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도시 사호르는 모험가의 수도라고 불린다.
모험가의 수도라고 불리는 도시답게 사호르는 모험가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모험가를 대상으로 한 상점부터, 대장간, 병원, 여관, 창관, 은행, 식당, 주점, 그리고 아직은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모험가 학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기관까지. 그것뿐만 아니라 모험가를 대상으로 하는, 다른 곳에서는 찾기 힘든 다양한 직업들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독특한 것을 찾아보라고 하면 역시 이것일 것이다.
모험가 기획가.
모험가조합에서 모험가를 대신해서 적당한 의뢰를 수주하고, 모험가가 모험에 나서기 전에 모든 준비를 해주는 자들. 그것 외에도 모험가 혹은 모험가 지망자들의 재능을 찾아서 그들의 재능이 꽃 필 수 있게 도와주고, 모험가들에게 식사와 숙소를 마련해주며 그런 기본적인 것 외에도 획득물 처분, 법적인 자문이나 재산관리, 인생 상담을 해주는 등 철저하게 모험가들이 모험에만 집중하게 도와주는 자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받는 대가는 돈이다.
모험가들 대신 수주한 의뢰를 모험가들이 해결할 때마다 보수의 일정량을 떼어간다. 모험가의 획득물을 처분할 때에도 마찬가지. 다른 도움을 줄 때에도 그에 합당한 보수를 받아간다.
모험가들은 수입의 일부를 그들에게 줘야하지만 기획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선호했다. 아무리 노련한 모험가라고 하더라도 세상 전부를 아는 것이 아니었고, 새로운 땅으로 갈 때마다 새로 조사하고 준비를 하는 것은 여러모로 번거로웠다. 하지만 기획가의 도움을 받으면 이런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었다. 더군다나 기획가를 통해서 조합의 의뢰를 수주한 모험가와 직접 의뢰를 수주한 모험가 간의 의뢰 성공률은 눈에 띄게 차이를 보였다.
이러니 모험가 기획가라는 직업이 비록 생긴지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사호르에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 설명은 여기서 끝내고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자.
여기 사호르에서 다섯 손가락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하지만 열 손가락 안에는 확실하게 들어가는 규모의 모험가 기획소가 있다. 기획소는 5층 높이의 석조건물이었다. 기획소의 입구 위에는 ‘나인 테일’이라는 간판이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고, 활짝 열린 문으로 모험가들과 그들의 기획가, 그리고 여타 심부름꾼으로 보이는 자들이 쉴 새 없이 들락거리고 있었다.
나인 테일 앞에 지팡이를 짚은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소년이라고 하기에는 풍겨 나오는 분위기가 성숙했고, 청년이라고 하기에는 얼굴에 아직 앳된 기색이 남아있는 남자. 남자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인 테일의 입구를 노려보고 있었다.
남자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지팡이를 짚으며 나인 테일의 입구로 걸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모험가 기획소 나인 테일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남자가 나인 테일 안으로 들어가자 접수를 담당하는 사무원이 나긋나긋한 미소를 지으며 남자를 반겼다. 남자는 접수대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소장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약속은 되어있습니까?”
“안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올 거라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사무원은 그런 내용의 쪽지가 있는 지 찾아보았다. 하지만 그런 쪽지는 없었다. 사무원은 나긋한 미소를 유지한 채 말했다.
“죄송합니다. 잘못 알고 계시는 듯합니다. 소장님을 만나시고 싶으시면 지금이라도 예약을 잡아드릴까요?”
남자는 으득하고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렇게 나오시겠다?
“소장님은 지금 위에 있습니까?”
사무원의 미소에 곤란의 기색이 섞였다.
“죄송합니다. 소장님의 일정 및 소재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남자는 접수처를 지나 위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남자의 앞길을 덩치 좋은 경비원이 막았다.
“이 앞은 관계자 외에는 출입금지입니다.”
남자는 자신보다 머리는 두 개가 더 큰 경비원을 올려다보았다. 폭력적인 방법으로 돌파를 해볼까 생각해보았으나 그 의견은 곧장 기각되었다. 대신 남자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유하가! 당장 나와!”
악을 쓰는 거친 목소리가 남자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나인 테일 내의 시선이 전부 남자로 쏠렸다. 위층에서도 뭔 일인가 하고 내려다 볼 정도였다.
