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의 제왕. 그는 남자다. 정의를 위해 오늘 밤 그가 간 곳은 뒷 세계에서 이름난 홍등가!
핑크빛 조명과 휴먼 상품들이 늘어서 있는 골목으로 걸음을 옮기자 어느 사이 할마씨가 다가온다.
“아유~총각, 쉬었다 가.”
바지의 제왕은 마른 침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
“…이곳에 오면 그것을 볼 수 있다 하여 왔소만은.”
할마씨는 잠시 눈을 꿈뻑 거리곤 곧 이해한다는 듯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홍홍홍. 어디 보기만 하겠어? 자, 이리로 따라오게나.”
팔을 잡고 이끄는 할마씨. 그러나 바지의 제왕은 신중한 남자다. 그는 걸음을 서두르려는 할마씨를 제지했다.
“만약을 위해 내가 찾는 그것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소.”
“걱정도 팔자야 총각. 그래 어디 한번 말해봐요. 홍홍.”
바지의 제왕은 주변을 조심스레 살핀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은 ‘ㅂ’으로 시작하지….”
“그래요, 그래. 보….”
“쉬이이이이잇!”
바지의 제왕은 할마씨의 입을 틀어막고 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술을 눌렀다.
“그것을 함부로 입에 담아서는 아니 될진저!”
바지의 제왕은 손을 내리고 갈등했다. 할마씨는 뭔가 하며 눈치를 살폈다. 시간을 끌수록 곤란해지는 것은 바지의 제왕이다.
“내가 말할 테니 맞으면 고개를 끄덕이시오.”
“좋아요.”
바지의 제왕은 진땀을 흘렸다.
“보….”
“보.”
“보!”
“보!”
“보,보보봅봅보….”
“어이구 속 터져.”
할마씨는 가슴을 두드렸다. 바지의 제왕은 눈을 질끈 감았다.
“…보…보.”
힘을 내라 바지의 제왕! <-작가의 응원
“보보보…보!”
할 수 있어! <-작가의 응원2
바지의 제왕은 고개를 젖히고 숨을 깊게 들이쉰 뒤 각오를 굳혔다. 할마씨의 귀를 잡은 그에서 마침내 그 말이!
“보…볼드모트.”
바지의 제왕은 분노한 할마씨와 부름에 응해 몰려온 덩치들에게 작신 두들겨 맞고 쓰레기통에 거꾸로 처박힌 채 새벽의 청소부가 수거하러 와서야 정신을 차리고 시무룩한 걸음을 옮겨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