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어딘가에 한 집이 있다. 적당히 넓은 크기에 마당까지 있어서 만약에 돈이 있으면
진실을 보고 싶으면
누구나 들어가고 싶을 것이다.
이 이야기의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를 보도록
단, 지금 노란 줄이 처져 있는 것을 빼면.
“참나...”
김 형사는 담배를 물었다.
“김 형사님, 형장에서는 피면 안 되잖아요.”
“뭐 어때. 냄새 나오는 거 없어. 아니, 냄새를 맡을 필요가 있나?”
“뭐, 그렇긴 하지만...”
사건 현장에는 경찰들과 한 남자, 그리고 한 여자였던 시체가 있다.
깊은 잠에 빠졌다. 다시 어두컴컴한 세계로.
타박상, 욕조의 물, 물에 잠겨 있는 팔, 그리고
그리고 팔을 물에 담가서 피가 퍼지는 것을 보면서
“상흔...”
나는 화장실에 가서 욕탕에 물을 채웠다.
“도둑이 들어왔다가 피해자가 목격하자 때려눕힌 다음에 자살로 처리하기 위해
피가 나왔다. 새빨간, 강렬한, 뜨거운 피가 나오기 시작했다.
팔을 그어서 죽게 한 것인가?”
그리고 그곳에 있는 칼로 내 팔을 그었다.
“굳이 수고스럽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그냥 그 자리에서 바로 죽이면 될 것을?”
나는 그 종이에 하얀 물감으로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것을 썼다.
“최근에 절도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잖아. 이번 사건은 자신한테서 벗어나려고 한 거겠지.”
그 종이를 만나지 마치 내 마음과 같이 차갑고, 날카롭고, 죽어있는 것 같았다.
“흠...”
그날 밤 나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하얀 종이를 봤다.
두 형사는 여자의 상태를 봤다.
싫었다. 이 현실이 싫었다. 더 살고 싶지 않았었다.
깨져있는 선글라스, 얼굴만 봐도 짐작되는 여러 군데의 멍,
그리고 그는 내 그림을 가져갔다.
그리고 피가 묻혀있는 옷.
그러자 돌아오는 것은 그의 주먹질과 발길질뿐이었다.
“죽어도 고통 없게 죽었길 바라지만...”
어떻게 내 그림을 가지고 그럴 수 있냐고.
“그 말만 해도 충분히 고인을 모욕하는 겁니다. 김 형사님.”
나는 싫어졌다. 그가 귀국하자 나는 그에게 따졌다.
“이슬아... 흐어억...”
내 그림을 가지고 자신이 온갖 명예를 거둬가고 있는.
그 와중에 두 형사의 뒤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아마도 그의 이름이
나의 그림을 팔고 있는. 자신의 그림이라고 하고 있는.
“오랑씨? 일단 이 일은 유감스럽습니다만...”
그렇게 방황하는 동안에 TV를 봤었다. 그것에서 나는 그이를 보고 있었다.
“얼마나 착한 애인데... 으허헣...”
여러 가지 색깔이 온 세상을 감싸고 있었고 그것을 일일이 느낄 수 없는 나는 혼란스러웠다.
“저기 진정 좀...”
그리고 처음 본 세상은 복잡했었다.
“내 둬, 이 형사. 저러다가 알아서 쓰러지겠지.”
그렇게 나는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내 눈을 고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사건 맡은 적은 한두 번 아니잖아? 우리는 조사만 하면 돼.”
나는 슬펐지만, 그이가 중요한 일이라고 해서 보내줬고 그림을 그렸었다.
“...”
그러다가 어느 날, 그이가 사정이 있어서 외국에 가야 한다고 했다.
“자, 좀 더 조사하자고.”
나는 그 감각들을 판 위에 표현했고 그 완성품들을 만지는 것을 낙으로 삼았었다.
그렇게 오열하는 오랑을 내두고 둘은 집 안을 조사했다.
그것에는 여러 가지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물감들이 넘쳐났다.
어느 날, 그는 나한테 여러 가지 색의 물감이 들어있는 미술도구를 줬었다.
차가운 감각, 뜨거운 감각, 아픈 감각, 슬픈 감각.
그러다가 그이가 장갑을 선물로 줬었다. 그 장갑을 끼우니 손끝에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자, 일단 이거라도 드세요.”
