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무쌍7의 발매를 앞두고 6편의 트릴로지에 대한 개인적 감상을 적습니다.
오리지날
대부분 인정하시듯이 스토리 모드가 연의를 잘 재현하면서 드라마틱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전작들은 초중반을 넘어가면 결국 IF시나리오로 빠져버리고 말았는데, 이번작은 철저하게 연의의 테이스트를 구현.
죽을 사람은 죽고 망할 나라는 망하고 질 전투는 집니다.
세력별 흥망성쇠를 한편의 영화처럼 감상하게 만들었습니다.
훌륭합니다.
장점은 이렇고 이제 단점을 말하자면
시작은 이 저주스러운 여섯글자입니다.
클로니클 모드.
클로니클 모드는 정말 이걸 기획한 사람의 의식수준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컨셉트는 이전의 수라모드와 다르지 않습니다.
삼국 무장들을 사용한 가상의 판타지세계에서 무장 하나를 골라 전투하고 성장하고 기타등등 하는 것입니다만,
이 컨셉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이걸 구현한 기획력이 한심합니다.
동기부여도 안되고 몰입도 안되며 그냥 무기얻기 위해, 무장을 성장시키기위해 핵사 하나하나 뒤짚는 노가다 밖에 되지 않고,
무장마다 있는 열전이란 것도 본 스토리모드의 시나리오에 비하면 턱없이 대충 만든 구색맞추기라 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한마디로 조작 무장에 감정을 이입할 어떠한 요소도 제공하지 않는 생각없는 총체적 난국의 인스던트 맵 모음집인데,
이것도 프리모드가 있었다면 어느정도 단점이 보완될 여지가 있었겠지만,
프리모드가 없습니다.
오리지날의 최대 단점은 이 거 한마디로 정리가 됩니다.
어째서 클로니클 모드를 이딴식으로 만들어놓고 프리모드를 삭제했는지 기획자와 인터뷰를 꼭 해보고 싶습니다.
아마 '난 안해봐서 모르겠다'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직접 해봤다면 이게 얼마나 막되먹은 잔인한 짓인지 알았을텐데요.
맹장전
프리모드가 생기고, 오리지날의 스토리 모드에서 배제되었던 모든 무장들에게 제대로 구현된 시나리오가 하나씩 생겼습니다.
요시! 이제 됐다! 라고 기뻐하기 전에,
이런 것을 진작에 오리지날에 넣지 못했다는 것이 열받습니다. 맹장전은 본편에 플러스 업이 되어야지
프라모델 처럼 전작에 빠져있던 나사를 끼워 맞추는 형식이 되면 소비자 입장에선 곤란합니다.
적어도 4편까지의 맹장전은 본편에서 나름 다 해결하고,
맹장전에는 새로운 외전 시나리오들이나, 에디트모드, 수라, 입지모드같은 플러스 업의 신모드를 넣는 개념을 보여줬는데
이번 것은 솔직히 열받습니다.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본편에서 다루지 못한 무장들의 시나리오 모음이 맹장전의 전부인데,
이걸 레전드 모드라고 마치 새로운 컨셉트처럼 포장해서 사기를 쳤습니다.
이것도 결국 클로니클 모드와 궤를 같이 하는 있으나 마나한 말장난인데,
메뉴얼에는 무슨 군주가 되어 부관을 두고 도시를 발전시키고 어쩌고 거창하게 말하지만
도대체 기획을 어떻게 하는 건지 막상 해보면 군주가 어떻고 도시 발전이 어떻고는 그냥 야바위로 들립니다.
그냥 시나리오 모음을 반복해 뛰는 거지요. 말장난입니다.
물론 맹장전의 문제는 모두가 아시다시피 이런게 아니고.
바로 그 유명한 클로킹 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이런 겁니다.
시발 명색이 맹장전인데 고작 이런 컨텐츠로 되겠어? 게임자체를 좀 바꿔보자.
병사수를 대폭 늘려보는건 어때? 새로운 난이도도 추가하고.
병사수를 늘리고 난이도를 높였더니 이런 현상이 왔습니다.
뭔대?
병사들에게 둘러싸여서 무쌍을 썼거든요?
근데 쓰고 나자마자 느닷없이 주변에 또 병사들이 무지막지 생겨나서 무쌍쓰고 무방비 상태인 내 무장을 순살시켰어요.
만피였는데 1초도 안걸려서 죽었습니다.
막 병사들이 생겨났다가 사라졌다가 해요.
이래서는 궁극난이도를 클리어 할 수가 없어요.
그래? 그럼 고쳐야 겠군.
어떻게요?
플레이어 무장의 피를 그냥 채워주면 되잖아. 그럼 맞아도 안죽지.
그러면 재미가 있을까요?
그렇지? 그냥 채워주는 건 좀 그러니까 적을 좀 때리면 채워주는건 어때?
