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르카네스포츠 사무국 의뢰
720cm×230cm(로고 미포함)
4주/실 작업 기간 3주
페인트
벽화 전경
전체적 구성으로 주르카네스포츠의 역동성과 웅장함을 표현했습니다. 사무국에서 제공한 사진을 바탕으로 재구성했고 총 5인물, 3종목을 포함하는 그림으로 완성했습니다. 그림에 표현된 페르시안 밀, 레슬링, 카바데 외에도 상, 쉐노 등 다른 도구를 포함하는 그림도 고려했지만, 결국 이 구성을 채택했습니다.
종목별 인물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페르시안 밀, 주르카네 레슬링(일반 레슬링과 다름), 카바데. 그림은 카바데→레슬링→페르시안 밀 순서로 작업했고, 보시다시피 가운데 레슬링 부분에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했습니다. 이란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고람레자 타크티'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해 레슬링 부분은 최대한 정밀하게 작업했습니다.
세부묘사
원안과 완전하게 똑같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실제 크기로 인쇄한 종이를 붙여 자국을 내고 펜터치 한 후 색칠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조금이나마 이란 느낌을 살리고자 했던 바지, 빛을 비출 때 옷보다 부드럽게 색 전환이 이루어지는 몸 등, 포인트 삼았던 부분들입니다.
벽화 전경, 사무국 로고를 포함하는 전경
아시아 사무국 로고는 국제 주르카네스포츠 연맹 로고와 동일합니다. 가운데 배색은 노랑과 주황, 이렇게 두 버전이 있는데 사무국 로고는 매트와 조화를 고려하여 주황으로 결정했습니다. 이번에 안 사실이지만, 로고 부분보다 글씨 부분이 작업하는 데 훨씬 오래 걸리더군요. 혹시 다음에 비슷한 작업을 맡게 된다면 충분히 고려하여 작업 일정을 계산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벽화는 분명 태어나서 그려본 가장 큰 그림이었습니다. 이번 작업이 여러모로 한계를 넘어설 기회가 되었다는 사실에 뿌듯하고,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더욱 기쁘네요. 아마도 작업을 진행한 4주는 꽤 오래도록 기억에 남지 않을까 합니다. 새로운 작업을 제안,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아시아 주르카네스포츠 사무국에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시안 제작과정&흑백변환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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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주르카네스포츠 사무국에서 제공한 사진을 바탕으로 인물을 조합했습니다. 흑백으로 변환했을 때 너무 튀지 않도록 미리 명도나 채도 등을 맞추었습니다. 사진에는 나와 있지 않은 팔과 손을 그려 넣기도 했는데 흑백으로 변환할 예정이어서 사진처럼 자세하게 그리지는 않았습니다.
인물 간에 크기를 조절하여 입체감을 줄까도 생각했지만, 모든 인물을 강조하는 게 옳다고 판단하여 고르게 배치했습니다. 흑백 변환을 고려해 인물별로 구분하기 편하도록 테두리를 넣어주었습니다. 사진으로만 본다면 인물이 잘 구별되므로 넣지 않아도 됐겠지만, 변환했을 때는 그림이 단순해지므로 구분이 필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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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우리 뇌는 머리나 손 등에 가중치를 두고 사람을 인식하므로, 그림에서는 머리와 손을 어디에 두느냐가 전체 느낌을 정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물론 그림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머리를 비슷한 간격으로 두었고 페르시안 밀이나 손 등이 흐름을 돕거나 빈자리를 메꾸도록 배치했습니다.
레슬링 사진을 극적으로 드러낼 것이냐, 아니면 장면이 조금 가리더라도 구도에 맞게 작업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하다가,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실제로 머리 간격을 왼쪽으로 쭉 빼서 레슬링이 모두 드러나게도 배치해보았지만, 중간이 허해지는 느낌을 받아서 어쩔 수 없이 구도에 충실하기로 했습니다.
받은 자료 중에서 맞는 사진을 고르느라 조금 애를 먹었네요ㅋㅋㅋㅋ 정말로 조금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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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흑백으로 변환할 때 한 번에 바로 마음에 드는 그림이 나오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지요. 반드시 어떤 부분은 마음에 들지만 다른 부분은 형태가 너무 이상하게 나올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여러 장으로 조합해야 합니다. 기능은 하나로도 충분하지만(실제로 포토샵에서 'Levels'만 사용하여 작업했습니다), 조합은 쉽지 않습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매우 번거롭다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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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결정을 내릴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흑백 교차'였습니다. 흑백이지만 되도록 풍부한 색감으로 보이게 했고, 이러한 교차가 인물을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조율했습니다. 물론 이 그림만 보면 인물 구분이 살짝 모호해 보일 수 있지만, 만화가 아닌 벽화라는 점을 고려하여 현장에서 보는 느낌을 중심으로 작업했습니다. 아마도 만화였다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작업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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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시안 작업 완료.
