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가 연구실 비밀 방에 틀어 박힌지 3일이나 지났다.
방부 처리 시킨 미라 옆에 누워 시체처럼 미동도 하지 않는 로즈는 깨어 있었지만 눈을 감고 허기를 견디고 있었다.
배고픔을 느낄 때마다 음식을 떠올리는 자신이 정말 싫었다.화랑은 큰 상실감을 안고 굻어 죽었는데 말이다.
“(나란 년은... 나란 년은..정말 구제불능이야)”
이브는 가위를 가지고 쉐도우 1의 손가락을 자르기 위해 다가왔지만 로즈가 신경질을 부리고는 이브의 어깨를 강하게 밀쳐 그녀를 넘어트린 후 언성을 높였다.
“너 지금 내 인내심 테스트 하는 거야?왜 내 남자친구 손가락을 자르지 못해 안달이야!!하나 가지고 부족해?그럼 다른 시체를 사다가 자르라고!!”
3일이나 굶었지만 여전히 힘은 넘쳤고 외형 역시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물 한 모금 먹지 않은 인간치고는 확실히 튼튼해 보였다.
이브는 천천히 일어나 엉덩이를 털고는 로즈를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만약 나에게 화랑을 살릴 수 있는 비법이 있다면... 어떻게 할래?”
로즈는 코웃음을 치며 그대로 자리에 누웠다.
“웃기시네...”
“너 혹시 이브 아반트 패트리샤라는 이름 들어 본 적이 있어?”
“...어 들어봤지”
다행히 로즈는 이브의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자기 소개하는 번거로움은 건너 띄고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내가 바로 이브 아반트 패트리샤야...”
로즈는 감고 있던 눈을 떴고 팔꿈치로 침대 시트를 바치고 몸을 일으켜 세워 시선을 이브에게 돌렸다.
남대륙에서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이는 없다.그만큼 이브는 유명인이었다.
“그래서 뭐!?”
“비밀만 지켜 준다면 네 죽은 남자 친구를 살려 보겠어”
한번쯤 안젤리카 벤츠로부터 들어본 적 있는 이야기 였다.
망자를 부활시키는 연구는 완전한 부활이 아닌 시체를 일으켜 세우는 좀비란 결과물로 막을 내린 바 있다고 말이다.
“살려내?좀비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좀비?그게 더 좋아?”
로즈는 부정을 나타내며 고개를 빠르게 저어보였다.
만약 진짜로 저 계집애가 화랑을 살려 낼 수 있다면 로즈는 그녀에게 지금껏 보인 무례를 어떤식으로든 사과해야 했다.
자존심 강한 로즈가 아버지 아닌 상대에게 두 무릎을 꿇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애원 한 것 역시 처음이었다.
화랑을 살릴 수 있다면 로즈는 못 할 짓이 없었다.
“부탁이야!화랑을 살려줘!”
“만약 네 심장이 필요하다면 줄 수 있어?”
서늘한 시선으로 내려다보는 이브를 향해 로즈는 강렬한 눈빛을 빛내며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이브는 하염없이 눈물샘이 흘러내리는 로즈의 강렬한 눈동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진심이구나... 하지만 네 심장은 필요 없어.. 그러나 재료는 필요해... 네 남자친구를 위해 구해 올 수 있어?”
“무엇이든 시켜만 줘!내 목숨을 걸고 구해 올 테니깐!!”
이브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고 로즈에게 12가지 재료에 대한 리스트를 넘겨주었다.
하나 같이 구하기 까다로운 것들 뿐이었다.더군다나 미노타우로스의 뿔 20개와 싸이클롭스의 심장 그리고 죽은 엔트은 다소 특수성을 가진 재료들이었다.
“이걸 다?”
“왜 무리니?”
이브는 화랑의 일기를 통해 로즈 켈 클라우디아의 괴력에 대해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그리고 6인의 영웅과 배신의 간웅이란 서적을 통해 로즈 켈 클라우디아의 조상은 그 유명한 왈트 본 클라우디아 일것이란 확신에 도달하고 있었다.그의 자손이 로즈라면 싸이클롭스와 1대 1를 떠도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라 단정 짓고 있었다.
물론 로즈가 왈트의 피를 이어 받았을 때 이야기지만 말이다.
“그게 아니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 더군다나 엔트 채집은 미슈미드 왕국내에서 금지되어 있는걸..”
“미슈미드 왕국에 전쟁 소식을 듣지 못했나 보구나.. 곧 그곳은 전쟁터로 변할 거야.. 용병인 너라면 쉽게 진입해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 ”
화랑을 위해서 이까짓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로즈의 눈은 다시금 강렬하게 빛을 내기 시작했다.
