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각과 등애다.
일단 두 사람은 능력 면에선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제갈각의 오나라 버전 남만 정벌 성공, 등애의 촉 정벌 성공)
승승장구를 반복했으며,
윗사람(손권, 사마사)에게 발탁되어 총애를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소름끼치게 그 추락 과정도 비슷한데 그들의 추락 과정을 살펴보자.
1. 오만함
오만해서 적이 많았다.
제갈각은 말할 필요도 없이, 평소부터 까마득한 선배인 장소를
곯려주기를 재미로 했을 정도고 아버지인 제갈근이
"이 놈이 우리 가문을 멸문시킬 것이다."라는 악평을 하게 만든다.
등애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는지 촉을 정복하고
"나 아니었으면 너희들은 모두 죽었다, 강유는 영웅인데 내가 더 대단해서 졌을 뿐."
등등의 자뻑 멘트를 날렸다.
물론 승리한 후 자뻑성 멘트인데 들은 사람들이 모조리 비웃었다는 걸 보면...
이러한 이들의 성품은 결국 죽음을 부른다.
2. 아군에게 주살당하다.
먼저 제갈각은 합비전투에서 처절한 대패를 겪는다.
거의 그의 인생에서 처음 겪는 실패.
오의 침공을 여러번 겪었던 합비는 20만 대군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버텨내었으며, 강을 건너 먼 곳까지 행군한 오나라 병사들은
전염병이 돌아 대부분 전투력을 상실했다.
이전 오나라 지휘관들이 전염병이 돌자마자 철수해 피해를 최소화한 것에 비해
무리하게 전투를 강행한 제갈각군의 비전투손실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났고,
제갈각은 패배 이후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폭정을 이어가려다가
귀신(...)까지 보며 맛이 간 상태로 손준에게 주살당한다.
아마 저 상황에서 이미 정신적으로 상당히 맛이 가있었을 가능성이 높은듯하다.
등애의 최후를 이야기하자면 거의 한신급 막장 처세술을 보여준다.
촉한을 멸망시키고 간에 바람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오도 멸망시킬 수 있음 ㅎㅎ
이러면 됨 ㅋㅋㅋ 하고 건방지게 상소 올렸다가 까인다.
그러자 "급하면 내 맘대로 할 수 있음 ㅋㅋㅋ"
같은 개소릴한다. 아니 군통수권자가 시키지도 않은 전쟁을 일으키겠다고?
이러한 막장 처세술이 시너지를 일으켜 사마사의 의심을 샀고
등애는 탄핵당해 조정으로 압송된다.
그러나 여기서 덕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도 살 수 있었을 것을
자신이 한 짓이 나비 효과로 돌아오는데...
강유관에서 부하 전속을 참수하려다가 말려서 칼을 거둔 일이 있었는데
이 일로 엄청난 원한을 산 모양.
결국은 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등애 가족들이 모조리 처형당하거나 유배를 당하는데,
사마사 입장에서 이미 등애는 쓰임새가 다한 사냥개였던 것이다.
3. 총평
삼국지에서 분수를 모르고 공에 취한 이들의 말로는 모두 끔찍한 편이었다.
공을 세웠을 때 공을 더 세우겠다고 나대면 백이면 백 처단당한다.
군공을 세운 위대한 장군은 군주 입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정적일 뿐.
유능한데 왜 제거하냐고? 제거 안 하면...
1줄 요약 : 처세술의 달인 가후 선생님의 1타 강사 강의가 시급했던 두 사람.
등애는 딱 전형적인 흙수저 개천용이 자기능력 때문에 기고만장해져서 다른 사람들 시기 질투 받아서 망하는 공식 그대로더라
그냥 종회가 미쳐서 죽인게 아니었구나..
제갈근아님/
근 생각하면서 탄으로 적음.
확실히 임팩트는 제갈탄이 위긴 하지..
촉멸망 최대의 수혜자: 저 사건들을 구경하던 두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