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게에도 올렸지만 애갤에도 말투 바꿔서 재업합니다.
1.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애니입니다.
이 쪽 소재에는 시로바코라는 끝판왕 겸 간판이 있긴 하지만,
시로바코가 '애니메이션 업계'의 이야기인 반면
'영상연'은 좀 더 근본적인 '애니메이션 만들기'를 다루죠.
전혀 귀엽지 않은 여고생 3명이서 지극히 이기적인 이유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습니다..
주인공 3인방은 가이낙스 창립멤버 3인방인 안노/아카이/야마가 트리오의 오마주로 보이고,
미래소년 코난, 루팡 3세, 아키라, 울트라맨 등 온갖 패러디가 있습니다.
그것뿐이라면 추억팔이용 애니로 그쳤겠지만
이 애니는 순수하게 극을 이끌어 나가는 힘이 강합니다..
애니를 잘 모르는 사람에겐 의자에 묶어둘 정도의 흥미를,
애니를 잘 아는 사람에겐 더없이 유쾌한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하죠.
넷플릭스 '일본침몰 2020'으로 주가 까먹은 유아사 마사아키지만, 그래도 이 애니는 정말 빼어납니다..
2. ID:INVADED
카이바 사장님 탐정하는 애니입니다.
꿈을 꾸게하는 기계에 들어가서 범죄를 해결한다는,
누가봐도 인셉션에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합친 듯한 애니지만
단순히 표절작이나 아류작이라고 깎아내릴 수 없습니다.
Fate/zero로 떴다가 알드노아 제로로 말아먹은 아오키 에이와
유명 추리소설 작가인 마이조 오타로가 자신들의 좋은 점만 합쳐서 만든 애니로,
개인적으로 1월 애니 중 가장 재밌게 봤습니다.
여주인공인 혼도마치가 귀엽고 불쌍해보여서 재밌기도 했지만,
주인공인 사카이도의 스토리가 워낙 촘촘하고 잘 짜여져 있어서 눈을 뗼 수가 없습니다.
흑막인 존 워커가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걸 커버칠 정도로 사카이도의 과거 이야기는 훌륭했죠.
아니, 다 제쳐두고, 츠다 겐지로가 주인공을 연기하는 애니는 흔치 않고,
정말 정신 나갈 것 같은 연기를 보여준 것 만으로도 이 애니의 가치는 충분합니다.
3. Re: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2기
보름 뒤에 나머지 2쿨이 시작하지만 1쿨 분량만으로도 2020년 10선에 듭니다.
1기 때 'Who's Rem?' 시전하고 끝난 뒷맛 최악의 애니가
2기 와서는 그런 거 개뿔도 안 떠오를 정도로 자극적이고 새로운 맛이 매화 터져나오죠.
애니의 내용이야 다들 알 것이라 생각하고 적당히 넘어가지만,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그 많은 빌어처먹을 이세계 전생 라노벨 중에서,
현실 세계의 부모님의 이야기를 이렇게 한 애니가 있을까?
적어도 전 그런 면을 봐서라도 리제로의 점수를 정말 높게 쳐줍니다.
4.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2기
니세코이도, 우공못도, 5등분도 죽었다.
살아남은 카구야 뿐이다.
근데 그냥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가 아니라,
'정말 강해서 살아남은' 애니입니다.
유쾌함과 달달함이 포인트로 명실상부 현시대 최고의 러브코미디 만화 원작 애니.
1기가 히트쳐서 2기 때는 소포모어 징크스로 부진하나 싶었지만
소포모어고 나발이고 연타석 홈런을 쳐버렸습니다.
3기도 나온다고 하니까 앞으로 2,3년은 문제없을 것 같네요.
이렇게 안심하고 볼 수 있는 러브코미디가 얼마 만인지 기억도 안 납니다.
5. 파도여 들어다오
대부분은 이름 못 들어봤을 애니입니다.
하지만 이 글을 혹여나 여기까지 읽는 2030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애니입니다.
말투 걸쭉하고 조신함 전무하고 전 남친한테 50만엔 뜯겨 헤어진 유감스러운 여자 '코다 미나레'가
우연찮게 라디오 기획자 앞에서 술주정 부리다가 스카우트 '당해'
심야 라디오 진행자로 활약하는 이야기.