실제로 가장 오른쪽 인물만 봐도, 들고 있는 페르시안 밀, 얼굴, 머리카락, 오른 팔꿈치, 왼손, 몸통, 바지 등이 모두 다른 그림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사진에서는 페르시안 밀이 몸보다 밝은색이지만, 작업에서는 목적에 따라 검은색으로 처리했습니다. 몸이 드러난 레슬러 부분에서 근육은 말할 것도 없고, 얼굴 부분만 4장(더 많을지도?)에서 따로 떼왔을 정도로(심지어 코 볼 끝부분만 따로 떼오기도 했습니다.) 변환 작업은 손이 많이 가지요. 벽화 전체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조합했고, 여러 요소는 목적에 따라 의도적으로 배치되었습니다.
때때로 인터넷에서 사진에 여러 효과를 주는 방식으로 작업하는 작가를 깎아내리는 의견을 보곤 하는데, 실제로 작업해보면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을 단순히 보기 좋은 흑백 그림으로 변환하는 데도 이처럼 손이 많이 가는데, 하물며 그러한 작업은 얼마나 복잡한 과정을 거칠지... 상상하기 어렵군요.
물론 불법 도용이나 단순 트레이싱은 문제가 되겠지만, 단순 트레이싱으로는 나오기 어려운 수준 높은 작업까지도 그 가치가 폄훼되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요. 누군가가 보기에 좋은 작업물을 만들어내는 일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든 어렵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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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실측 크기와 함께 받은 사진. 사무국 이전 초기 모습입니다. 사진에 프링글스랑 식혜가 있는지를 방금 알았습니다! 이렇게 둔감할 데가.... 프링글스 먹고 싶네요. 식혜 마시고 싶네요. 다 올리고 나면 편의점 가야겠습니다.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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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시안을 합성하여 확인받았습니다. 포토샵의 위력이란...ㅎㄷㄷㄷ 선풍기 쪽 합성이 귀찮으면서도 왠지 즐거웠네요ㅋㅋㅋㅋㅋㅋ 아직 최종 수정 전이어서 글씨 철자가 다릅니다. 1차 확인에서 이번 시안과 다른 시안도 작업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곧 다른 시안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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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도구, 특별히는 '손'을 주제로 작업한 시안. 조금 더 단순하고 깔끔한 느낌으로 작업했습니다. 역시 선풍기 부분 합성은 즐거웠네요ㅋㅋㅋㅋㅋㅋ 회색이 2단계로 들어가서 장난 아니게 복잡했는데, 만약 이 시안으로 작업에 들어갔으면 사망했을지도.... 원래 이 시안 말고도 몇몇 기획이 더 있었지만(물론 넘기기도 전에 제 선에서 캇뜨), 시간 관계상 1차 시안으로 확정됐고, 이후에 몇몇 부분을 수정한 후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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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나무'를 추가한 최종 시안. 지혜의 나무란 페르시안 밀에 그려진 특별한 문양으로, 큰 페르시안 밀과 작은 페르시안 밀에 각각 다른 방식으로 들어갑니다. 이러한 문양은 보자기나 손수건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슬람 문화권에서 흘러들어온 문양이라는 사실은 이번 작업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도안은 하나를 사용했지만, 선 굵기나 형태를 조정하여 여러 밀에 알맞게 넣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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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나무 도안을 실제로 작업한 사진. 지혜의 나무 도안이 원본 사진에는 없었으므로, 사진처럼 보이게 하려고 갖은 애를 썼습니다. 울퉁불퉁하거나 흠이 난 것처럼 보이는 부분은 모두 창작입니다. 흠이 너무 많아도 어색하고 너무 없거나 아니면 어정쩡한 곳에 나 있어도 이상해서 그 애매한 적절함을 유지하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이 부분 외에도 미묘한 실재감을 주기 위해 손수ㅋ 그려 넣은 부분은 벽화 전체에 꽤 있네요.
사실 이런 부분은 보는 사람들이 모르고 넘어가야 가장 잘된 작업인데 굳이 이야기하는 이유는... 말 안 하고 넘어가기 아까워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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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스칸디나비아 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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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군도를 촬영한 위성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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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업을 수락한 가장 큰 이유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였습니다. 물론 거창한 건 아니고, 그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시절에 큰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도움을 받았던 때가 생각나서였습니다. 실제로 작업하면서 미세한 반복이 힘들었을 뿐 창작하는 고통을 많이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타지에서 생활하느라ㅋㅋㅋㅋ 여행 나온 느낌이 들어서 좋기도 했으니까요.
이번 그림은 작업할 때 그저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는 점에서 마음에 듭니다. 구도나 구성은 둘째 치고 꽤 오랜 기간 작업에 몰두해야만 완성할 수 있는 작업을 포기하지 않고 끝마쳤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작업하는 내내 '어차피 수고야 평생 해야 하니까 좀 더 익숙해져 놓는 게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던 것 같네요.
꽤 큰 그림이었지만, 완성하고 났는데도 그다지 내 생각이나 사고가 크게 확장됐다는 느낌은 안 듭니다. 처음부터 이걸 어떻게 작업하지? 이런 생각을 아예 안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점점 아무 생각이 없어지고 있네요...ㅋㅋㅋㅋ 물론 즐거운 작업이었던 건 분명합니다. 앞으로 또 어떤 작업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되는군요.
밀린 그림이 많은데, 조금 오래 쉬고ㅎㅎ 다시 힘을 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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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한판 도시락은 정말 맛있군요!
블로그 원문
http://blog.naver.com/dbw84/220655912586
http://blog.naver.com/dbw84/2206564807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