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에는 숫자와 수식이 몇 차례 등장하는데,
이 부분을 옮기는 일이 뜻밖에 까다로웠다.
숫자는 번역도 필요 없으니 그대로 옮겨 적기만 하면 되지 않겠냐 싶겠지만,
전 세계 과학계가 미터법을 표준으로 쓰는 시대에
독특한 계량단위인 야드파운드법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의 인치, 피트, 마일, 파운드, 파인트 등을
미터, 리터, 그램으로 바꾸고, 이를 검산하는 과정을 여러 번 거쳐야 했다.
이런 미국의 고집은 1999년 화성기후탐사선(MCO)을
폭발시키는 참사를 일으키기도 했다.
미터법단위로 계산한 값을 탐사선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사에서
야드파운드법 단위로 입력해서 오차를 일으키는 바람에
궤도의 계산이 잘못되어 발생한 어이없는 사고였다.
이 사건으로 미화로 1억 2,500만 달러, 한화로 약 1,500억 원에 달하는
탐사선을 잃은 나사는 국제적으로 웃음거리가 됐다.
그 후 나사는 모든 단위에서 미터법을 지키기로 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발간된 SF들과 아직도 미국 독자들에게 익숙한 단위를
고집하는 많은 책이 여전히 야드파운드법에 따라 기술되어 있어서
당분간 번역자들의 이런 고생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 최세진, 『우주복 있음, 출장가능』 해설에서 -
아... 어쩐지 소설에서 계속 단위랑
숫자들이 나와도 술술 읽히길래
전혀 의식을 못했는데 저런 노고가...
반대로 판타지 장르에서 미터법 나와도 뭔가 묘하긴 하더라.
반대로 판타지 장르에서 미터법 나와도 뭔가 묘하긴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