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장 엔딩을 겨우 봤습니다.
거기서 크레딧을 보고 있는데 유리우스 성우 분의 코멘트를 문득 보게 되었는데..
'겨우 만났네요. 그럼 여기서 질문입니다. 유리우스(원문은 兄さん)는 과연 행복했을까요?'
이걸 보니까 뭔가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마구마구 치밀어 오르더군요.
솔직히 엑실리아2가 캐릭터들의 과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크루스니크 형제의 기구한 운명만큼은 정말 절절하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루드거도 루드거지만 유리우스도 못지 않게 불행한 남자였으니...
아무튼 저 코멘트를 보고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진지하게 생각을 해봤습니다.
과연 유리우스는 행복했을까?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비참하기 짝이 없는 말로였으나 어찌보면 유리우스에게는 그게 행복한 삶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사랑하는 동생의 미래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었고, 유리우스 본인이 자신의 과오에 대해 상당한 자괴감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서 카난의 땅으로 가는 다리가 됨으로서 그걸 어떻게든 속죄하려고 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래도 역시 유리우스의 삶은 행복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그래요.
크루스니크 형제는 크루스니크 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일생 내내 선택을 강요받고, 마지막에는 거의 반강제적으로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이르렀으니까요.
그런데도 어쩐지 유리우스나 루드거나 '너희들은 행복했냐'고 물어보면 '우리는 행복했다'고 대답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어서
가슴 한구석이 아려옵니다...모쪼록 저 세상에서라도 크루스니크 형제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수 밖에요...ㅠㅠ