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옛날에 만들었던 것들 사진만 올리는 것 같은데...이번에 올리는 물건도 몇년 전에 만든 물건입니다. 지금까지 만든 모형들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물건입니다. 일단 제 오리지널 디자인이라는 점 때문에...
어느날 문득 "전투 코끼리 같은 식으로 공룡을 꾸며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떠올라서 만들게 된 물건입니다. 대형 초식공룡과 육식공룡 중에 잠시 고민하다가 육식공룡 쪽이 더 싸움꾼 같아보일 것 같아서 이쪽으로 골랐습니다.
기본 베이스는 타미야의 1/35 티라노 사우르스입니다. 거기에다 조이드 제네시스의 바이오 T-렉스 부품을 갑옷처럼 씌워줬습니다.(결국 바이오 T-렉스 골격이 그대로 남아버렸습니다...)
타미야의 티라노 사우르스 모형은 품질은 기가막힌데 얼굴이 너무 순하게 생긴게 유일한 불만이었습니다.(고고학적 연구에 의하면 조금 순하게 생긴 게 맞고, 쥬라기 공원 같은 데에 나오는 티라노사우르스가 너무 험악하게 과장한 거라고 하네요.) 그런데 저렇게 투구를 씌워놓으니 사납게 보여서 마음에 드네요.
곤돌라에는 원래는 그냥 사람을 태우려고 했다가...기왕 환타지 만드는 거, 막 나가보자는 생각으로 공룡인간을 만들었습니다.
머리와 다리는 타미야 1/35 벨로시랩터 세트를 사용했고 몸통은 이탈레리 54mm 히스토릭 피겨의 골족 전사와 사라센 기병을 사용했습니다.
전투 코끼리에는 3명이 타지만, 얘는 인도 코끼리보다 덩치가 크니 5명을 태웠습니다. 궁병 2명, 창병 2명, 조종수(?) 1명입니다.
여기까지 온 거, 사우르시안 제국이라고 나름 나라 이름도 붙여줬습니다. 대략 두 가지 설정을 생각했는데...
1. 티라노사우르스의 원래 서식지는 아메리카.
마야, 잉카를 줘패며 아메리카 대륙에서 일진 노릇하던 놈들인데, 16세기 초에 스페인군에게 개발살.
2. 환타지에 원 서식지 따질 필요 있나?
날씨 따뜻한 아프리카의 패왕이었는데, 정복 방향을 잘못 잡아서 1세기 중반에 엄하게 이집트를 건드림. 로마제국에게 개관광.
어느 게 재미있어 보이나요?
곤돌라는 프라판으로 형태를 잡은 뒤 얇은 나무판을 잘라서 덧댔습니다.
곤돌라와 공룡 몸 사이의 쿠션은 에폭시퍼티로 빚은 뒤 붕대를 눌러서 천 질감을 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곤돌라 주위에 기다란 천을 두르고 이런 저런 문양을 그려넣고 싶었지만 실력 관계로 포기하고...그냥 "싸움질밖에 모르는 무식한 놈들이라 그런 예술 감각 없음."이라는 설정으로 때웠습니다.
전투 코끼리와 마찬가지로 이것도 조련사는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밖에 노출됩니다. 궁리를 해봤는데, 곤돌라 안에 숨어서 조종을 할 방법이 없더군요.
조련사는 원래 목덜미 위의 녹색 천에 앉아서 조종하는데, 급히 방향을 선회시키느라 몸을 벌떡 일으켰다는 상황설정입니다. 한쪽 팔은 굽혀서 몸쪽에 바짝 붙이고 다른쪽 팔은 최대한 뻗은 자세로 만들어서 한쪽으로 도는 중이라는 걸 표현해봤습니다.
원래 덩치 큰 동물을 다룰 때에는 재갈을 물리는 게 보통인데, 티라노 사우르스는 입을 막아버리면 전투력이 상실되므로 재갈 대신 코뚜레로 조종한다는 설정입니다. 그런데 기껏 만들어놓은 코뚜레가 투구에 가려서 전혀 안 보이네요.
이걸 만들고 나니 또 욕심이 생겨서...시리즈를 늘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위의 티라노 사우르스가 전투 코끼리에 해당된다면 이 유타 랩터는 기병대에 해당됩니다. 저는 각각 중용기병(Heavy dragoon)과 경용기병(Light dragoon)이라고 이름붙였습니다.