경비원의 표정이 굳었다.
“소란 피우실 거면 나가주십시오.”
남자는 경비원의 권고를 무시했다.
“동업자 간에는 지켜야할 선이 있다! 그런데 넌 지금 그 선을 넘는 것으로도 부족해서 날 완전히 짓밟고 있다! 나와!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설명해!”
경비원의 표정이 험하게 변했다.
“마지막 경고입니다. 나가주십시오.”
남자는 이번에도 경비원의 경고를 무시했다.
“위에 있는 거 알고 있다! 나와!”
경비원은 무력을 행사하기 위해 남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내가 직업윤리가 부족한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예의가 없는 것은 지금의 행동으로 확실하게 알 수 있겠네.”
위층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경비원의 손을 멈춰 세웠다.
목소리의 주인공이 계단을 통해 내려왔다.
그냥 가만히 지켜만 봐도 만족감을 미녀였다. 호리호리하지만 그건 미녀가 유달리 키가 크고 그녀의 몸에 맞춘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불그스름한 금발을 한 갈래로 묶어서 뒤로 내린 미녀는 짙은 회색의 바지 정장을 입고 있었다. 그 정장은 그녀가 단순히 외모만 반반한 것이 아니라는 인상도 주었다. 그리고 실제로 미녀는 유능한 인물이었다.
나인 테일의 소장이자 수석 기획가인 유하가는 팔짱을 끼고 삐딱하게 계단 벽에 기댔다.
“아무리 내가 만나고 싶어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면 좋겠는데.”
남자는 문자로 옮기기 힘든 소리를 냈다. 야생동물이 위협할 때 내는 것 같은 소리였다. 남자의 태도에 유하가는 입을 가리고 킥킥 웃었다.
“어머나 무서워라.”
“닥치고 왜 그딴 짓거리를 했는지 말해!”
유하가는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닥치면 말을 할 수 없는데?”
“씹……”
뒷말은 목에서 울컥하고 올라온 분노에 끊겼다. 유하가는 웃음을 한숨에 실어 내보냈다. 남자를 조롱하는 건 여기까지만 하자고 생각하며 호박빛 눈동자를 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너희들. 일은 전부 끝마치고 한눈파는 거지?”
소장의 한 마디에 남자와 유하가에게 쏠려있던 시선들이 흩어졌다. 유하가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다가 등을 돌렸다.
“따라와.”
유하가는 부드러워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계단을 올랐다.
남자는 씩씩거리며 유하가를 따라갔다.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 안에서 무슨 소란이 일어나도.”
유하가는 비서에게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남자가 사무실에 들어오자 유하가는 주전자를 불에 올리고 남자를 돌아보았다. 유하가의 시선이 남자의 왼쪽다리에 고정되었다.
“그 불편한 다리로 5층까지 올라왔는데, 괜찮아?”
“누가 갯과 아니랄까봐 개소리가 참으로 많으시네요, 유하가 소장님. 개소리 작작하시고 저한테 그딴 짓을 왜 했는지 알려주시죠?”
5층까지 올라오면서 이성을 찾았는지 남자는 무작정 분노하는 대신 비꼬는 말을 했다.
유하가는 남자의 매도에 묘한 만족감을 느끼며 자신의 책상 앞의 의자를 가리켰다. 남자는 유하가가 가리키는 의자에 앉았다.
“커피?”
“필요 없으니 이유나 말하시죠?”
유하가는 남자에게 등을 보인 채 곱게 분쇄한 커피와 설탕을 주전자에 넣었다. 잠시 유하가의 뒷모습을 보다가 남자가 말하기 시작했다.
“며칠 전에 우리 기획소에 있던 모험가 코아틀룩 씨가 재계약을 안 하겠다고 하시더군요. 뭐 어쩔 수 있습니까? 스승님에 대한 의리로 저처럼 부족한 기획가에게 붙잡혀 계시던 사람이니. 서로 웃으면서 헤어졌지요. 그 분이 어디로 가셨는지 아십니까?”
“남서 개척단에 합류해서 한참 남서쪽으로 가고 있지.”
남자가 원한 대답은 ‘우리 기획소’였지만 저 대답도 엄밀하게 말하자면 남자가 원하는 대답에 포함되는 것이리라. 일개 모험가의 소재를 거대 기획소 소장이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그 모험가가 나인 테일과 계약해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해석해도 될 것이다.