성격이 좀 모나고 유감스럽지만 행동 빠른 여자들과
사람은 나쁘지 않지만(전 남친이라는 썩어빠진 인간쓰레기 빼고)
좀 한심하고 나사가 좀 많이 빠진 남자들이
'누가누가 더 한심한가' 콘테스트를 하는게 이야기의 뼈대입니다.
라디오 방송에 대한 이야기도 확실하고 성인용 개그코드도 확실합니다.
아침 8시 알람을 들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11시라고 무기력하게 말하는 거나,
거북이들이 사료먹는 걸 보고 지들이 똥오줌 싼 물에서 잘도 밥을 먹을 수 있냐며
일본 정치판도 마찬가지인가 읊조리는 등등,
조금이라도 시답잖은 2030을 지내본 사람이라면 십분 공감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아, 그리고 성우 연기는 미쳤습니다.
생판 신인 성우가 주인공이고 외화 전문 65년생 아저씨가 듀오인데
누가보면 둘 다 20년차 베테랑 애니메이션 전문 성우같애요.
6. 데카당스
모브 사이코 100 감독이 만들었습니다.
무슨 뜻이냐면 액션은 확실하다는 거죠.
이 애니는 말을 좀 아끼겠습니다.
1화 끝날 무렵부터 스포일러 구간인데,
한 번도 안 본 사람에게 그 스포일러를 하면 애니의 재미가 팍 식습니다.
그냥 지금 이 스샷을 보고 재밌겠다 싶으면 2화까지 달리고,
취향이 맞으면 완결까지 달리세요.
그 외에 이 애니에 대해 할 말은 없습니다.
순수하게 재밌고, 정말 순수하게 다음주가 기다려졌습니다.
7.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T
어마금은 안 산지 한참 됐고, 어과일은 애초에 사지도 않았지만
어과초는 신간 나올때마다 계속 챙겨봅니다.(1년에 1권 꼴이지만)
대패성제 편과 드림랭커 편.
이 두 에피소드를 큰 축으로 25화 동안 이번 3기는 달렸고,
어마금 3기에 대한 실망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그림체가 좋아져도 액션 연출은 작안의 샤나 시절인 어마금과 달리
어과초는 작화고 연출이고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죠.
혹자는 드래곤 스트라이크가 왕꿈틀이 같다고 했는데,
전 이렇게 가슴이 웅장해지는 왕꿈틀이 본 적이 없습니다.
다 같이 나눠먹을 때 제가 콜라맛 먹을 때 빼고요.
쇼쿠호 좋아.
8. 주술회전
주인공이 좀 무기력하고 성장이 느린 편입니다.
그것 외에는 사실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이 애니는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것이고,
제가 여기서 앞으로의 이야기를 스포해봤자 쓸모없죠.
우린 매주 팝콘 먹으면서 내년 3월에나 1기가 끝날 이 애니를,
현존 최고의 소년점프 만화 애니를 즐기면 됩니다.
액션 얘기를 좀 하자면,
박성후 감독은 본즈가 떠오르는 '역동적인 셀 애니메이션 액션'이 장기지만,
그렇다고 본즈와 비슷하냐고 물어보면 절대 아닙니다.
뭐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본즈 액션이 '카메라를 액션에 맞춰서 이리저리 돌리는' 느낌이라면
박성후 감독은 '카메라가 인물 액션을 붙잡고 끌고가는' 느낌.
굳이 따지자면 전 박성후 감독 쪽이 더 파워풀하다고 생각합니다.
9. 아쿠다마 드라이브
근미래 SF 범죄 스릴러 느와르 디스토피아 장르입니다.
그리고 재밌습니다.
조금 옛날 표현이지만, '뿅가죽는' 애니죠.
정말 뭐 이런 애니가 있나 싶으면서
금요일 아침에 가장 먼저 보는 애니입니다.
10. 러브라이브! 니지가사키 스쿨 아이돌 동호회
전 개인적으론 @ㅏ재이기도 하지만,
러브라이브 시리즈를 전부 다 보기는 했어도
선샤인 1기를 제외하곤 고개가 갸웃거렸습니다.
물론 아이마스 쪽도 사이마스 외에는 그렇게 높이 평가하진 않지만,
그래도 아이마스에 비하면 럽라애니가 좀 더 아쉬웠습니다.
