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0일.
백금산역 동쪽 12km 지점.
“일단 여기.”
함경남도와 북도 경계를 지나
얼마 안 가서,
어느 이름 없는 야산의 한 계곡에 도착한
진도0 이규철 대위는
적당한 장소를 찾았다고 판단했다.
산은 높지 않았지만
계곡이 깊었다.
계곡으로 접근하는 길도 하나뿐이었고,
접근하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이미 남동쪽에서 떠오른 11월의 태양은
온 세상을 환히 비추고 있었다.
계곡이 깊어
태양빛이 스며들지 않아 숨어서
낮을 보내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이규철은 시계를 보았다.
오전 8시 20분이 막 지나고 있었다.
더 가려면 충분히 갈 수 있었다.
해가 떴지만
산맥은 깊었고,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이곳에다
동초 시신을 버려두고,
조금만 더 나아갈까 고민했지만,
이규철은
쉬는 것이 맞다고 판단을 내렸다.
슬슬 피로가 쌓일 시간이었고,
어제 새벽
포복으로 탈출하면서 잔뜩 긴장한 몸과 정신을 쉬게 해 줄 필요가 있었다.
이규철은
자신의 어깨에 맨 동초의 시신을 들고
계곡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시신을 내려놓았다.
계곡의 구조상 빛이 별로 들어오지 않았지만
시신의 얼굴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역시 어린아이였다.
그것도
자신의 팀원인 사쿠라바 잇토키가
정상적으로 자란다면
보일 수 있는
중학생 정도의 모습.
영양 공급이 부족한 북한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보다
더 나이를 먹었겠지만,
한국이었다면
고작 중학생이나 되었을가 싶을 정도로
어린아이의 얼굴이었다.
이규철은
잠시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를 따라
진도4 정의성 상사가
자신이 들쳐 메고 온 시신을 내려놓고는
주변에 낙엽을 모아서
시신 위에 덮었다.
낙엽이
이규철이 바라보는 어린 얼굴을 덮었다.
중학생 정도의 앳된 얼굴 대신,
시신이 입고 있는
북한군의 군복만이 보였다.
이규철은 몸을 돌렸다.
그가 군 생활을 하면서,
진도 팀에 들어와
팀장이 되면서
그의 지시에 따라,
그의 의지에 따라
이미 수많은 북한군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 누워 있는
저 어린아이도
그러한 북한군 중 하나였다.
같은 상황에 다시 맞닥뜨린다 해도
이규철은
같은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는 몸을 돌려 나갔다.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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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부분이 진짜 전쟁의 딜레마일 것 같네요...... 소년이라도 총을 들고 있으면 적일 뿐인 존재.......
뼈있는 말씀이라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