나는 이 세상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네, 감사합니다.”
세상은 컴컴했다. 몸이 약했던 나는 눈도 약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셋은 사건과 관계가 없는 발코니에서 차를 마셨다.
“그러니까... 전오랑씨 맞으시죠? 화가로 일하신다고...”
“네, 몇 년 전에 잠깐 화가 일을 했습니다만... 이제는...”
사실 그는 미술계에서 꽤 유명한 화가였다.
그렇게 진실은 아무도 모르게 되었다.
부드러운 붓놀림이지만 마치 긁힌 것 같은 자국을 통해 자극적인 색채를 그린 그의 작품들은
‘그러면 그 유언은 대체 무엇이지?’
그를 새로운 미술의 길을 창시한 자라는 찬양까지 받았다.
원래 시각장애인은 글을 점자로 느낀다. 시작 장애인인 그녀는 한글을 모를 것이다.
“저는 이슬이를 위해서 그림을 그려왔었습니다. 그녀가 있는 지금은...”
‘시작 장애인이... 한글을 아나?’
“완전히 의욕을 잃었네요.”
하지만 김 형사는 집으로 가면서 문득 한 가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뭐, 당연한 거지만.”
그리고 김 형사는 유유히 나갔다. 그렇게 사건은 완전히 끝났다.
“...김 형사님.”
“후엥...”
“왜?”
“벌이다!”
“그러니까 애인이 없는 거예요.”
“김 형사님!”
딱
“난 저 멱살 듣고 싶진 않으니까 처리는 알아서 하도록, 이 형사.”
김 형사는 가볍게 이마에 꿀밤을 날렸다.
“으아아아아아!!!!!!!!”
“아파요!”
“그나저나 연기는 대단했어. 아니, 진심이었나? 돈을 더 벌 기회를 날렸으니.”
“잔소리는 그만하고. 일단 절차는 해야지.”
“X발!!!!!!!!!!!!!!!!!!!!!!!!!”
“칫.”
남의 작품을 팔았으니 사기죄는 되겠지?”
“그래서, 오랑씨는 최근에 무엇을 했었나요?”
“뭐 일단 자살한 거니 살인죄까지 가지는 않는 것 같은데...
“미술 관련 일이 있어서 해외에 2년 정도 거주했다가 돌아왔었는데... 집에 와보니..”
“오랑씨?”
“쩝...”
“...망할...”
“정말로 이슬이는 착한 애입니다! 비록 앞이 안 보이긴 하지만...”
“왜? 틀렸어?”
“앞이 안 보인다고요?”
“...하...”
“아, 네. 원래부터 선천적으로 눈이 안 보였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타박상을 입었을 것이고, 그녀는 그런 너의 행동에 실망하고 유서를 쓰고 자살.”
그래서 제가 그림을 그린 것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귀국한 다음에 다시 작품을 챙기러 가닥 그녀하고 실랑이를 벌였겠지?
“...그림하고 앞이 안 보이는 것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 거죠?”
“당시 그녀의 그림을 몰래 가지고 있다가 외국에 가서 팔고 돈을 썼을 것이야.
“말로 설명하면 잘 모르겠군요. 이쪽으로 오세요.”
오랑은 침묵했다. 아마 그 스토리는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다. 아니, 그가 했던 것일 것이다.
“네.”
“...”
“그런데, 조사는 아직 안 끝났어?”
“둘째의 해답. 그는 그녀가 죽기 하루 전에 도착했어. 자, 이러면 스토리가 완성되는 것이지.”
“거의 다 끝났어요. 일단 거실에서 때린 흔적이 있는 것과 화장실 쪽 외에는
“그리고...”
특이한 것을 찾지 못했대요.”
“첫째의 해답. 그는 그녀의 작품들을 들고 가서 팔았어.”
“...이상한데. 뭐, 상관없겠지. 가자.”
“그... 그래서... 결과는?”
그리고 셋은 어느 방으로 들어갔다.
그냥 갔다 왔다고만 하고 끝내려고 했었어?”
“이 형사, 공부 다시 해야겠어. 형사라면 모든 것을 다 파악을 해야지.
“언제요?”
둘째, 그는 언제 도착했는가.”
그곳에는 몇몇 그림들과 도구들이 있었다.
첫째, 그는 외국에서 무엇을 했을까.