근데 이번 니지애니는 좀 다릅니다.
좀 많이 다릅니다.
아니 어쩌면, 장르가 아예 다르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
니지애니를 보면서 전 럽라보다 '사쿠라장의 애완그녀'+'이윽고 네가 된다' 같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캐릭터 개개인의 성장+백합 섞인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폐교+스쿨 아이돌 어셈블 이었던 시리즈 전통과 달리
금수저 학교+3화만에 엑조디아 완성인 니지동은 럽라라는 제목 가려놓으면 럽라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아이돌 애니가 아니라 좀 더 고전적인 학원 동아리 애니라고 보는 게 맞겠습니다.
뭐가 어찌됐든, 제가 지금껏 본 아이돌 씹덕 애니 중 최고입니다.
아직 마지막화가 남았는데, 이미 탈주와 신기한 스쿨버스로 고통받은 회한이 해소되어 성불할 것 같습니다.
근데 이거보고 스쿠스타 시작하지는 마세요.
그냥 귀여운 유우쟝이나 보길.
군생활 끝나고 처음 글 써보니까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예전처럼 글을 꾸준히 쓸 기력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힘내보겠습니다.
영상연, 아쿠다마, 데카당스, 파도여 이 네작품은 감상하면서 실험적 혹은 높은 자유도가 느껴져서 좀 더 즐거웠어요. 한 해를 마치며 10작품 정도 추리는 것이 힘들 정도로 재밌는 작품이 많았네요. 특히 올 해는 코로나 때문에 애니나 만화의 덕을 많이 봤다고 생각해요. 애니갤러리의 컨텐츠는 애니를 보고 쓰는 리뷰와 댓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꾸준히 글을 써주신면 좋겠네요.
인베이디드는 제작사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불안해한적이 있었죠
아쿠다마는 초중반까지 좋았는데 후반부 전개가 영.. 용두사미로 끝날거 같네요 (코다카 진짜 단간 애니 그렇게 망쳐놓고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네)
영상연, 아쿠다마, 데카당스, 파도여 이 네작품은 감상하면서 실험적 혹은 높은 자유도가 느껴져서 좀 더 즐거웠어요. 한 해를 마치며 10작품 정도 추리는 것이 힘들 정도로 재밌는 작품이 많았네요. 특히 올 해는 코로나 때문에 애니나 만화의 덕을 많이 봤다고 생각해요. 애니갤러리의 컨텐츠는 애니를 보고 쓰는 리뷰와 댓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꾸준히 글을 써주신면 좋겠네요.
다 명작이네요. 특히 영상연은 보자마자 '와 1분기부터 대작이 나왔네.'였습니다 ㅎㅎ 이드 인베이디드랑 파도여 들어다오 빼고는 다 본 거여서 이 2개는 겨울방학 때 한번 봐야겠네요
프리코네 애니가 없네
내년에는 메카 애니 신작 보고 싶다..
근데 메카물은 꼭 중간에 삼천포로 빠져서 스토리 개망함 예시로 철혈의칩펀스, 달링키스? 아무튼 그런거
개인적으로 데카당스 정말 매주 기다리면서 봤습니다
1,2,4,5,7,10 빼고 다 봤네요 파도여들어다오는 봤는데도 뭔내용인지 이해를 못하겠음 딱히 19금 할만한 요소가 없는데 19금을 때려버린 개니플러스가 역겨울 뿐 나머지는 재밌게 봤네요 :3
코로나로 많이 연기도 되고 불안정한 한해였지만 좋은 작품들도 많이 나와주어서 즐거운 한해기도 했습니다. 쉬엄쉬엄 이전처럼 좋은 리뷰 또 써주시길 기다리겠습니다.
파도여 들어다오는 정말 오랜만에 마주한 '작품성'이 느껴지는 갓애니였습니다. 원작 만화는 무한의 주인을 그린 사무라 히로아키의 작품이죠. 모에 코드와 노출로부터 몇 km 떨어져 성숙한 어른들의 우스운 이야기를 담아낸, 글쓴분 말마따나 '2030'의 눈높이에 있는 애니입니다.
럽라 선샤인은 안봤는데 니지동은 평가가 좋아서 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