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세상 위로 비가 내린다
거칠게 씻어내리듯
지난밤의 광란을 기억하는 나는
부끄럽게도 버스 안에 숨었다
주린 배를 부여잡고
귓가에는 타락의 노래만이 퍼지고
버스는 성당을 지나친다
무심히
아주 무심히
정해진 길만을 지나칠 뿐이다
성당에는 마리아가 팔을 벌리고 서 있다
비는 그녀마저 쓸어내리려는듯 온다
아버지는 당신의 아내를 포기하신 것인가
그녀와 그녀의 자식들마저 포기하신 것인가
지나치는 버스 안에서 나지막히 읊는다
어머니
당신도 우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