“구해 올게! 하지만 약속 꼭 지켜.. 만약 날 가지고 논 것이라면 널 없애 버릴 테니 말이야”
로즈의 으름장에도 이브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얼굴로 말을 이어나갔다.
“싸이클롭스의 심장과 나무 엔트는 되도록 빨리 구해줬으면 좋겠어... 우선 엔트의 나무야.. 내가 에텔 도시까지 단번에 건너 갈 수 있는 워프 게이트를 열어 줄테니 바로 이동해 줘”
이브는 스마트 폰의 지도를 조작했고 괴상하게 생긴 전신 거울에서 빛의 문이 나타나자 로즈는 생전 처음 보는 문을 바라보며 그대로 굳어버렸다.
“뭐지 저건?”
“내가 개발한 차원 이동문이야.. 에텔 도시에 헤레 시장 뒤골목으로 게이트를 열었어..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야.. 네가 로랜디아 왕국한테 붙던 미슈미드 왕국에 붙던 그건 신경 쓰지 않아.. 하지만 목적은 엔트의 벌목이니 그 이상 무의미한 살생은 줄였으면 좋겠어”
로즈는 엄지로 코를 가볍게 쓸어내며 입가에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도 쓸데없이 힘 뺄 생각은 없어.. ”
이브는 로즈에게 받은 다이아몬드 3개와 백금화 50개를 돌려주고는 더불어 의뢰비 다이아몬드 4개를 추가로 건네주었다.
엔트는 거대하고 그것을 운반하기 위해서는 용병들의 도움은 필수였다.로즈는 이브로부터 받은 돈을 아무 말 없이 챙겨 들고 게이트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물건을 구하거든 에텔 도시에 자리 잡은 패트리샤 가문의 밀라노 상인 조합에 내 이름을 대고 맡기도록 해.. 그리고 어디 괜찮은 여관에 머물고 있으면 내가 널 찾아 갈게”
로즈는 고개를 끄덕였고 곧바로 포탈로 뛰어들어 헤레 시장으로 걸어들어 갔다.
일기 내용대로 로즈는 단 한 번도 화랑이 애용했던 포탈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현재 로즈에게 부탁한 물품들은 모두 비공정에 들어가는 중요 재료들이다.
애석하게도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것들로 플레티넘 용병에게 의뢰해도 그들은 대륙에 고작 4명 밖에 없고 유동적이라 일을 의뢰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헌데 마침 로즈를 만난 것은 행운이라 할 수 있었다.더군다나 화랑을 살리는 조건이라는 특수 조항으로 하여금 로즈는 몸을 아끼지 않고 협조해 줄 것이 분명했기에 그녀에게 다소 미안하지만 거짓말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화랑은 살아있고 둘을 만나게 해주면 된다.물론 그 과정에서 로즈를 또 속이게 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포탈을 통과한 로즈는 왕도 벨리타에서 에텔 도시까지 단숨에 이동한 것을 믿기 어려운 얼굴로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불과 한 달 전에 이곳을 지나간 기억을 떠올린 로즈는 이브의 엄청난 능력을 실감하며 그녀라면 화랑을 부활시킬 수 있을 것이란 사실에 확신을 걸게 되었다.
“(기다려 화랑.. 널 꼭 살려 줄 테니깐 말이야!)”
이내 목적을 떠올린 로즈는 단숨에 용병 주점으로 내달렸다.
그때 로즈와 미야는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교차하게 된다.
같은 시각 3명의 공작들은 막시무스 공작이 세릴 공주를 데리고 이토록 빨리 왕도에 당도한 주제로 잠시 대화를 주고 받았지만 화랑의 능력에 대해 말을 아낀 막시무스 공작은 서둘러 본 주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왕실부에 모든 이들은 얌전히 앉아 있는 세릴 왕녀 옆에서 열변을 토하는 배리얄 프론 후작을 바라보고 있었다.
“드로리안 쉬폰 선왕 전하와 애드워드 바랏사 쉐퍼 선왕전하는 양국이 오래도록 협력하여 번영하길 바라며 서거하신지 3년이 되었습니다.우릴 눈에 가시로 여기는 주변 국가들은 호시탐탐 미슈미드 왕국이 가진 번영의 진리를 탐하려 했습니다 이는 명백한 전쟁 도발이며 준비된 국지전에 시발점이 저들에게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합니다!미슈미드 왕국에선 각 나라에 상단과 조합들이 부족 연합에게 피해 입는 것을 보호하고자 국가의 기밀인 안전한 동선을 대외적으로 공개함과 동시에 일부 지역이 표시된 지도까지 공개 하였습니다!하지만 엘프의 숲 그리고 라이칸 부족의 협곡 마지막으로 무지개의 계곡은 분명 금지 구역임을 명시했음에도 계속해서 인간들을 보내 피해를 발생 시킨 것은 자국의 국민을 단속하지 않은 로랜디아 왕국과 세피아 왕국에게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이는 정의의 명분이 우리에게 있음을 시사하는 바이기도 하며 예나 지금이나 로도스 왕국과 세스피오르 왕국 그리고 엘베룩 왕국과 마찰은 단 한차례도 일어난 바 없는 점을 고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배리얄 프론 후작의 말이 끝나자 곧바로 오레오 칼테 가르시아 공작이 입을 열었다.
