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상자의 면면을 보면, 확실히 작년만큼 논란이 심한 수준은 결코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을 완벽하게 피해가긴 어렵다는 감상도 동시에 드는군요.
그나저나 이번에도 여성우 편향으로 글을 쓰게 됩니다;; 남자 쪽을 어설프게 건드릴 바에는, 저보다 더 남성우 판도에 관심 갖고 계신 분들의 도움을 받는 게 맞다고 판단했고요. 남성우 관련 소감을 댓글로 보충해주셨으면 감사하겠고, 특히 따로 글을 써주시면 더욱 값진 글타래가 되겠네요!
먼저 제 평가 기준을 말씀 드리려 합니다. 작품 평가 대상을 2015년 출연작으로 제한하고, 신인상 후보자의 경우 2011년을 데뷔 커트라인으로 잡습니다. 그리고 제1 평가 기준으로써, 1) 주연급(=레귤러) 출연작의 흥행 실적, 2) 성우가 연기한 캐릭터의 연기 및/ 혹은 화제성을 감안합니다.
이번에도 남녀 공히 신인상은 3명씩 추려 냈던데, 먼저 우에사카 스미레 얘기부터 해보죠. 이 친구, 흥행 실적만 보면 대단히 준수합니다. 주연급으로 출연한 애니의 vol. 1 합계 판매량이 9천장을 넘긴 경우 무려 4편이에요! 바로 신데마스(31,142장), 함대 컬렉션(17,771장), 오버 로드(13,091장), SHOW BY ROCK!!(9,281장). 그러나 이 사람의 약점은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가 부각되는 정도가 많이 약하다는 점이죠. 업계를 대표하는 스타지만, 여전히 우에사카 스미레 본인의 이름값이 압도적으로 강합니다. 데코모리 이후 자신을 대표하는 애니 캐릭터가 딱히 보이지가 않아요.
두번째 수상자인 타나카 아이미의 작년 레귤러 출연작은 히모토 우마루쨩 한 편밖에 없었습니다만, 이 작품에서 성우와 캐릭터가 무서울 정도로 혼연일체가 되는, 매우 인상 깊은 한방을 날렸습니다. 하지만 히모토 우마루쨩의 흥행 성적이 평타에서 중박 사이(4,906장)라는 점이 약점이죠.
끝으로 타카하시 리에는, 이곳의 제 글들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아실런지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매우 높게 평가하는 신인으로 작년 출연한 모든 주연작에서 호연을 펼쳤죠. 하지만 문제는 출연작의 흥행 실적, 연기한 캐릭터의 화제성 양면에서 밀린다는 점. 특히 캐릭터의 화제성은, 그냥 성우에게 모든 걸 맡길 영역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캐릭터 본연의 입체성과 작품 자체의 흥행으로부터 영향을 크게 받죠. 예컨대 3중 연기를 가능케 한 복합 캐릭터인 우마루는 타카하시와 같은 소속사인 타나카 아이미에게 크나큰 선물이었으니깐요. 물론 그만큼 성우의 실력이 받쳐 주었기에 멋진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만...
여우 주연상 수상자인 미나세 이노리는 전희철창(20,409장)과 고치우사(15,670장)라는 흥행작에 레귤러로 출연하였고, 헤스티아(던만추)와 유키(학교생활) 같은 히트 캐릭터도 만들어 냈죠. 특히 헤스티아 열풍이 눈에 띕니다. 게다가 사실 나는의 나기사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잘 표현해 줬고요.
하지만 "여우 주연상이라는 무게감에 걸맞는 실적을 냈다고 평가할 수 있느냐"입니다만... 솔직히 더 묵직한 실적과 존재감을 증명하는 성우가, 성우판의 한해를 결산하는 자리에서 정점에 서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지는 않지만요. 그럼에도 2015년엔 딱히 미나세 이노리를 압도하는 경쟁자들이 눈에 띄지 않기도 하네요. 이렇게 확실하게 도드라지는 후보자가 눈에 띄지 않는 경우엔 여우 주연상을 공석으로 남길 수도 있지 않냐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여우 조연상은 매번 조연관 상관 없는 주연 전담 성우들이 받아 가는 상이라서 뭐라 얘기하기가 참 애매해요. 단지 2013년 이시카와 유이의 경우처럼 미나세 이노리에게 여우 조연상을 주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소감은 피력해 봅니다.
끝으로 수상자들의 소속사 분포도를 보니, 역시나 81 프로듀스의 행보가 유난히 도드라집니다. 대충 받을 만한 견적이 나오는 친구들이 있으면 어떻게든 한자리를 던져주는 모양새가 나온다는 의심 말이죠. 특히 작년 신인상 수상자 2인이 그런 경우였고, 올해도 신인상 3석에 가창상까지 거머쥐었는데, 이런 관행이 계속 이어지면 사쿠라 아야네, 타네다 리사 등이 그러했듯 앞으로도 손해를 보는 성우들도 생기겠단 감상도 갖게 됩니다.