티라노 사우르스는 원래 속력이 빠른 놈이 아니고(최대 시속 30km가 안된다고...), 갑옷에 곤돌라까지 짊어지면 속도가 더 떨어질 테니, 기동전의 주력은 이 유타 랩터가 될 겁니다. 티라노 사우르스는 보병 지원용이고...
인형은 위와 마찬가지로 타미야 랩터와 이탈레리 사라센 기병의 조합입니다. 덩치 큰 랩터는 레벨사의 쥬라기공원 시리즈 1/25 벨로시랩터인데...원래 영화에서 벨로시랩터의 덩치가 엄청나게 과장된 데에다 스케일도 1/25로 크다보니 1/35로 환산하면 거의 유타 랩터만한 크기가 됐습니다. 그래서 그냥 유타 랩터로 결정.
키트의 품질은...타미야 공룡 만들고 나서 이거 만들면 욕 밖에 안 나옵니다.
타미야 육식공룡들보다 인상이 더럽다는 게 유일한 장점입니다.
얘도 입이 무기라 재갈 대신 코뚜레를 달았습니다. 그 외의 마구는...완전히 엉터리입니다. 나중에 말 모형을 만들면서 마구에 대해 조사할 일이 있었는데, 자료를 모으고 나서 이걸 보니 한숨 밖에 안 나오더군요.(공부 좀 하고 만들 걸...)
이걸 만들고 나서 남은 인형과 남은 벨로시랩터를 모아서 또 하나를 더 만들었습니다.
원래는 그냥 알보병을 만들려고 했는데...남은 몸통이 하필이면 제일 그럴듯한 갑옷에 망토까지 두른 녀석이라 지휘관으로 만들었습니다. 덤으로 애완동물도 하나 추가.
타리노 사우르스가 코끼리, 유타 랩터가 말에 해당된다면 이 벨로시랩터는 사냥개쯤 되겠지요.
이걸 보면 쥬라기 공원의 벨로시랩터가 얼마나 과장된건지 알 수 있습니다.(사실 밸로시랩터가 무리사냥을 하는 이유도 혼자서는 먹이를 잡을 수가 없어서...)
어쨌거나 전투 중에 이런게 물고 늘어지면 꽤 피곤하겠지요.
"This is SAURUSIA!"
같이 모여서 한 컷 찰칵. 원래는 디오라마를 만들 생각이었는데, 도저히 감당이 안 돼서 그냥 단품 세 개로 만들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비슷한 시리즈를 계속 만들고 싶은데(켄타우르스 로마 기병이라던가, 스팀펑크 십자군이라던가), 요즘은 몇년째 모형을 설명서 그대로 만드는 것만으로도 헥헥거리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정말 쥬라기원시전 2가 생각나네요^^ 아이디어도 굿이고 퀄리티도 훌륭해요! 제품으로 나오면 필히 구매할 정도로 멋집니다!
저는 쥬라기원시전2가 생각났어요 [쥬라기시대에 인간형공룡,요정,악마,원시인들이 전쟁하는 게임]
헐...양상생산해서 돈주고 팔아야할 퀄리티... 무한 상상력의 원동이 되는 훌륭한 모형이네요 추천을 한번밖에 못주는게 아쉽습니다 ㅠ
워해머 판타지의 공룡세력이 있는데 그거랑 비슷하군요. ^^ 암튼 멋집니다.
저는 쥬라기원시전2가 생각났어요 [쥬라기시대에 인간형공룡,요정,악마,원시인들이 전쟁하는 게임]
저 티라노 쥬라기원시전2 아서 형님 생각났어요
정말 잘만드셨네요.
멍~~하니 주루룩 내려봤네요~ 정말 센스며 도색실력이며 장난이 아닙니다~~
정말 쥬라기원시전 2가 생각나네요^^ 아이디어도 굿이고 퀄리티도 훌륭해요! 제품으로 나오면 필히 구매할 정도로 멋집니다!
멋지네요~! 어렸을때 이거랑 비슷한 애니메이션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미국에서 봤던거 같기도 하고... 암튼 적들은 난폭한 공룡들 유인해서 머리에 세뇌장치 씌우고 무장 달아서 조종했었고, 아군은 온순한 공룡애들 잘 길들여서 싸웠던거 같네요. 장난감도 나오고 꽤 재밌었는데^^
제목만 보고 쥬라기월드컵 생각했는데 진지하게 멋진 작품이네요.
티라노는 원래 저렇게 나온 상품이라고 해도 믿겠네요. 하나같이 다 멋집니다. 구경 잘 했습니다.