“로랜디아 왕국측에 사절단은 전혀 다른 설명을 하였소만.. 일단 엘프의 숲을 우회하게 되면 미슈미드 왕국내에서도 가장 악명 높기로 유명한 비명의 숲을 지나야 하나,그곳은 골드 등급 용병들도 꺼려하는 곳이라 하였소.. 엘프의 숲은 성역이니 돌아서 가라?비명의 숲으로 말이오?또 한 라이칸 스노프들이 서식하는 협곡에는 드워프의 다리 하나만이 존재 할 뿐.. 다른 길로 가기위해선 거친 계곡 물살을 돌파해야 한다고 들었소.. 실제로 그곳을 건너다 피해 사례가 발생하는 일이 빈번했고,그 물살 끝에는 리자드맨들의 부락이 있어,그들이 부당 이득을 취하는 요인이 된다고 들었다오!물론 그러한 피해 사례는 우리와는 상관없지만 실제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은 로랜디아 왕국과 세피아 왕국이며 그들을 위해 좀 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미슈미드 왕국에 불찰도 있다는 것이 내 판단이오”
“하여 우리 공명정대하신 아르얀 쉬폰 아르세 전하께선 로랜디아 왕국과 세피아 왕국에서 자국으로 진입하는 상단에겐 물품 관세를 다른 왕국에서 건너오는 상단보다 절반이나 저렴하게 대우해 주었습니다,이는 그들이 용병들을 고용하는 여비와 위험수당을 고려한 배려였습니다”
“그 배려가 그다지 의미 없는 정책이였던 모양이구려...현재 결과가 그걸 말해주고 있지 않소?”
가르시아 공작이 비아냥대자 배리얄 프론 후작은 더 이상은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로랜디아 왕국과 세피아 왕국의 요구는 이것이었다.
엘프의 숲과 라이칸 부족의 협곡을 부족 연합 상단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처럼 자신들도 이용할 수 있는 권리와 미슈미드 왕국에서만 캘 수 있는 세피로스 광석의 물량을 푸는 것이었다.
양측 말을 들은 막시무스 랏테 에우르고 공작은 처음 결의와 다르게 선 듯 결정을 못내리고 있었다.
억울한 미슈미드 왕국측에 입장은 이해하나 로랜디아 왕국과 세피아 왕국의 주장도 터무니없진 않았기 때문이다.대체적으로 안전이 보장된 육로를 이용해 미슈미드로 이동하는 로도스와 세스피오르 그리고 엘베록과 입장 자체가 달랐다.
하지만 미슈미드 왕국측 역시 엘프의 숲을 이동하는 인간들로 부터 엔트와 젊은 엘프들의 납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양쪽 대립이 팽배하게 맞서고 있었던 것은 에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던 부분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 문제가 끝나려면 두 왕국중 하나가 사라져야 한다는 말도 농담처럼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거기다 세피아 왕국 역시 라이칸 스노프 협곡에서 걸어 다니는 황금이라 불리 우는 맨드레이크 채집이 막연했다.거기다 리자드맨의 부락과 가까운 무지개 계곡에서 조차 불법채집이 이루어져 왔던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져 양국의 갈등은 점차 고조되었다.
사실 미슈미드 측에선 로랜디아 왕국과 세피아 왕국에게 일방적인 무역 금지 정책을 공지했으나 받아드려지지 않고 더 극심한 마찰만 불러 일으켰다.
남 대륙의 평화를 위해 미슈미드 왕국이 사라지길 바라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 세력 층은 상인과 귀족 그리고 왕족까지 다양했다.
유일하게 칼리 제도 조항를 따르지 않고 아르세 협정을 만든 그들을 눈에 가치처럼 여기는 자들이 많았던 것이다.
더욱이 대륙에 보석이자 경국지색이라 불리우는 루리엘 바넷사 왕비를 탐하고자 했던 이들도 존재했다.이미 로도스 왕국과 로랜디아 왕국간에 은밀한 협정을 통해 미슈미드 왕국은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부터 노출된 상태였다.
