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가 런칭하고 심각했던 공속패치가 지나가고 한창 달릴때 였습니다.
같이 일하던 형들이랑 했었는데 그때 다른 형님 한분이 왜 컴터로 게임하냐면서 본인이 하는 모바일 rpg를 보여주더군요.
솔직히, 디아3랑 별 차이가 없어보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제가 부심부릴거라고는 '블리자드의 게임' 뿐이었던거 같네요.
디아블로 모바일 이식은 이상할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몇년전에 나왔어야 할 컨텐츠이기도 합니다.
뭐 시기야 어떻건 2018년에 공개 할수도 있는건데 문제는....현재 고정 블빠들이 너무 지쳐있는 시기였다는 거죠.
이번 블리즈컨 발표가 어떻게 문제인지 생각해 보면
1. 사전공개를 하고 블컨에서 메인 영상을 보여줬어야 했어요.
싸매도 너무 싸맨 프로젝트였고 그렇게 싸매기엔 너무나도 대단치 않은 컨텐츠 였습니다.
차라리 올 중순즈음에 그냥 '블리즈컨에서 디아블로 모바일이 공개됩니다!' 라고 한번 알려줬어야 해요.
진짜 이해가 안가는 부분입니다. PC게임과 모바일게임의 차이를 모를리가 없을 사람들이 왜...?
미리 알았더라면, 체념이라도 하고 생각도 정리 하고 '그래도 블자니까...' 라는 행복회로 돌린 유저들 앞에서 공개했어야 해요.
2. 순수 자체제작이었어야 했습니다.
블리자드는 이것저것 본인들이 안해본거를 꽤나 잘하는 게임 회사입니다.
워크래프트 성공 이후, 3종족 체제인 스타크래프트, 턴제가 주력이던 시절 실시간 전투를 도입한 디아블로
그 이후 본인들이 안만들어본 카드게임 하스스톤과 FPS인 오버워치를 연달아 흥행 시켰습니다.
다른 게임의 흥행 요소를 적절히 섞어 잘 만드는 회사 였잖아요? 그러니까 만약 블자가 선공개를 했다면 갑론을박이 펴쳐지더라도
'야 블자가 만드는데 그냥 그런 양산형 모발 알피지 나오겠냐??' 라는 쉴드가 무조건 나올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블자가 본격적으로 디아블로를 가지고 모바일에 뛰어들면 어떨까라는 기대치가 올라가는 기사도 나왔을겁니다.
그런데...아니죠? 넷이즈와 공동개발했습니다.
누군가는 그럽니다. 디아 이모탈이 잘 되면 그돈으로 디아4가 나올수 있는거 아니냐고
맞아요 그럴수 있어요. 조건은 온전히 블리자드 자체개발겜이었어야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시작부분부터 넷이즈 로고가 뜰정도면 수익이 안나뉠리가 없습니다.
디아블로3는 현재 추가 수익이 전무한 게임구조인데다가 서비스와 패치는 하지만 정말 고정적인 시즌 과 조금씩 손보는 수준일뿐 패키지 게임 정도의 패치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해당게임에서 수익이 안나면 자연스레 일하는 사람이 적어질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인원이 적으니 패치도 버겁고, 새로운 플랫폼 게임 개발? 어림도 없죠. 그러니 공동제작에 들어갔을 겁니다.
수익은 쪼개져서 들어올것이고 그 수익이 디아블로 후속작과 디아블로 이모탈 패치중 어느쪽에 더 많이 쏠릴까요..?
이모탈이 흥한다면, 넷이즈 측의 요구사항이 더 많아질것도 뻔합니다.
3. PC 연동만 됐어도
진짜 다 체념하고 여기까지 왔지만, 이게 근본이 피씨게임이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겁니다.
트레일러 싹 보여주고 '우리는 이걸 모바일에서도 구동되게 했습니다!' 했으면 어쩌면 지금 처럼 분노하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건 애초에 불가능한 겁니다. 모바일과 타 플랫폼 게임은 정말 완전히 다른 영역입니다.
모바일은 진득하게 붙어서 하는 플랫폼이 아닙니다. 휴대용 게임기랑 비슷해 보이지만 절대 아닙니다.
근본이 전화기이고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장치이기 때문에 게임만 볼수 있는 환경이 안되며
따로 조이스틱이 없기에 무슨짓을 해도 조작감을 구릴수밖에 없습니다.
휴대폰용 패드를 따로 달아서 게임할바에는 스위치를 사는게 현명하다는건 누가 봐도 알테고
배터리 용량도 오랫동안 게임을 할수 없는 구조 입니다.
지금 디아3도 딱히 깊이가 있는건 아니지만, 모바일 디아는 더더욱 단순해질수밖에 없고 이걸 PC로 돌리기엔 손볼 곳이 너무 많습니다.
뭐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냥 사전공개를 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블리즈컨에 모여서 코스프레를 하고 몸에 블리자드 게임 문신이 있는 사람들에게 야유를 들었다는건 엄청난 실책입니다.
선공개가 두려워서 싸매다가....기어이 고름을 터트린 블리즈컨이었다고 생각 되네요.
사실상 가장 환호를 받은 컨텐츠가 십몇년전에 나온 워크 리포지드 라는걸 보면
블리자드 뿐 아니라 전반적인 문화업계가 소재고갈에 시달리고 있다는게 느껴집니다.
공감합니다. 잘쓰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