“여기가 활동을 했던...”
“아, 그렇긴 한데 신경 쓰인 것이 두 가지가 있었어.
“그리고 그녀한테 제 작품을 보여줬던 곳이기도 했었죠.”
“네? 그는 외국에 있다가 오고 도착했을 때는...”
“음...”
“자, 여기에서 궁금한 것이 하나 있어. 당신의 행적 말이지.”
이 2층 집에서 한 층의 3/4을 차지하고 있는 방이다.
“...무슨...”
그것에 걸맞게 곳곳에 작품의 흔적들이 널러지고 물감 자국들이 넘쳐났다.
“내가 그 글씨를 의뢰해봤거든? 그런데 결과가 말이지... 여자가 죽은 당일에 썼더라고?”
“원래 작품을 하다보면 이렇게 더러워질 수 있나요?”
“...뭐라...”
실제로 방의 벽에는 작품의 흔적이라고 하기에는 과하게 많은 물감의 흔적이 있었다.
‘그 는 나 의 그 림을 훔 쳤 어’”
마치 어린 아이가 물감놀이를 하고 남은 흔적 같았다.
다른 느낌이 있었던 곳이 있더라고? 그래서 알아챘었어. 그 내용은 말이지...
“아하하... 이슬이가 저런 것을 느끼는 것을 좋아해서 말이죠.”
“아, 같은 하얀색이어서 눈치 못 챘었는데 그 장갑을 이용하니까 미묘하게
“느끼다니요?”
“...무슨...”
“이걸 쓰시면 됩니다.”
“미안한데, 2층의 작업장에 있던 하얀 종이 있지? 거기에 글씨가 써져있더라고?”
“...장갑?”
“....뭐?”
“이라기보다는 기계가 맞지 않나?”
“있어. 그녀가 직접 쓴 것이.”
그가 보여준 것은 이 공간에서 유일하게 이질적인 것이었다.
“증거 있어? 그건 내가 만들었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단 마”
장갑이긴 했지만 단순한 장갑보다는 작업하는 데 쓰는 기계같았다.
오랑은 김 형사의 말에 짜증이 났는지 소리를 질렀다.
“색감별 장갑이래요.”
“개소리는 그만하시지!”
“색감별?”
“그 느낌을 알 수 있는 그녀가 만들었다... 이 얘기인가요?”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한번 껴보세요.”
그 뜻은...”
“흠...”
“그래. 아무리 저 남자가 여자를 위해서 했다고는 해도 완벽하게 자연스럽게 만들 수는 없어.
김 형사는 장갑을 끼워봤다.
“...잠깐... 그러면...”
“잠깐만요. 김 형사님! 그거 수사의 증거가 될 수도...”
“마치 그 느낌을 느끼는 것이 이상하게 자연스럽지 않았었어?”
“어차피 별 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잖아? 그러면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 없잖아?”
“네?”
“그건 그렇지만...”
“너무 자연스럽다.”
“괜찮아. 이거 한번 쓴다고 수사가 바뀌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서, 이걸?”
“?”
“네. 그 상태로 아무 색에나 대보세요.”
“거기에 이 생각은 해보지 않았었어?”
“대보면...”
“음.. 차갑고... 따뜻하고...”
김 형사는 근처의 작품에 장갑을 대봤다. 그러자
“그때 느낌이 어땠었지?”
“...따뜻해?”
“예... 잠깐 만져보긴 했었어요.”
손끝에서 따뜻한 느낌이 났다. 마치
“이 형사. 너도 만져보지 않았었나? 그 장갑을 낀 채로 말이야.”
“주황색에 반응한 건가?”
그녀...가 만든 색?
“네. 색에 따라서 여러 가지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죠.”
“...네?”
“흐음...”
그 색이 너가 만든 색이 아니고 그녀가 만든 색이라는 것이지.”
참으로 신기한 물건이었다. 색을 느끼게 해주는 장갑이라니...
다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와, 신기하네요. 여길 만지면 따뜻해지고 여길 만지면 차가워지고...”
너가 말했던 것처럼 몸이 약한 그녀가 색을 느낌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해주려고 했겠지.
“장난은 그만하지, 이 형사?”
“확실히 당신은 그녀를 위해서 그 장갑을 얻었을 거야.
