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다. 모든 것이 어두운 밤이었다. 읽고 있던 책을 덮어 창밖을 쳐다봤다. 창밖은 어두웠다. 가끔 가스등이 주변을 밝혔다. 침대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았다. 쉽게 오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를 걸었다. 조용했다. 너무나 조용했다. 어두운 복도를 걸어갔다. 반대쪽에 누군가 걸어왔다. 빌헬름이었다. 빌헬름은 잠을 설친 모양이었다.
“크리스티나였네. 잘 시각 아니야?”
“아직은, 아직은 아닙니다.”
빌헬름은 날 보며 웃었다. 날 한번 훑었다. 흰색의 드레스와 등에 메고 있는 검, 수수한 옷이지만 전투를 하는데 부족함이 있는 옷은 아니었다.
“그 옷. 갈아입는 거 어때?”
“자기 전에 갈아입어야죠.”
빌헬름은 웃으며 쳐다봤다. 이번에는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댔다. 그는 내 눈을 쳐다봤다. 부담스러웠다. 시선을 피했다. 빌헬름을 귀엽다는 듯 쳐다봤다. 늘 있는 호위 놀리기가 시작됬다.
“오늘 악몽 꿀 것 같은데 같이 자줄 수 있어?”
“그 나이 먹고 혼자 주무실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도 크리스하고 같이 자는게 좋은걸?”
“저 대신 다른 귀족 따님을 만나셔서 그러시지 그럽니까?”
“크리스는 언제나 짗궂어.”
좀 가볍게 쓰고 싶어서 가볍게 적는데 이 정도면 많이 가볍나?
몸무게가 아니였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