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검술을 열심히 연마했지만 주위에 알미라지나 슬라임 밖에 없어서 조금 한량처럼 지내고 있던 여전사는 루이다의 주점에서 한 공고를 발견한다.
"뭐어?! 전 용사 오르테가 님의 딸이 새로운 용사가 되었다고?! 젠장 난 백조로 지내는데 누군 유명인 자식이라고 바로 용사로 뽑히는 거냐고...."(궁시렁궁시렁)
그리고 몇 시간 뒤, 루이다 씨로부터 용사의 동료로 뽑혔다고 호출 받은 여전사.
"뭐? 강직한 성품에 검술이 뛰어난 여전사가 필요하다고?! 어린 시절부터 수련만 해서 남자가 서툴러? 빨리 갑옷을 챙겨오라고요? 용사님이 오후에 떠나시기로 했다구요? 아, 알았어요!"
하지만 집에 갔더니 과거에 입었던 갑옷이었던 것은 이미 녹 슨 쇳덩이가 되었기에 무기점에 그 쇳덩이를 팔아넘기고 새 갑옷을 사려 했던 여전사.
"어서 옵쇼~ 응?! 검술집 아씨 아녀? 뭔 일이래?"
"아저씨! 이거 팔면 얼마야? 갑옷을 새로 사야 되! 모험 떠나야 해서! 나 지금 너무 급해!"
"(안경을 쓰고) 어디 보자~ 에이, 이거 본체 쪽이 완전 썩어서 못쓰겠는데? 쓸만한 부분이 어깨하고 가슴쪽 판떼기 일부 밖에 안 되는 구만. 아무리 잘 쳐줘도 이거 밖에 못 줘."
그러나 갑옷이었던 쇳덩이는 굉장히 헐값에 팔렸고, 갑옷을 살 수 있는 금액을 받지 못한다.
그러자 가게 주인에게 용사의 동료가 되었단 증서를 내밀며 억지를 부리는 여전사.
"아이 씨 진짜 말귀를 못 알아먹네! 나 갑옷 사야된다고 아저씨! 이! 내가! 용사님의 동료라고!"
"뭐? 댁이 용사의 동료? 어딜 뻥을.... 아니 그 증서는? 이 증서에 찍힌 옥쇄 자국은 진짜냐? 흠... 그럼 아씨, 잠시 기다릴 수 있어? 2시간이면 되."
"고, 고마워 아저씨!"
2시간 뒤, 멋진 디자인이지만 머리 장식이 불에 잘 탈 거 같다며 환불 당한 투구와, 여전사의 갑옷 일부를 재단해서 거의 수영복이나 다름 없는 꼴로 만들어온 무기점 아저씨.
"자, 쓸 수 있는 부분만이라도 어떻게든 만들어 왔다네. 그리고 투구도 서비스하지."
그리고 그걸 보고 경악한 여전사.
"아니, 그게 뭐야 아저씨! 그런 걸 입고 어떻게 싸우란 거야!"
여전사의 질책을 들은 무기점주는 깜빡했다는 듯이 방인 타이츠를 건낸다.
"어이쿠, 내 정신 좀 보게. 이 마법 타이츠까지 합쳐준다는 걸 깜빡했군. 빨리 탈의실로 가서 갈아입고 용사님을 도우러 가게나"
대충 갈아입고 온 여전사.
하지만 어째 타이츠의 색깔은 여전사의 피부색과 매우 유사했고, 장갑이 위쪽 밖에 없었던 지라 창녀 같은 꼴이 되어있었다.
부끄러운 꼴이 된 것에 분노한 여전사.
"....가게 아저씨....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거야? 아니면 죽고 싶다는 사인이야?"
"아니, 그게 말이지... 여성용은 재고가 그거 밖에 안 남아서 어쩔 수 없어...."
"아저씨이!"
"으음.... 아, 알았어, 알았어. 댁도 일단 돈을 더 챙겨오긴 한 거지? 그거 받고 고간 방어구도 하나 주지."
그 말에 돈주머니를 열어본 여전사. 하지만 주머니 안에 금화는 달랑 1개.
금화 한 개 받고 식은땀을 흘리는 점주.
"음.... 아씨.... 전재산이 진짜 이것 밖에 없어?"
"아저씨...? 그거로 살 수 있는 걸 가져오지 않으면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 알겠네 알았어! 좀 기다리게. 가격에 맞는 재고품을 하나 가져오지. 10분 정도 기다리게나."
"에이 씨이..... 빨리 해! 5분 뒤에 나가야 된다고!"
이후 고간 방어구 하나를 가져온 가게 주인. 아까보단 전사 같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수영복이나 다름 없는 모습.
하지만, 약속 시간까지 5분도 남지 않았기에 고간 방어구를 장비하고 바로 루이다의 술집으로 달려가는 여전사.
그 모습을 본 용사.
"에엑?! 당신이 루이다 언니가 소개해준 전사 언니?! 그 머...아니, 갑옷은 괜찮은 거에요?"
"나도 이렇게 입고 싶진 않았다고 젠장. 돈이 없었단 말야."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음... 괜찮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