이 형사는 마치 어린 애처럼 장갑을 낀 채로 이것저것 만져봤지만
도대체 뭐가 진실인 것이지?
바로 김 형사에게 제재당했다.
그렇지만 그는 화가 나고 있다기보다는 당황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왜 이것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요?”
갑자기 오랑이 조용해졌다. 이 정도로 모욕을 날리면 당연히 화를 낼 것이다.
“아 그건...”
“아, 너도 똑같은 얘기만 할 거면 닥치고.”
그는 말하는 것을 조금 주저하다가 이어갔다.
“무슨 헛소리를 하...”
“사실 그녀가 몸이 많이 약해서 이 집에서 나간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자, 슬슬 진실을 말해줄까?”
그래서 마침 이 색감별 장갑을 연구하는 친구를 통해서 이것을 얻었었고,
그는 화가이지 않은가? 그런데 여자의 그림이라니... 누구의...
그녀가 이것을 통해서 그림을 볼 수 있게 했죠.”
그렇지만 그녀는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됐다. 여자의 그림을 팔다니?
“흠...”
이 형사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 지금의 김 형사는 건들면 바로 싸다구가 날릴 것이다.
“그렇지만 복잡한 그림들은 정확한 감각을 느낄 수 없어서 제가 단순하게 그려봤었죠.
“...으우...”
그녀는 그런 제 그림을 좋아했었고요.”
“닥치고 있어. 방해되니까.”
“그래서 그 그림들에 긁힌 자국이...”
“네?”
“네. 그녀가 만지면서 생긴 자국들이죠.”
“이 형사.”
김 형사는 장갑을 봤다.
“자, 잠깐. 무슨 소리를 하...”
곳곳에 묻어있는 물감자국들. 아마도 그녀가 만지면서 베어진 것들일 것이다.
“여자의 그림을 몰래 빼면서 팔고 있으면서 그딴 소리를 하는 거냐?”
“저는 그녀를 위해서 많은 그림을 만들었지만...
그렇지만 뒤이어 나온 김 형사의 말은 모두를 충격으로 물들게 했다.
그게 돈을 버는 수단이 되고, 도둑들이 제 돈을 노리다가...”
이 형사는 역시 이상한 표정을 지었고 전오랑은 화를 냈다.
“...”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겁니까!”
“일단 오늘은 이 정도에서 그만하죠.”
“...네?”
그리고 그들은 자리에서 물러갔다.
“어차피 못 그리실 테니 말이죠.”
해답은
화가한테 그림을 그려보라니. 그것만큼 당연한 얘기를 이 진지한 곳에서 왜 얘기한 것일까.
확실히 옆에 있던 이 형사가 듣기에도 김 형사가 말한 것은 이상한 말이었다.
“김 형사님!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조용한 밤, 그렇지만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자, 잠깐만! 무슨 소리를!”
‘무슨 내가 도둑인 것처럼 몰래 들어오는 거야...’
“그림을 말이죠. 이전에 그렸던 그림을 말입니다.”
김 형사는 현장에 다시 들어갔다.
“네?”
도대체 무엇을 알고 싶었던 것일까.
“그러면 그려보시죠.”
‘일단 그곳이...’
“저기요. 저는 이제 막 감정을 다스리고 그림을 그리려고 한 참인데!”
그는 2층으로 올라갔다.
“여러 가지를 생각해봤었고 수사를 진행했었는데... 이상한 것들이 있어서 불렀습니다.”
그곳에는 오랑씨가 그림을 그리던 방밖에 없지만, 그는 그것이 목적인 듯이 올라갔다.
전오랑은 김 형사와 다시 만났다. 다만 그곳이 김 형사의 수사실 안이라는 것이 문제지만.
‘더럽게 넓군.’
“왜 이곳으로 부르신 것이죠?”
그는 주위를 둘러봤다.
그렇지만 보이는 것은 그의 작품들, 도구들, 그리고 그 장갑밖에 없었다.
남자는 하얀 종이에 글씨를 썼다. 그리고 그가 썼던 것은
김 형사는 장감을 손에 찼다.
남자는 여자를 사랑한다. 그렇지만 남자는 여자를 폭행했다. 여자는 자살했다.
여자의 손에 맞춘 것 때문인지 잘 맞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쓸 만은 했었다.
해답이 될 것이다.
‘한번 시도해 볼까나...’
