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한국어 위백은 자체적 폐쇄성이 쩌는 데다가 결코 덕후들을 수용할 수 없는 환경이어서 지금으로선 그나마 폐쇄성이 아직 덜한 나무위키가 대안일 수밖에 없고(나무위키의 오타쿠 배척을 위한 급식위키화가 완료되면 이것도 이제 옛말이 될 판이지만. 한국어 위백 워너비 성향이 슬슬 생기는 걸로 보아 일단 덕후들 다 쫓겨날 거니까.), 그래서 아직까지는 다들 거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아니면 번역기 통해 잘 볼 수 있는(직접적 활동은 무리지만) 일본 위키들로 빠지던가. 하지만 이런 일본 위키들의 실상은 사실 나무위키와 리그베다위키의 원조 격인 경우가 태반이죠. 뭐 지금 나무위키가 노잼이라 지적받고 있는 그런 요소들이 별로 없다곤 하지만, 어쨌거나 나무와 리그베다 특유의 문화 중 최소한 절반 정도는 2ch나 니코동을 위시한 일웹의 영향을 받는 거기도 하니 일본 위키들이라 해서 여기서 자유로울 수는 없음. (특히 니코니코 대백과와 픽시브 백과는 아시다시피 열도판 나무임.)
그래서 필요한 것이 나무위키의 대체재를 새로 만들거나, 나무위키를 개선하거나, 한국어 위백을 개선하거나 셋 중 하나이긴 한데... 어느 쪽도 쉽지는 않죠.
나무위키에 대한 개선 시도는 리그베다 시절로부터 이어진 모든 것을 부정하고 배척하고 탄압하려 하는 사람들이 너무 설치고 있고 그에 반발하는 사람들 역시 아직까지는 저항의사를 거두지 않고 있는 등 이미 내부적으로도 과연 잘 될까 의심되는 레벨이고.
한국어 위백에 대한 개선 시도는 과연 가능할 지나 모르겠고. (애초에 그 쪽이 진작에 개선되었다면 이런 상황이 되었을 가능성이 그나마 조금은 줄었겠죠. 그 대신 리그베다위키도 나무위키도 없었을 지도 모르지만. 한국어 위백의 부진과 그로 인한 리그베다의 융성이 실은 모든 비극의 시작점이었다는 평가도 가능함.)
결국 남은 선택지는 나무위키의 대체재를 새로 만드는 건데. (그리고 그 새로운 위키는 지금 상황으로서는 리그베다가 했었고 나무가 하고 있는 한국어 위백의 대체재라는 역할도 같이 하게 되겠죠.)
생각해 보니 이것도 나무위키를 비롯한 여러 신생 위키들이 탄생했던 그 르네상스 시대와는 달리 지금 시대에 와서는 이젠 좀 쉽지 않게 된 듯.
무엇보다도 쓸데 없어 보이는 부분까지 신경 써야 되는 저작권 문제가 참 걸려요.
지금 한국 상황에선 리그베다 사유화 사태부터 불거지고 나무위키와 햄갤 간의 대립 같은 사건들로 인해 한층 더 부각되게 된 그 저작권 문제 때문에 위키들 간의 자유로운 데이터 공유에 심각한 제약이 생겨버려서 나무위키나 한국어 위백의 대안을 만드는 게 되려 더 어려워져 버렸음.
당장 나무위키만 해도 리그베다에서 포크 못 했던 문서들을 재포크하지 못 하고 있는 판에, 과연 나무위키나 한국어 위백을 대신할 새로운 위키를 만드는 게 방해를 받지 않고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련지.
리그베다가 집요하게 나무위키의 데이터 포크를 막으려 했고 나무위키에서도 더 이상의 리그베다 데이터 포크를 자신들의 규정으로 제약해버리고 있듯이, 새로운 위키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그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큼. 일단 나무위키 데이터를 포크하지 않고 (리그베다 데이터를 쓰지 않고 완전히 새롭게 출발했던 리브레 위키처럼)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한다 가정해도 일단 다른 위키들끼리 서로 데이터 공유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쉽지 않게 된 걸로 압니다. 즉 저작권 문제 때문에 각각의 위키들 사이에서 서로 데이터를 될 수 있는 한 공유 안 하려 드는 폐쇄성이 강화되어 버렸음.
이게 참 까다로운 것이 기계적인 자동적 데이터 포크 뿐만 아니라 수동적으로 글을 복사하는 것에도 저작권상 제약이 걸려 버린 판이어서. 리그베다와 햄갤 간의 대립이나 나무와 햄갤 간의 대립에서 볼 수 있듯이 '현실적 사정'을 이유로 그런 저작권상 제약을 무시하려 들다가 싸움 나서 사단 난 적도 있었고.
그래서 위키들끼리 서로 데이터 주고 받는 것에도 항상 큰 제약이 걸릴 수밖에 없고, 위키가 아닌 커뮤니티나 블로그 같은 곳의 데이터를 긁어 모으는 건 더욱 리스크가 큰 일이 될 수밖에 없음. 법적인 관점에서 보나 분란 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나.
사실 저작권에 관련한 법률적 관점에서 판단해 보면 지금이 정상적인 상황이고 이전이 비정상적인 상황이었던 거긴 하지만서도.
뭐랄까 포크 규모가 거대하다보니 공식단체에서도 이용하기도 하고 (...)
사실 포털 쪽 인터넷 사전들이 원체 최신 정보 갱신에는 게을리하는 성향이 좀 있는 탓도 있어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한국어 위백이 좀 활성화될 필요가 있긴 한데 지금으로선 그건 불가능해진 상황이고(...)
일단 한 나라에서 주력 위키로 쓰이는 위키 사이트가 최소한 두 곳은 있어야 된다 봐요. 위백처럼 백과사전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그 나라의 사회 전체를 위한 초거대 종합 위키는 당연히 일반인들을 위한 차원에서라도 최소한 하나는 있어야 하고, 반도의 나무나 열도의 니코백 픽시브백 같은 덕후들 격리수용(...)을 위한 서브컬처 종합 위키도 최소한 지금 나무 수준으로 거대한 사이트가 하나 정도는 있어야 균형이 맞다 생각함. 자잘한 중소형 위키들도 일본이나 서양처럼 당연히 좀 있어야 균형이 맞고요.
그런데 지금 한국 상황을 보면... 나무는 아직은 자기 역할을 그래도 해내고 있지만 앞으로는 어찌 될 지 모르는 판국이 되었고. (게다가 서브컬처 위키와 일반인 위키 중 어느 쪽을 따라가려 하는 지 혼선이 오고 있으니. 그리고 한국어 위백의 대체재라는 역할을 한층 더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앞으론 서브컬처 위키라는 기존 정체성을 잃게 될 거란 예상이 강합니다.) 한국어 위백은 뭐 이전부터 지금까지 그냥 별다른 변함이 없는 상태. (...)
그냥 대체제 찾을거 없이 나무위키 같은거 없애버리면 그게 제일 좋지 않을까요?
이걸 단순하게 쿨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게, 대체재도 없이 없애버리면 좁게는 위키라는 개념 자체가 반쪼가리가 나고 넓게는 인터넷 사전이라는 개념 자체가 반쪼가리가 나는 사태가 터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