이런 덤앤더머 같은 주먹구구식 발상으로 클로킹을 냅두고 그대로 발매를 해버렸다고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맹장전보다는 오리지날의 전투가 더 재미있습니다.
장군위 없이 고 난이도에 들어가면 무쌍쓰고 순살당하는 굉장히 부조리한 게임오버를 겪게 됩니다.
이미 완성품 게임이라고 볼 수가 없지요.
개인적으로는 역대 최악의 맹장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본편의 빠진 나사를 끼워맞추는 정도의 볼륨.
클로킹.
이 두가지로 정리됩니다.
신캐릭터가 세명 나오는데 유일한 긍정적 요소입니다만, 이것가지고는 저 두가지가 만회 안됩니다.
관우, 장비, 조운에게 EX무기가 추가된 건 논외로 하겠습니다.
애초에 이 최주요 무장들이 중복무기를 쓰고 있었다는게 용서가 안됩니다.
엠파이어스
5편보다는 나름 신경을 좀 썼습니다.
그래도 역시 최강의 엠파를 논하자면 아직까지도 4편이고.
이번 엠파도 4편의 아성을 넘지는 못합니다.
한마디로 여전히 4편보다 시스템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4편에서 퇴보된 상태입니다.
5편이 워낙 막장이어서 그나마 좀 있어보이는 상대적 효과를 누리고 있는 정도지요.
문제는 그 역대최고라는 4편도 그리 대단하고 엄청 재미있는 컨텐츠는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서 본인은 엠파라는 게임의 컨셉트 자체에 여전히 회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게 오리지널 본편에 한가지 모드로서 들어가 있다면 여기에 뭐라 말할 건덕지도 없겠지요.
그런데 이걸 매번 따로 돈받고 팔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번에도 시스템적으로 이런저런 궁리를 한 흔적이 보이긴 합니다만,
결국 플레이를 해보면 엠파의 시스템, 룰이란 다 허울이고
결론적으로는 그냥 때리고 부수는 무쌍게임 입니다.
본편은 무장의 능력치나 여러 무기의 습득등 여러 성장의 개념이 있어서 게임에 몰입하고 지긋하게 잡고 즐길 요소가 있는데,
엠파는 매번 일회성 인스던트 플레이란 느낌이 강하고 실제로도 그런 컨셉이어서
한두번 천통하는거야 나름대로 시스템을 파악하며 즐겁게 할 수 있지만 그 이후는 급격하게 질려버립니다.
더우기 본편과 맹장전에서 질리도록 플레이한 무장과 무기들을 또 가지고 한다는 것도
그러한 요인중 하나가 되겠지요.
솔직히 엠파는 심플시리즈 더 삼국지 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
뭔가 괄목할 만한 시스템으로 정말 전략적 땅ㅁㅁ기와 무쌍을 결합한 새로운 장르로서 개척할 의지가 옛날엔 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의지, 도전정신이 완전히 결여된 무사안일주의와 상업적 횡포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식으로 계속 만들거면 앞으로는 그냥 엠파를 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본편이나 맹장전에 추가 모드로 넣던가.
솔직히 본인은 게임기가 차세대로 넘어오며 무쌍시리즈의 새로운 페러다임은 바로 엠파에 있다라고까지 생각했었습니다만,
무쌍의 게임성은 여전히 PS2시절에 머물러 있는게 현실이고, 엠파역시 마찬가지로 정체되고 도태되었습니다.
그게 슬픕니다. 엠파는 애초에 그 퀄리티가 어떻든 굉장한 도전정신과 패기가 넘치던 작품이었습니다.
엠파는 정체되어 가는 무쌍의 게임성에 대한 일종의 대안, 발전, 진화의 모색으로서 시도되었던 작품이라고 본인은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도 나름 응원하는 심정으로 매번 구입을 했었더랬습니다.
본인은 엠파에 삼국무쌍에서 진 삼국무쌍으로 넘어오던 그런 괄목할만한 발상의 전환, 새롭게 진화된 게임성,
전혀 새로운 것을 보았을때의 전율을 기대해왔었습니다만,
이제 꿈도 희망도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공감합니다. 하지만 무쌍만 10년 넘게 해왔던 유저이기에 이 7은 진삼국무쌍 자체로서도 저로서도 상당히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 같습니다.
안녕히가세요
좋은 글이네요~! 엠파이어스를 맹장전과 합쳐서 발매하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6 맹장전에서 시나리오 셀렉트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원하는 무장으로 원하는 시나리오를 할 수 있게는 되었으나... 그건 오리지널떄부터 당연히 지원했어야 마땅한 기능임 글고 7에선 제발 2회차부턴 스토리모드도 제약없이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해서 플레이할 수 있음 좋겠네
아..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6 오리지널에서 너무 실망이 커서 혹시나 혹시나 했지만, 계속 실망감만 더해가는 상황인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