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러브라이브는 2013년~2014년도의 애니메이션 시장을 강타했던 아이돌 애니메이션 이었다.
당시 루리웹도 러브라이브 팬들이 장난아니게 많았고 그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디씨에서 생긴 말인 럽기방패라는 말도 오타쿠계가 까일때 러브라이브 쪽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니 그 유명세가 알만했다.
나도 러브라이브의 유명세에 접해본 케이스였고, 생각보다 괜찮은 작품이었다고 기억한다. 2기가 기대 이하긴 했지만 ㅠ
2015년 극장판이 개봉했는데 이 당시에는 극장에서 러브라이브를 볼 용기가 없어 가지 못했다.
그렇게 보지못한 극장판은 나중에 봐야지 나중에 봐야지 차일피일 미루다가 군대도 가고, 뭐하고 하다보니 어느새 머릿속에 까맣게 잊어버렸다가 어제 보게 되었다.
새삼스럽지만 올레티비모바일 꺼마워요~!
암튼 VOD로나마 보게된 뮤즈 멤버들은 4년 전 모습 그대로여서 반가웠다.
캐릭터를 떼어놓은채 영화에 대한 평을 하자면 솔직히 실망스러웠던 2기와 동급, 그 이상은 아니었다.
특히 호노카에게 지나치게 맞춰져있는 스토리 라인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물론 호노카가 작품의 실질적 주인공 역할이고, 때문에 스토리의 중심이 되야 하는 것도 맞지만
문제는 그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
작중 갈등의 시작과 끝, 모두에 의문의 여성 가수가 나오는데 이해가 가질 않았다. 굳이 넣어야하는 캐릭터였을까?
뮤즈 멤버 전원의 고민은 그들 자신으로부터 기인하지만, 해결하는건 의문의 여성 가수로부터 깨달음을 얻은 호노카의 결심이다.
그리고 뮤즈 멤버들은 그런 호노카의 결심을 별다른 논의없이 받아들인다.
'강한 유대감으로 하나된 뮤즈! 엉엉 감동적이다' 제작진은 이런걸 바랬던 걸까
리더의 결정에 믿음으로 답해주는 팀원들은 멋지지만 그 리더의 결정에 팀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은 안타깝다.
갠적으론 우미의 역할이 제일 아쉽다. 코토리야 언제나 호노카의 편이 되주고 자신의 의견보다는 남을 추켜세워주는 쪽이지만
우미는 적극적으로 츳코미를 넣는 캐릭터다보니 우미와 호노카의 갈등이 한 번쯤 일어나지 않을까 했는데 우미는 이 작품에서 비중이 너무 안습이었다.
다른 멤버들 역시 태클 걸기를 바라는건 아니어도 멤버들 본인이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기를 바랬는데 그런 묘사가 없어 아쉬웠다.
우미가 건진 단 한 씬 ㅠ
그 외의 기본적인 곁다리 스토리 역시 너무 작위적인 경향이 강했다.
일본의 스쿨 아이돌이 미국 타임스퀘어 한 가운데서 스테이지 공연을 한다거나, 그 공연 이후 급 유명세를 탄다거나, 아키바 거리에서 백명 가까이 되는 인원의 대형 라이브 등등. 이 정도면 스쿨 아이돌이 일반 아이돌보다 훨씬 잘나가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 외에도 마지막 아키바 라이브에서 단체 공연이라고 하나 거의 잡아주지 않는 백댄서들 (가끔 잡아주었지만 얘들한테까지 춤동작 넣기엔 좀 그랬는지 별반 춤이 없다. 마치 극장마스의 밀리 애들을 보는듯 했다.), 어라이즈의 애매한 포지션(차라리 여자 가수 역할 대신 어라이즈를 밀어줬으면 뮤즈나 어라이즈나 둘다 윈윈이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등등 스토리는 좋게말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위에선 단점만 읊었지만 그렇다고 단점만 있는 영화는 아니다.
스토리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뮤지컬 영화의 기법을 쓴 점은 괜찮았다. 스토리가 지루해질 타이밍 마다 재미있게 감상 할 수 있었다.
작화도 TV판의 준수한 작화에서 크게 엇나가지 않았고, 2D와 3D를 적절히 섞은 라이브씬은 역시 좋았다.
사실 아이돌물은 단순히 애니로 그치는게 아니라 프로젝트 급으로 큰 경우가 많고 러브라이브 역시 그렇다.
그런 점에서 팬들에게 있어 럽장판은 단순히 애니 극장판이 아닌 신곡+PV+영화 인 것이라고 본다면 럽장판은 분명 앞의 두 개는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삽입곡의 퀄리티도 높고 라이브씬도 잘 살려냈다.
사실 팬들의 입장에선 TVA판에서 각본가가 바뀌지 않은 만큼 스토리에 기대하지 않았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살렸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사실 앞의 단점이 별로 부각되지 않았다. 결국 가장 중요한걸 붙잡은데는 성공했다면 역할은 충분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말그대로 린의 대사처럼 괜찮았다.
이 애니메이션을 끝으로 러브라이브 프로젝트의 중심은 뮤즈에서 아쿠아로 넘어갔다고 알고 있다.
인수인계 과정에서 잡음이 많긴 했지만 뮤즈는 아쿠아에게 있어 훌륭한 선례를 남겨주었다고 생각한다. 아쿠아는 그 뒤를 졸졸 따라가기 보다는 장점은 장점으로 단점은 보완해서 흡수한다면 분명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있을 것이다로 끝나냐면 내가 아직 선샤인을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엔젤릭 엔젤은 내가 스노하레 이후 처음으로 듣자마자 심쿵한 갓갓곡이다.
럽장판에서도 노래와 더불어 비쥬얼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정말 만족한 곡이다.
그래서 솔직히 마지막 라이브보다 엔젤릭 엔젤이 더 좋다. 특히 에리치카가 아아아아주 이쁘게 나오기 때문에 좋았다.
기승전 에리치카..
완성도는 엔젤이 더 좋긴했지만... 마지막곡은 그걸 넘어서는 가슴찡해지는게 있음.... 요즘도 보쿠히카 들으면 찡해지면서 눈물샘이 자극됨....ㅠ
저와 같은 생각이군요 저도 보쿠히카 들으면 눈시울이 붉어지며 이렇게 말합니다 뮤즈 돌아와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