거기다 오레오 칼테 가르시아 공작 역시 로랜디아 왕국의 사절단 대표와 은밀한 거래를 성사 시킨 후이기 때문에 그가 움직이는 2명의 공작으로부터 긍정적인 결과를 추이하긴 어려웠다.
“부디 위기에 처한 저희 왕국을 도와주십시오”
세릴 왕녀가 레이몬드 국왕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한쪽 무릎을 꿇었지만 그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그 반응을 본 오레오 갈테 가르시아 공작과 제임스 폰 라이언 공작은 나쁘지 않은 흐름에 슬며시 입 꼬리를 올렸다.
또 한 휴즈 미튜 로링턴 공작도 양손 가락지로 입을 가리며 두 눈을 감았다.
“(이번 일은 나로써도 어찌할 도리가 없겠군.....)”
막시무스 랏테 에우르고 공작이 아무리 막강한 힘을 행사 할 수 있다 해도 그가 가진 권한에 한계는 있었다.더욱이 형을 난처하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니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협소한 수준에 불과했다.
혹 전쟁에 패하게 되면 망명를 받아주는 수준에 약조를 제시하려 할 때였다.
갑자기 엄청난 진동이 왕도 벨리타 전체를 뒤덮기 시작했다.
진도 6.0에 버금가는 지진이 도시 전체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
“대지의 울림!”
대지의 신이자 풍요의 신 바라바스가 분노 했을 때 예고 없이 땅이 요동치고 갈라진다는 것이 바라바스를 모시는 신관들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엘베룩은 건국이례 벨리타에 처음 발생한 지진으로 이미 왕도 내부는 아비귀환 상태에 빠져 있었다.
“꺄아아아---!!”
“바라바스께서 진노 하셨다!!”
벨릭성과 벨리타로 이어지는 믿음의 다리는 힘 없이 무너지며 그곳을 건너던 귀족과 기사들은 모두 낙사하게 되었다.
왕도 벨리타에 지하 수로를 뚫고 우뚝 솟아 오른 우라보스의 4개 거대한 탑이 동서남북 대칭을 이루며 모습을 나타냈다.
그 탑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의아함을 내비치며 서서히 탑 주위로 모여 들고 있었다.
웅성 웅성 웅성
도시 치안 경비대가 지면을 뚫고 하늘로 뻗어 있는 탑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붉은 모래가 섞여 만들어진 의문에 탑은 기분 나쁜 위화감을 뿜어냈다.
그때 하늘을 향해 우뚝 서 있던 탑에 철심에서 강력한 파동이 일어나 남성들의 뇌를 흔들기 시작했다.
[처녀들을 죽여라,여자들을 모두 죽여라]
뇌리에 전해진 스산한 목소리가 남자들을 향해 명령을 내리자 그들은 미친 사람마냥 괴성을 내지르며 보이는 족족 여자들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아ㅡ!!”
촤아아악!
항아리,식칼,꼬챙이,돌맹이,둔기,검 손에 잡히는 데로 집어 들고 여자들을 미친 듯이 죽이기 시작한 사람들은 피를 뒤집어 쓴 채 시체가 되어버린 여성들을 뒤로 하고 새로운 표적을 찾아 거리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도시 사방에서 여인들의 비명과 울부짖음이 끊이질 않았고 거리는 피로 얼룩져 가고 있었다.
대지에 이상 징후로 인해 연구실이 엉망이 된 이브는 포탈을 열고 밖으로 걸어 나와 우라보스의 탑을 멍하기 바라보며 그대로 멈춰섰다.
“저건....”
저게 무슨 용도에 탑인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결코 이로운 것이 아닌 것은 단번에 알아차린 이브는 달아나는 여성과 미친 듯이 달려드 남성 8명을 바라보며 주위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여성들에 시체가 싸늘하게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여자 아이나 노파 할 것 없이 오직 여성들만이 죽임을 당하고 있었다.
그때 이브의 뇌리속에 스쳐지나가는 것이 하나 있었다.
블러드 트리의 제물은 오직 여성의 피이며 수천..수만 명에 여성의 피가 모여야 비로써 열매 하나가 열리는데,이 제물의 열매는 헤데스의 축복이자 지혜의 산물이라 일크러지는 금단의 지식이다.
누군가 수만에 가까운 영혼을 희생 시키려 하는 광기를 알아차린 이브는 창백해진 얼굴로 발걸음을 돌렸다.
“(어서 달아나야....)”
이브가 서둘러 포탈로 달아나려는 순간 그녀의 앞을 가로 막은 이가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케로베로스 용병단의 사신 벨터 아스테 였고 붉은 피를 뒤집어 쓴 채 광기 들린 미소를 내짓고 있었다.
“찾았다~ 흐흐흐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