미나세 이노리 수상은 조금 놀랐습니다. 충분히 받을만하다고 생각은 합니다.
이 친구의 수상에 대해선 본문 그대로의 감상이네요. 뭔가 이상하긴 한데, 그렇다고 얘를 압도하는 경쟁자도 없다는 점이죠. 어쨌든 전반적으로 작년보단 논란이 덜한 수상자들이었단 점은 만족스럽긴 합니다^^
주연 여우상은 받을만하긴 했는데 카야노 아이나 사쿠라 아야네를 줬어도 수긍했을 것 같습니다. 조연 여우상은 무슨 기준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그리고 신인 여우상은 81에서 욕심을 부린게 아닌게 생각됩니다. ps. 한 번 여성 성우 대상으로 성우 어워드 역대 수상자를 봐야겠습니다.
조연상은 사실상 우수상이죠, 주연상이 최우수상이고. 양심적으로 명칭부터 바꿔야죠. 신인상은 작년보단 그래다 낫습니다. 우에다 레이나는 정말 갑자기 얻어 걸린 경우인데, 이번 81의 수상자들은 그래도 한결 설득력이 있는 편이니... 하지만 그외에도 상 받을 만한 타소속사 경쟁자들 은근히 많아서... 81 프로듀스 프리미엄을 얹고 간 게 맞겠습니다. 아니, 이걸 떠나서, 신인상을 3명이나 주는 것부터가 문제. 아무리 봐도 소속사들 쿼터 균형 맞추려고 하는 모양새던데, 솔직히 이런 식이라면 주연상도 수상자를 2명으로 늘려도 크게 무리는 없겠네요.
2014년 신인 여우상 잠정 후보자군 (10년도 데뷔자) - 사쿠라 아야네, 코마츠 미카코, 토야마 나오, 미나세 이노리, 타네다 리사 등 2015년 신인 여우상 잠정 후보자(11년도 데뷔자) + 개인적인 추천후보 - 카쿠마 아이, 한 메구미, 타카하시 미나미 / 오자와 아리, 오오니시 사오리 (그리고 데뷔시기가 애매하지만) MAO 인데 15년은 그렇다치고 14년 수상자 우에다 레이나는 좀 아쉽습니다. 실력문제라기 보다는 10년도 데뷔 성우들이 역대급이여서...
제가 사쿠라 아야네를 2011년 데뷔로 착각하는 실수를 저질렀네요;;; 그럭저럭굽신님 덕분에 본문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5년 신인상 수상자 얘기를 더 하면요, 이번 수상자들을 보면 선발 기준이 뒤죽박죽이어서 구도가 이상하긴 합니다. 타나카 아이미를 줬다는 건, 출연작의 흥행성을 덜 보고 성우의 연기에 가산점을 크게 부여했다는 말이죠. 그런데 우에사카 스미레에 한해선 상황이 정반대가 된단 겁니다. 타카하시 리에는 이 둘과는 또 기준이 달라 보이고요. 물론 이번 선발자들을 정당화할 근거들은 있습니다. 우에사카가 이치미치 마오, 오자와 아리보다 흥행 실적이 좋았다고 보면 되겠고요. 그리고 오오니시 사오리보다 타나카 아이미가 더 개성 있는 연기를 했다고 보면 되니... 문제는 편리하게 이 기준, 저 기준 골라 잡게 되어서, 판단할 때 일관성이 없어진다는 것;;; 참, 타나카 아이미가 받을 수 있었다면 쿠로사와 토모요에게 상을 줬어도 전혀 무리가 없었을 거 같습니다. 더군다나 이쪽은 흥행 성적도 타나카보다 우위였고요. 물론 쿠로사와의 데뷔년도를 어떻게 잡느냐가 문제거리긴 합니다만...
올해도 역시...가창상도 그렇고 81이 무리해서 푸쉬해주는 느낌이라 예전부터 이 어워드는 그냥 그러려니 이벤트성 수상식이라 생각합니다. 몇몇 소속사쪽 성우들만 받는 편파 어워드 같아서요. 그래도 주연상은 올해는 성우가 받아서 낫네요. 작년이 정말 뜬금 없었는데 말이죠.