“그리고 며칠 후에 일포스틸 씨도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의아해하긴 했지만 이번에도 웃으며 그분을 보내드렸지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 분은 저와 눈을 마주치지 못 하시더군요? 그 사람이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그 아줌마는 내 담당이 아니라서 모르겠는데? 비서한테 물어봐줄까?”
“아뇨, 충분한 대답이 되었습니다. 이번엔 누구 이야기를 해드릴까요? 친칠 씨? 구와룽 씨? 함법변 씨? 지트라 씨? 샤그리트 씨?”
유하가는 끓기 시작하는 커피를 휘휘 저으며 말했다.
“전부 최근에 우리 기획소에 들어 온 모험가들이네?”
남자는 들고 있던 지팡이로 바닥을 강하게 찍었다.
“예! 그리고 그 전까지만 해도 우리 기획소에 있던 사람들이죠!”
남자는 거칠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남자가 앉아있던 의자는 뒤로 넘어졌다. 남자는 유하가에게 다가가며 따졌다.
“왜 빼돌린 겁니까?”
유하가는 여전히 남자에게 등을 보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들으면 오해하겠다. 내가 도둑질 했다는 식으로 말하네?”
“그게 도둑질이 아니면 뭡니까!”
“리아칸 소장. 그들은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야. 그 모험가들은 자신들의 의지로 널 떠나고 나한테 온 건데 도둑질은 무슨.”
“돈 쳐벌라가면서……아! 씹할!”
남자는 분을 못 참고 지팡이로 바닥을 내리쳤다. 지팡이는 부러지면서 사방으로 파편을 뿌렸다. 파편의 일부가 유하가의 꼬리에 튀었다. 그제야 유하가는 파편에 맞은 꼬리를 쓰다듬으며 남자를 돌아보았다.
“말 돌리지 말고 이유 말하라고! 소속된 모험가가 열세 명밖에 없는 기획소에서 일곱 명이나 빼가면 어쩌자는 건데! 나 망하는 꼴 보고 싶냐!?”
“네가 그 사람들 마음을 얻지 못한 걸 왜 내 탓으로 돌려?”
“일곱 명 빼돌리는데 쓴 돈만 합쳐도 기획소 하나 세울 정도던데 그딴 소리를 해? 자기가 손해 보는 걸 감수하더라도 나 망하게 만들겠다는 거 아냐!”
“나는 인재를 귀하게 여기니까.”
남자는 유하가가 말을 계속해서 돌리자 더 이상 못 참고 유하가에게 달려들었다. 남자는 유하가의 멱살을 잡기 위해 손을 뻗었으나 유하가는 능숙하게 남자의 손목을 잡아 비틀어 남자를 고꾸라지게 만들었다. 뒤통수를 바닥에 강하게 찧은 남자는 눈앞이 허예졌다.
유하가는 남자의 배위에 올라탔다. 유하가는 남자의 가슴을 손끝으로 누르며 말했다.
“리아칸 소장. 남의 기획소에 와서 행패를 부리더니 폭력까지 행사하는 거야? 치안대 불러서 넘겨버리는 수가 있어?”
“부르려면 불……”
남자의 눈에서 자기도 모르게 왈칵하고 눈물이 흘러나왔다. 분함과 억울함과 뒤통수의 고통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남자는 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러나 남자의 손 틈새로 눈물은 흘러나왔다. 남자는 그나마 이를 악물어 울음소리만은 나오지 않게 했다.
유하가는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밑에 깔려서 우는 남자의 모습이 유하가의 가슴을 살살 간질였다. 저 손을 치워서 남자의 얼굴을 보고 싶었으나 그랬다간 남자가 몸부림을 칠 확률이 높으니 참았다. 유하가는 아쉬운 대로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남자의 턱 끝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리아칸 소장. 그쪽이 알다시피 나는 사람에 대한 욕심이 많아. 그런 내가 최근에 무척이나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인간을 만났는데 말이야. 그 인간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내 제안을 계속 거절하더란 말이지? 응? 리아칸 소장. 다른 때라면 나도 미련 없이 탈탈 손을 털었을 텐데 이 인간이 보면 볼수록 탐이 나더라고. 어쩌겠어, 포기 못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지. 돈 쳐발라가면서, 욕 먹어가면서, 그 사람을 절벽 끝까지 떠밀어서라도 말이야.”