하얀 종이에는 하얀 글자가 쓰여 있었다. 이 글자가 그가 이상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의
그는 장갑을 이용해 작품들을 만지기 시작했다.
‘글자.’
그의 작품에는 많은 느낌이 느껴졌다.
그렇게 2시간 정도 하얀 종이를 전부 만진 그는 결론을 내렸다.
푸른 하늘의 상쾌한 느낌, 피와 같은 강렬한 느낌,
‘생각하자. 생각하자. 이 그림이 해답이 될 것이다.’
새벽의 여명과 같은 차갑지만 따뜻한 느낌.
그는 손끝을 집중시켜서 종이를 샅샅이 만지기 시작했다.
단순하지만 강렬한 느낌들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면 여기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그가 이것들의 느낌을 알고 그리는 것 같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종이는 처음에 느꼈던 것처럼 차가운 느낌만 느껴져야 한다.
그 와중에 하나, 빈 그림이 있었다.
분명히 이전에 만졌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이질감이라니?
‘...아무것도 안 그려져 있네?’
‘이질감?’
그는 그 종이에 손을 대봤다.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종이. 그 종이는 한없이 차갑기만 하고 이질감이 느껴
그리고 그는 한 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이상한 느낌을 느끼면서 하얀 종이를 만졌다.
차갑다.
‘...잠깐?’
마치 모든 것이 얼어붙은 듯, 죽은 듯이, 하얗기만 했다.
자신이 직접 느끼지 않는 한.
‘...’
이런 느낌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에 그녀가 느낀 세상이 이 하얀 종이처럼 죽어있다면
따뜻한 느낌, 차가운 느낌, 몽롱한 느낌.
그녀가 살아왔던 모든 것에 상실을 느끼면서 자살하지 않았을까.
그는 작품들을 다시 만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도....’
‘해답은 이 장갑에 있다.’
그는 방에 도착하자 예의 그 장갑을 다시 썼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왜?
현장에서 그의 행동을 봤을 때 그는 확실히 그녀를 사랑했었고 그녀를 위해서라면
‘...하...’
앞뒤가 안 맞는 것들이 있다. 그렇지만 자살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러면 그는 왜 그녀를 때렸을까.’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김 형사는 2층으로 올라가면서 생각했다.
한 여자를 위해서 화가가 된 남자. 그리고 그 남자를 느끼면서 사는 여자.
전오랑, 그밖에 없다. 그녀를 때린 사람은 그밖에 없다.
돈을 노리고 들어온 상습강도, 욕조에서 죽은 여자.
‘그렇다면 답은 하나밖에 없다.’
‘...뭔간가 잘못됐어.’
그러면 그녀가 알고 있는 사람이 때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틀린 것이 있다.
이미 자살이라고 한 시점에서 강도는 의미가 없다.
‘...모르겠네.’
누가 때렸을까.
한 개피를 다 피운 그는 그대로 돌아갔다.
그러면 두 번째 의문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왜 죽은 것일까?’
즉 자살이다. 그녀는 자살로 죽은 것이다.
‘그것은 자해다.’
“화장인가요?”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네... 그녀라면 어두컴컴한 땅에 있는 것보다 자유로운 세상으로 날아가길 원할 겁니다.”
굳이 쉽게 죽일 수 있는 것을 어렵게 한 범인의 심리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
근처 산 위에서 전오랑은 이슬씨의 유골을 뿌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비록 이런 시련을 겪었지만... 극복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감사합니다.”
세 번째, 그러면 강도는 왜 굳이 때려서 죽이지 않고 불편하게 욕조에서 죽게 했을까?
그렇게 간단한 의례행사가 끝나고 서로 흩어졌다.
집에 침입한 강도가 때렸을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두 번째, 누가 때렸을까.
한 사람의 찝찝함만 남긴 채.
누군가가 때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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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그녀는 왜 타박상이 있었을까.
옛날에 군대에서 썼던 것을 가져와봤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것이 한두 개가 아니야.’
가볍게 봐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것을 다 봤으면 이제 진실을 봐 주시길 바랍니다.
김 형사. 그는 다시 사건 현장에 들어갔다.
어떻게냐고요? 색감별 장갑을 끼고 이 글의 끝을 잘 만져보시면 됩니다.
터벅 터벅 터벅
그러면 끝난 이야기의 새로운 시작이 보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