엄마가 애 등에 업고 장보러 다녀오는데 아이들은 집에 도착하는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장난감 칼을 꺼내서 휘두르기 시작했다... 라는 제목은 어떨까요
이건 말 그대로 예술작품이네요. 대단합니다.
오른쪽에서 왔어요.... 타이탄폴 콜렉터즈 에디션 보다 이거 보는데..................................
개인적으로 공룡이나 새의 머리를 한 종족이 거대한 기룡들을 타고 적들을 물리치는 세계관을 간직하고 있는 저로서 이 것을 보는 순간 전율했습니다! 직접 만드신거라 하셔서 더더욱 존경심이 우러납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런 식으로 그림을 표현하고 있는데요. 많은 교류를 나누고 싶사옵니다! 개인적으로 시간과 예산만 확보되면 저런거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ㅠㅠ 제 그림은 이렇습니다... http://aquasaur11.egloos.com/5793635 앞으로도 즐겁게 지내고 싶습니다!
체인지 겟타 3! 대설산 떨구기!!
이야... 참.. 루리웹은 넓고 고수는 많구나....
공룡이 공룡을 타고, 공룡이 공룡을 키우고....?!
헐...양상생산해서 돈주고 팔아야할 퀄리티... 무한 상상력의 원동이 되는 훌륭한 모형이네요 추천을 한번밖에 못주는게 아쉽습니다 ㅠ
근데 이제 학설의 대세가 깃털이라고 하던데....깃털은 안 다실 건가요??
차 팔고 공룡타고 다니고 싶어지네요...기름 안넣어도 될텐데...
공룡이 공룡을 탄다!
도식락을 등에 싣고 다니네여...
쥬라기원시전 생각나네요...
컨셉좋다 멋있어요
쥬라기 원시전의 추억이 새록새록...
잘못해서 티라노 찌르면 족 되지 말입니다
와 리플 달려고 로긴합니다. 추천!
짱이네요~ +______+ b
저 공룡을 보니 갑자기 오그리마 공성전의 토크가 생각나네용
쥬라기원시전2라는 게임에 보면 티라노족에 티라노스와 트윈 벨로시스라는게 나옵니다. 그거랑 비슷하게 생겼군요
정말 멋지십니다
..그냥 보고 가다가 너무 잘 만드셔셔 그리고 설정도 하나 더 붙일(?)려고 댓글을 남겼습니다.^_^;; 여기까지 온 거, 사우르시안 제국이라고 나름 나라 이름도 붙여줬습니다. 대략 두 가지 설정을 생각했는데... 1. 티라노사우르스의 원래 서식지는 아메리카. 마야, 잉카를 줘패며 아메리카 대륙에서 일진 노릇하던 놈들인데, 16세기 초에 스페인군에게 개발살. 2. 환타지에 원 서식지 따질 필요 있나? 날씨 따뜻한 아프리카의 패왕이었는데, 정복 방향을 잘못 잡아서 1세기 중반에 엄하게 이집트를 건드림. 로마제국에게 개관광. ...여기까지는 글쓴님의 설정이었고...제 생각엔 3. 어자피 환타지이니 뭐든 다 집어넣자. ->사우르스 제국은 로마제국을 침략하였으나 여의치 않았다. 그러다 눈을 돌린게 바빌로니아 왕국(...)...바빌로니아 왕국을 침략을 하였으나..하필 영웅왕 길가메쉬(...)가 다스리던 때여서 그의 에아검(...)에 의해 시공간틈으로 사라져버렸다.(...) ...어자피 저만의 망상이니 그냥 웃고 넘어가 주세요..ㅠ.ㅠ(애초에 로마제국과 길가메쉬의 바빌로니아 왕국하고 같은 시대라는 거 자체가 모순이지만요...'ㅅ';;)
그냥 사람을 태우려고 했다가...기왕 환타지 만드는 거, 막 나가보자는 생각으로 공룡인간을 만들었습니다. ???!!!! 여자친구좀 만들어주세요.
잘봤습니다
축구하는 장면이였으면 더 좋았을텐데... 쥐라기 월드컵
몇년전에 본기억이 있는데. 새로운 느낌이에요.
늘 저보다 두세발 앞서 가시는 범철옹^^ 추천 깊쑤키 한방 때리고 갑니다^^
확실한 고증을 위해서 티라노에 닭털을 추가...는 개드립
옛날 국내산중 공룡 나오던 RTS가 생각 난당...
없으면 만드는 루리웹.
개 쩐다 감동받음
피에 굶주린 토크
예술작품 추천!
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