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야 공주 이야기]
다카하타 이사오의 2013년작 가구야 공주 이야기입니다. 1999년 개봉했다가 쪽박을 찼던 감독의 [이웃집 야마다군] 직후 무려 14년만에 나온 작품으로 8년간의 기획 및 제작기간과 51억엔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입니다.
일본 애니로서는 보기 드물게 펜선을 살려냈고 수채화로 그려진 장면들은 어느 장면을 가져오던 배경화면이 될 정도로 정말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극장에서 간판 내리기 직전에 겨우 봤는데 본게 후회가 안될 정도였고 아마 이 정도 규모로 돈을 투자한 극장용 애니는 다시 보기 힘들까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작품이더군요.
완성도도 좋았고 해외 등에서도 정말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흥행에서는 제작비의 반도 못 건질 정도로 개쪽박을 찼으니 다 아는 고전을 애니화했음에도 다 아는 내용인지라 흥행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분석이 있더군요. 개인적으론 스토리가 후반부 좀 뜨악한 장면 하나를 빼곤 나쁘지 않은데 익히 알려진 고전 타케토리 이야기를 큰 각색없이 2시간 짜리로 늘려서 만들었는지라 내용도 다 아는 바람에 지루함을 느끼기 쉽더군요. 잘 만든 작품임에도 너무 고전의 틀에 얽매인 점은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