역시 소속사별 쿼터가 제일 큰 문제 같습니다. 예컨대 81만 해도, 2014년, 2015년엔 신인상 부문이 그러했는데, 문제는 81이 신인상 후보자로 올린 라인을 챙겨주지 않으면 81에서 상 받을 성우가 없어진다는 겁니다. 따라서 신인상 수상자에 더욱 걸맞는 후보자들이 자동으로 누락되는데, 이게 성우 개인으로선 손해지만 소속사 차원에선 손해 볼 일이 없죠. 81에 신인상 넘겨주는 대신 조연, 주연상에 자사 성우들 필연적으로 들어가게 되니깐요. 어쨌든 토야마 나오, 사쿠라 아야네 등이 신인상을 놓친 원인도 그런 거 같고... 뭐, 오사와, 시그마처럼 소속사 차원에서 겉돌고 있는 케이스도 있긴 하지만요.
본문에서 크게 간과한 점이 있어서 댓글로 남깁니다. 작년에도 그러했지만 성우 어워드에서 최근 '극장판 흥행'에 프리미엄을 얹어주는 듯해요. 성우 어워드 역사 상 가장 논란이 된 수상자인 칸다 사야카가 대표적인 경우이고요. 그리고 작년 신인상 수상자인 스자키 아야도 타마코 마켓 극장판 파워를 등에 업고 갔다고 볼 여지가 많죠. 따라서 미나세 이노리의 여우상 수상도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출연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단지 2013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사람이라서 아직 신인으로 보는 경향이 있고요.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주연상 하면 조금더 경력이 찬 성우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보니 약간 이상한 결정이 아닌가 하는 반응이 나왔습니다만... 결국 저 역시도 수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나 하는 반성을 해봅니다. 역시 한해를 결산하는 작업은 너무 어려운 과제네요.
(칸다 사야카를 제외하면) 2010년도 데뷔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활동을 2013년부터 시작한 성우가 2015년까지 활동으로 주연 여우상을 받는 전례가 없긴 하죠. 그나마 비슷한 케이스가 히라노 아야나 토요사키 아키정도 인데 두 성우 모두 한 해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하루히, 럭키스타 / 케이온 1,2기)의 주역일뿐더러 다른 작품에서 활약도 상당한 수준이었죠. 무엇보다도 앞선 두 사람은 신인상을 거쳐서 받았다면 미나세 이노리는 한 방에 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렇다고 2015년 잠정 경쟁자인 사쿠라 아야네와 카야노 아이가 작품 흥행이나 출연작품, 주연수에서 앞서면 앞섰지 밀리지 않습니다. 코코사케를 포함하더라도 못 받을 상은 아닌데 조금 이른게 아닌가 라는 반응이 나와도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제가 그 입장이기도 하고요.) ps. 극장판 흥행 프리미엄을 준다면 러브라이브나 걸즈앤판저 출연 성우진이 하나 정도는 받았어야 하는 건 아니였나 라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아르페지오와 걸즈앤판저의 후치가미 마이라던가...) 뭐 상 위원회에서 오리지날 애니메이션 극장판을 더 선호할 수도 있긴 하겠네요.
그럭저럭굽신님 댓글을 읽어 보니 더더욱 이런 시상식의 문제점이 절실히 다가오네요. 일단 극장판이라면 말씀하신 대로, 왜 이 극장판은 안 되고 저 극장판은 배려하냐는 의문이 나오죠. 뭐, 작년, 올해의 수상 결정을 보면, 심사측에서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는, 바꿔 말하면 이쪽 냄새가 덜한 작품을 선호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여기서 타마코 마켓은 뭐냐고 반문하면 또 할 말이 없어지긴 합니다만...^^;;; 그리고 현재 주연상 못받은 성우들 중 받을 견적이 나오는 사람들이 히카사 요코, 하야미 사오리, 이노우에 마리나, 카야노 아이, 하나자와 카나 정도인데, 하나자와는 작년에 조연상 받으면서 사실상 정리된 분위기고요;;; 하야미, 히카사를 주면 마츠오카와 같은 소속사가 되거든요. 성우 어워드 역사 상 한 소속사가 주연상 다 먹은 거 딱 한 번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도 심사측에서 피하고 있을 가능성이 보이고요. 끝으로 카야노와 이노우에는 역시 소속사 때문에 걸러 냈을지도 모르니... 그리고 결정적으로 경력을 제외하고, 2015년의 순수 실적만 따져 보면 위 성우들이 미나세 이노리를 압도한다고 보기가 또 애매해지죠. 뭐, 이건 바꿔 말하면 미나세 이노리는 되는데 나머지는 왜 안 되냐는 말과 같아서 또 이야기가 반복됩니다;; 하여튼 이게 문제입니다. 이런 시상식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이 존재할 수도 없고, 게다가 그것보다 더 큰 문제지만, 이러 저러 기준들 중 편하게 몇 개씩 골라서 조합해 써먹는다는 점. 그러니 이 사람은 받는데 왜 저 사람은 안 되냐는 불만이 나오기 마련이죠. 게다가 소속사 쿼터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까지... 참으로 복잡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