308쪽)
의식 과학이 나아가야 할 길
의식은 우주 전체에 얼마나 퍼져 있을까? 통합정보이론에 따르면 [의식적] 경험은 크거나 작은 모든 동물들, 박테리아, 원자, 어쩌면 식물과 ‘무생물’에도,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도 존재할 수 있다. 통합정보이론의 윤리적 맥락은 인간이 우주의 중심에 있지도 않고 자연이 인류의 목적에 부합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이에 발맞춰 존재하는 모든 것을 아끼고, 반려동물을 향해 깊은 애정을 표하며, 육식을 하다가 의식 연구를 통해 신념에 의한 채식주의의 삶을 사는 크리스토프 코흐는 자신의 이론에 걸맞은 삶을 사는 양식 있는 과학자이다.
이 책은 저자가 추구하는 두 이론인 NCC(의식의 신경상관물 이론)와 IIT(통합정보이론)에 기대어 의식의 문제를 풀어가고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의식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여 주는 풍부한 문제제기를 지닌 책이다. 의식과 비의식의 문제(57쪽), 의식과 주의집중 등 다른 연관된 문제들(88쪽), 양자역학과 의식(143쪽), 의식과 생물학 특히 진화론과 관련한 문제(237쪽), 범심론과의 관련성(315쪽) 등 의식과 관련한 흥미로운 주제들을 꼼꼼하게 챙김으로써 한계에 매이지 않는 과학의 치열한 도전을 상기시킨다. 이를 통해 의식 과학이 나아가야 할 길, 반성적 사고로서 의식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길을 제시하는 데 중요한 시작점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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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의식 귀환
1장|의식이란 무엇인가?
2장|누가 의식하는가?
3장|동물 의식
4장|의식과 나머지 것들
5장|의식과 뇌
6장|의식의 발자취를 따라서
7장|우리에게 의식 이론이 필요한 이유
8장|완전체에 대해
9장|의식을 측정하는 도구
10장|초월적 마음과 순수한 의식
11장|의식이 기능을 갖는가?
12장|의식과 계산주의
13장|컴퓨터가 경험을 가질 수 없는 이유
14장|의식이 모든 곳에 있는가?
결론|이것이 왜 중요한가
감사의 말
주석
참고 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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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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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코흐는 신경세포 모델링 연구의 대가였고, 그 앞에서 나의 모델에 대해 함께 토론한 일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이 책에는 사려 깊으면서도 야심만만한 그의 통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의식의 최전선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펼쳐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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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재 의식 이론의 양대 산맥 중 한 줄기인 통합정보이론의 중요 축으로 활동하는 크리스토프 코흐가 쓴 책으로, 의식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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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흐는 의식 과학을 이끌어야 할 책임이 생긴 이래로 항상 이 분야를 선도하는 주장을 해 왔다. 이 책은 그러한 주장의 집대성으로, 코흐의 작가적 본능과 과학적 혜안을 동시에 보여 주는 탁월함이 있다. [의식적] 경험에 대한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매우 설득력 있는 그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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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흐의 논쟁적이고 재치 있는 이 책은 프랜시스 크릭에게 영감을 받아, 과학적 연구에 대한 치밀한 검토와 함께 의식에 관한 폭넓은 관점을 제공한다. 이 책은 다른 종의 의식과 그 존재에 관해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것과 동시에, 이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 및 기술을 개발하는 문제를 깊이 있게 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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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그 자체의 감각』에서 코흐는 의식 연구의 학제적 성격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시대를 초월하지만 시의적절한 이슈(timeless and timely issues)의 광범위한 영역을 접근하기 쉽게 해결해 간다. 의식 과학 분야의 개척자가 잘 연구한 이 책은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자와 학생뿐 아니라 평범한 독자에게도 필수적인 책이다. 의식의 신경생물학에서 사상적 풍경을 이해하고, 그에 관한 대표 이론 중 하나를 확실히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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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제시한 코흐의 개념화 작업은 포괄적이나 매우 상세하며, 의식에 대한 가장 정교한 이론적 설명 중 하나를 제시한다. 이 최신의 연구는 그의 이전 저작에서 보여 준 이론적 설명의 다양한 구성 요소를 통합해 냈다. 통합정보이론(IIT)의 대표작으로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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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인간의 마음 그 자체를 설명할 수 있을까? 우주를 내다보는 눈은 자신을 보기 위해 안으로 향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코흐는, 이를 우리가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열정적 사례를 제시한다. 이 책은 의식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사례를 이곳저곳 여행하다가 궁극적으로 코흐가 생각하는 IIT에 대한 접근 가능한 소개로 이어지는, 의식의 신비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즐거운 여행이다. 나와 같이 이 주제에 열정적인 사람들은 많은 것을 배우고 즐길 것이다. IIT는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논란이 없진 않지만, 이것은 아마도 급진적 혁신을 제안하는 과학 이론, 그 방법적 측면이 만날 수밖에 없는 응당 예상되는 일일지 모른다. 의식을 정확히 잘 설명하려면, 이런 급진적인 혁신이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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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그리고 비-인간)의 의식에 대한 이상하고, 놀랍고, 경쟁적인 설명. 채식주의자인 코흐는 동물이 인간과 의식을 공유한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고, 이 책은 의식을 ‘존재의 대사슬’에서 보다 더 나아가게 해 준다. 의식은 하나의 상태가 아니라 연속체, 즉 어떤 시스템은 다른 것들보다 더 의식적이라는 개념이 IIT의 핵심이다. 코흐는 꿀벌, 해파리, 줄기세포에서 자란 대뇌 오가노이드를 포함하여 우리가 오랫동안 비활성으로서 생각해 온 모든 것들이 ‘경험의 작은 빛’을 지닐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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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꿰뚫었다! 활기가 넘친다. 코흐는 [의식적] 경험의 ‘신경 발자국’을 추적하고 IIT의 광활한 해안을 헤엄쳐 다니며, 까마귀, 벌, 문어의 ‘생명 그 자체의 감각’에 대해 윤리적 관점에서 사색한다.
책소개에서 보듯이 의식에 관한 뇌과학 이론으로 크게 IIT(크리스토프 코흐, 줄리오 토노니)와 GNWT(스타니슬라스 드앤 등) 두 진영이 맞붙어 오고 있는데, 위 책은 IIT 진영을 대표하는 학자 중 한 명인 코흐의 견해를 가장 최신 버전으로 대중서에 가깝게 소개한 책이라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기존에 나온 코흐의 책 중 20여 년 전 버전은 너무 학술적인데다 오래되었고, 10여 년 전에 나온 코흐의 책은 자서전적 성격이 강한 탓에 읽기를 미루고 있다가, 위 책이 읽기 제일 무난해 보여서 반가운 마음에 구입했습니다. 가격은 쪽수 대비 상당히 비싸게 책정되어 있지만 막상 받아보니 양장 표지 디자인이 고급스럽고, 재질이나 만듬새가 좋아서 용서되는 편이네요. GNWT 진영의 대중서로는 저명한 뇌과학자인 스타니슬라스 드앤의 <뇌의식의 탄생>이 있어서 읽어보려고 하는데, 의식에 관한 책들을 개관해보니 상당히 철학적인 부분도 많고 난해해 보여서 미루고 미루다 본문의 책을 계기로 이제서야 도전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