유하가가 ‘인재를 귀하게 여긴다.’라고 말했을 때 그 인재란 모험가가 아니라 리아칸을 의미했다.
나이는 스물셋의 인간남자. 평범한 기획가라면 다섯 명의 모험가를 관리하는 것도 벅차할 텐데, 이 인간 남자는 혼자서 열세 명에 달하는 모험가를 관리했다. 더군다나 경영자로서의 재능도 있어 모험가 기획가 사이에서라면 ‘아기’라고 불려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나이에 번듯한 기획소를 세워서 운영하고 있었다.
유하가는 리아칸의 손 틈으로 흘러나온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았다.
“리아칸, 내 밑으로 들어와. 내 밑으로 들어오면 전폭적인 지원을 해줄게. 지금처럼 은행 빚에 쫓겨서 전전긍긍하거나, 능력 없는 모험가 억지로 이끈다고 고민할 일도 없어. 만약 내 몸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제공할게. 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나 다른 사람한테는 이 정도로 제안했던 적은 없다? 이 정도로 말하면 내가 너를 얼마나 원하는지 알 수 있겠지? 잘 생각해봐. 너나 나나 서로 손해 볼 게 없잖아.”
리아칸은 대답하지 않았다. 유하가는 느긋한 마음으로 리아칸의 대답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리아칸의 모습을 감상하였기에 지루하지는 않았다.
불 위에 올려두었던 커피가 넘쳐흘러 잊혔던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유하가는 등 뒤에서 치지직 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려 커피 주전자를 바라보았다.
리아칸은 유하가의 움직임이 느껴지자 슬쩍 손가락 틈으로 유하가를 살폈다. 유하가가 신경이 다른 곳에 쏠린 것을 확인한 리아칸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리아칸은 유하가의 목과 허리를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옆으로 굴렀다. 유하가는 리아칸의 반격에 손도 못쓰고 당했다. 이제는 유하가가 리아칸의 밑에 깔리는 상황이 되었다. 리아칸은 유하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릎으로 유하가의 다리를 누르고, 두 손으로는 유하가의 손목을 잡아 눌렀다. 리아칸에게 제압당했으나 유하가는 겁먹은 표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리아칸의 다음 행동을 기대하는 것처럼 눈을 빛냈다.
리아칸은 고개를 흔들어 얼굴에 남아있는 눈물을 털었다.
“나는……”
리아칸은 헛기침을 하여 목에 남아있던 울음기를 지웠다.
“나는 차라리 길거리에 나앉으면 나앉았지 이런 비열한 술수를 쓰는 네 년의 트로피는 되지 않는다.”
리아칸은 고개를 들었다가 빠르게 내렸다. 리아칸의 이마와 유하가의 이마가 강하게 부딪혔다. 유하가는 눈앞이 번쩍번쩍했다. 유하가의 시력이 정상적으로 되돌아오자 유하가는 자신의 시야를 가득 채우는 핏줄 선 눈을 볼 수 있었다.
“이 빚……기필코 되갚아주마.”
리아칸의 눈이 멀어졌다. 유하가의 팔과 다리를 누르던 힘이 사라졌다. 유하가의 몸에 실려 있던 무게가 사라졌다.
일어난 리아칸은 몸을 단장하곤 뒤돌아보지 않고 절뚝거리며 유하가의 사무실을 나섰다.
방문이 닫혔다.
그러나 유하가는 몸을 일으키지 않았다. 유하가는 한숨을 내쉬었다. 몸이 덜덜 떨렸다. 유하가는 몸을 떨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아, 어떡해.”
눈을 감으니 리아칸이 자기 밑에 깔려서 울던 모습이, 반대로 자신을 깔아뭉개고 죽일 듯이 노려보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그 모습을 떠올리니 오싹오싹한 기분이 척추중간에서부터 시작해서 위 아래로 퍼져나갔다. 뇌가 짜릿짜릿하고 꼬릿죽지가, 치골이 욱신욱신했다.
유하가는 황홀감에 젖은 새된 목소리로 말했다.
“너무 좋아.”
=========================================
The Adventurer M@ster인가요 장편으로 쓰면 무척 길어질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기대됩니다
으 마조여우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