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아되의 뜻은 공유정신병적 장애예요.
아서 플렉의 감정선을 따라서 대체 누가 조커의 정신병을 공유하는지, 뇌피셜로 설명해보겠습니다.
우선, 할리는 조커를 사랑합니다. 영화의 내용에서도 나오듯, 그녀는 의사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유복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대학에서 정신의학을 전공 중인 것으로 설명됩니다.
그러니, 그녀는 자신의 심리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는 뜻이며, 처절한 이별의 순간도 받아들입니다. 일반인의 심리 변화처럼 머리를 짧게 자르는 정도이죠.
그러니까, 저는 아서 플렉과 할리가 정신병을 공유한다고 보지 않는 것입니다. 그들은 사랑합니다.
그렇다면, 조커와 감정 혹은 심적 변화를 공유하는 인물은 누구일까요? 저는 크게 세 명을 꼽고 싶습니다: 조커와 입맞춤 후 그를 따르는 제소자와 교도관.
그리고 바로 관객입니다.
조커 2 영화를 보고 재미가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사실은 가장 재미있게 보신 겁니다.
아서 플렉은 웃지도 농담도 던지지 않고 죄수로 감옥에 갇혀 살아갑니다. 그러나 할리의 사랑으로 인해 그는 다시 한 번 살고 싶어집니다. 그렇기에 변호인단의 의견을 받아들여, 머레이 쇼에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던가 "기억이 깜빡깜빡한다"고 말합니다.
재판장에서의 모든 멸시와 조롱을 감내하고 앉아있습니다. 그가 도망칠 곳은 환상뿐이고, 환상 속의 조커는 법봉으로 판사의 머리를 깨부수고, 카메라맨과 배심원단을 총으로 쏴 죽입니다.
그리고 곧 자신도 자살하죠. 조커를 죽인 겁니다. 이미 그는 아서 플렉이었습니다.
자신의 존재 자체로 할리의 곁에서 살고 싶었던 거겠죠. 그는 말 그대로 가면을 쓰고 조커 행세를 시작합니다.
그것은 직간접적으로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줍니다. 사람들은 환호합니다. 여기서 아서 플렉과 추종자들 사이의 이해 관계가 엇갈립니다.
아서는 자신이 응원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추종자들이 원하는 것은 정신병력을 인정하지 않고 순교하는 것입니다. 심볼로서 그가 남아 주길 바랍니다.
이는 아주 종교적인 색깔을 띠고 있는 대목인데요. 무튼, 예 그런 겁니다. 결국 아무도 아서 플렉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추종자들은 조커를 추앙하고, 할리 또한 조커를 사랑하니까요.
그리고 관객 또한 그렇죠. 그들은 조커를 사랑해서 돈을 지불하고 스크린 앞에 앉아 있는 겁니다. 광기와 무너진 세상이 보고 싶을 뿐이죠. 아서 플렉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또는 할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따위는 관심 없습니다.
네, 그래서 재미가 없는 겁니다. 당신은 조커를 사랑하니까 말이죠.
난쟁이 개리가 증인석에 앉아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나에게 잘 대해준 사람은 너 하나뿐이었는데, 그게 어떤 감정인지 아느냐고."
조커는 괴로운 듯 "그만하라"고 말하죠.
여기서 관객 모두가 의아할 부분을 해소해드리겠습니다.
아서 플렉은 교도관들에게 두들겨 맞고, 겁에 질려서 "조커는 없다"고 정신이 바짝 들어서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유일하게 자신에게 잘해줬던 교도관이 조커의 영향을 받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폭력을 행사한 것에서 깨닫게 된 것입니다. 진짜 조커가 누구인지.
그는 최후 변론 때, 의자를 배심원단 앞에 끌어다 놓고 마이크를 들고 깨닫습니다.
카메라를 통해 제 4의 벽을 허물고, 당신을, 교도관을, 대중을 바라봅니다. 네, 조커를 바라봅니다.
"똑똑, 누구세요?"
"아서 플렉입니다."
"아서 누구?"
최고의 농담 아닙니까?
이제 마지막 장면으로 향해 보겠습니다.
아서 플렉은 면회자를 만나기 위해 복도를 걷고, 그를 추종하는 제소자에게 칼을 맞고 죽습니다.
절대로 추종자들이 원하는 대로 순교하지 않았습니다. 아서 플렉으로서 죽었습니다. 법원 외벽이 폭파되어 무너진 세상에 던져진 그는 도망칩니다. 그게 아서 플렉입니다. 그는 언제나 잡힙니다. 아서 플렉은 교활하고 잔인하며 냉철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환상 속의 조커는 노래를 부르며 가브리엘과 아들을 가사에 담아 말합니다.
조커는 죽지 않았습니다. 공유정신병을 가진 사람들은 아서 플렉의 고통과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영화가 재미없다고 손가락질하며 분노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관객에게 묻는 겁니다. "자, 이제 누가 조커지?"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