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야, 이제 새해가 밝아 을사년이 되었구나."
"예. 그렇습니다. 스승님."
"근자에 제자가 바빠 신년 인사가 늦었군요."
"불초한 제자가 늦게나마 큰 절을 올려 스승님의 새해 복과 만수무강을 기원드립니다."
"후훗...이 란매 또한 조랑께 큰 절을 올려 낭군님의 복과 안녕을 기원드리겠습니다."
당신과 당신의 스승이자 아내인 하후란은 서로에게 맞절을 올립니다. 이는 부부의 예의면서 서로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둘은 숫기없는 소년, 소녀와 같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는 이내 부끄러운듯이 미소를 짓습니다.
이는 모두 당신과 당신의 스승의 덕입니다.
당신은 하후 아가씨의 상처로 가득했던 어린시절을 보듬어 치유하였고, 동시에 당신의 스승은 외로움으로 가득찬 당신의 삶에 영원의 동반자가 되어주었소.
상처가 큰 둘은 서로를 보듬어주며 선을 맞잡고 같이 나아가니 가히 천생연분입니다.
"스승님, 이 제자가 스승님께서 좋아하시는 훠궈를 준비하겠습니다."
"오늘은 같이 준비하자꾸나."
"아내로써 낭군님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네!! 함께 하시죠!!!"
둘은 같이 부엌에서 조리를 시작합니다. 당신이 쌀을 씻는 동안, 당신의 아내는 불을 지피며, 당신이 재료의 손질을 하는 동안, 당신의 아내는 물을 끓입니다.
둘은 둘이서 한몸과 같이 움직이며 같이 차린 저녁을 약주와 함께 즐깁니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입에 술을 대는지라 생각보다 취기가 금새 오르는구나."
"이부자리를 준비할까요?"
"...그러자꾸나."
"침소에서 집에 들어온 푸른 뱀을 잡아야겠구나"
"네? 뱀이라뇨?!"
"을사년이니 푸른 뱀의 해가 아니겠더냐?"
"조랑께서 푸른 도포를 입으시고, 가랑이에는 굵른 구렁이를 감추고 계시니, 이는 푸른 뱀 아니겠습니까?"
"스...스승님?! 취하셨습니까?!"
"난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정신이 또렷해진다."
"....그저 아내로써 바쁘신 지아비를 위해 봉사하고자 할 뿐입니다♡"
"......"
"...으흐흫. 사실 이 제자도 한동안 바빠 스승님과 함께 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침소로 가시지요. 이 란매가 조랑을 위해 다리를 주무르고, 등을 두드리겠습니다♡"
"...이 제자가 오늘 감히 스승님을 재우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나와야지♡"
설산파 당문 지부 저택에 이틀간 나무가 격렬하기 삐걱대는 소리와 음란한 신음소리만이 가득차오릅니다.
이는 오로지 당신의 탓입니다.
당신의 아내는 당신의 음란한 내음에 완전히 중독되었소. 이제 당신의 스승은 당신이 씻고 오는 것조차 기다리지 못합니다.
당신의 스승이자 아내인 하후란과 당신은 원왕과도 같이 금슬 좋은 부부입니다.
------
뭔가 오랜만에 괴뮨서 쓸려니 안써지네
지난주에 감기몸살 심하게 왔었는데 열나면서 뇌세포가 좀 망가졌나
괴문서가 아니군, 평범한 설산의 일상이야
그래서 한동안 안보였었구나 고생이 많으셨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