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마스터
우의의 증거로 자화상을 선물하는 것에 대한 멋쩍음을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
그래도 이걸 고른 이유는 너라면 알아줄 거라 믿고 있어.
이게 나야. 이게, 네가 보여줬던 내가 사랑하는 내 얼굴
클뤼티에 느낌의 감각으로 말하자면 아를르 시대의 화풍과 색조가 맘에 들어서 거기에 맞춰보았어.
예의 몇만인지 몇억인지에 팔렸다는 해바라기 한 장에 가까운 분위기겠지.
네 방의 살풍경스러운 오른쪽 벽에 딱 맞을 거야.
안타깝게도 나중에 네가 가난하게 된다면 팔아치워도 전혀 상관없지만,
그때는 꼭「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 소녀를 그린 고흐의 친필」이 얼마에 팔렸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커피 한 잔과 함께 선물로 주면 좋겠어.
그림의 재능뿐만이 아니라 편지의 문체도 빈센트에게 빌려오겠다는 고도의 고흐 조크도 슬슬 한계인 모양이야.
불손함에 짓눌릴 것만 같고, 그림의 시행착오로 쓴 대량의 도구 건으로 격하게 문을 두들기는
조콘다 얼굴의 다 빈치 씨(화가로서는 몇 번 들어도 의아한 존재다)에게 해명해야 하니까.
다행스럽게도 호쿠사이도 함께 있으니 힘을 보태주겠지.
이 한 문장을 쓰는 동안 아아, 그녀는 검고 작은 호쿠사이를 남겨두고 도망치고 말아서 말솜씨에 대해서는 나 말고는 기댈 사람이 없어진 모양이야!
검고 작은 호쿠사이에게 편지와 이 그림을 맡길게. 복도에서 혹이 난 나를 본다면 회복이나 위로 등의 두터운 지원 부탁해.
변치 않는 충절과 우정과 함께, 마음속에서 악수하며.
짭이여? 짭이네!
고흐흑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